막사 테크놀로지가 위성으로 촬영한 나탄즈 핵 시설 파괴 모습.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영국 BBC는 15일(현지시간) 위성 영상업체 막사 테크놀로지와 움브라 스페이스 등이 촬영한 위성 사진을 인용해 13일 이스라엘 공습으로 피해를 입은 이란 핵시설의 모습을 보도했다.

여기엔 이란 핵 개발의 핵심 거점인 나탄즈와 이스파한 핵시설이 손상된 장면이 담겼다.

우주·국제안보연구소(ISIS) 분석에 따르면 나탄즈에서는 시범 연료 농축 시설과 전기 변전소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도 13일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서 "이란이 우라늄-235를 60%까지 농축하던 시범연료농축시설(PFEP)의 지상 부분이 파괴됐다"고 밝혔다. 다만 "지하 시설에 대한 물리적 공격 증거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BBC는 이른바 '벙커버스터' 사용 가능성도 제기했다. 이스라엘은 과거 가자지구와 레바논의 지하 시설을 공격할 때도 벙커버스터를 썼다.

막사의 위성 사진에는 이스파한 핵시설의 일부 구조물이 파괴된 장면도 포함됐다. 특히 왼쪽 상단과 오른쪽 하단에서 폭격 흔적이 포착됐으며, 주변에서는 그을음 자국이 관측됐다.

앞서 IAEA는 이스파한 내 우라늄 변환시설과 연료판 제조 공장 등 주요 건물 4곳이 파괴됐다고 밝혔으며, 위성 사진 역시 최소 두 개의 구조물에 가시적인 손상이 나타났다고 BBC는 전했다.

반면 막사가 제공한 아라크 중수로와 포르도 농축시설 사진에서는 뚜렷한 피해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 앞서 이란 언론은 포르도 핵단지가 이스라엘의 표적이 됐다고 보도했지만 이스라엘군(IDF)은 이를 부인했다.

움브라 스페이스의 위성 이미지에서는 이란 북서부 타브리즈 인근의 미사일 복합 시설 여러 곳이 손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는 지리 공간 정보 전문가 크리스 빅거스의 분석을 바탕으로, 해당 피해 시설이 무기 보관 구역, 미사일 격납고, 사일로 등을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플래닛 랩스가 촬영한 저해상도 영상에서도 케르만샤 미사일 기지 주변에 광범위한 화염 흔적과 건물 피해가 확인됐고, 테헤란 인근 이슬람혁명수비대 가디르 탄도미사일 기지 내 구조물 일부도 심하게 파손된 장면이 막사 사진에 포착됐다.

또한 서아제르바이잔주 피란샤르에 위치한 혁명수비대의 레이더 기지도 상당 부분 파괴된 것으로 분석됐다.

중앙일보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