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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사흘째 공격 주고받아··· 민간인 사상자도 수백명
"테헤란 불바다", "더 가혹흔 응징" 감정 골만 깊어져
트럼프는 "이란, 美 공격하면 전례없는 보복" 으름장
"이란, NPT 탈퇴할 수도"···美와 6차 핵 협상 취소
14일(현지 시간) 이란 테헤란 북서부 샤흐란 지역의 석유 저장고가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아 화재에 휩싸여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서울경제]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습으로 촉발된 이란과의 충돌이 갈수록 격화하며 전면전 위기로 치닫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군 시설과 가스전, 석유 저장고 등 에너지 시설로 과녁을 넓혀가고 있고 보복을 천명한 이란은 이스라엘의 주거지역에까지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민간인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이스라엘이 이란 내 불만 세력을 부추겨 현 정권의 붕괴를 노리고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는 가운데 외려 강경파 득세로 이어져 이란이 핵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할 명분을 제공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공습 첫날 이란의 농축 우라늄 시설을 주로 겨냥한 이스라엘은 이틀 째인 14일(현지 시간)에는 핵심 에너지 시설로 공습 범위를 확대했다. 페르시아만에 있는 연간 생산량 2750억 ㎥의 사우스파르스 가스전, 테헤란 북서부 샤흐란 지역의 석유 저장고가 이스라엘 드론의 ‘표적 공격’을 받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스라엘 공습으로 사우스파르스 가스전의 총 4개 설비 가운데 1개가 크게 손상됐다. 이스라엘군은 이란 서부의 지대지 및 순항 미사일 저장고와 발사대가 있는 지하 시설도 공습했다.

이스라엘 본토를 향해 100기에 가까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대대적인 보복에 나섰던 이란은 예루살렘과 최대 항구도시인 북부 하이파 등 이스라엘 도시를 대상으로도 미사일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사흘째인 15일에도 양국이 공격을 주고받으며 민간인 사상자 수가 최대 수백 명으로 늘어나는 등 인명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이란의 국방부 건물도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았지만 피해는 경미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무력 충돌만큼 양국의 ‘설전’ 또한 거칠어지고 있다. 베냐민 네탸나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미사일을 계속 발사한다면 테헤란은 불에 탈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고,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시오니스트(이스라엘)가 침략을 계속한다면 더욱 가혹하고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맞받았다. 네타냐후 총리는 “사악한 정권의 탄압에 맞서야 한다”며 이란 내 반(反)정부 세력을 자극하는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이란의 민중 봉기를 부추기려는 포석이 깔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마이클 싱 워싱턴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이스라엘이 이란의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한 것에도 (민중 봉기를 유도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고 분석했다.

이스라엘의 선제 공습을 묵인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미국은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면서도 “미국이 어떤 방식·형태로 공격받는다면 전례 없는 수준으로 보복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미 CNN은 이스라엘이 미국의 ‘묵인하에’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을 앞으로 수 주 동안 이어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이란 충돌의 ‘외교적 해결’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고 밝히지만 실제로 가능할지는 미지수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상당수 외신은 이란이 코너에 몰렸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스라엘의 기습 공격으로 허를 찔려 군 수뇌부와 핵 원천 기술을 가진 과학자들을 상당수 잃었고 대대적인 반격에 나서기에는 양국의 군사력 차이가 상당한 까닭이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이란 전문가인 수전 멀로니는 “사이버 공격이나 무장 조직 배치 등의 옵션은 이란 정권을 더 큰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고 짚었다.

미국을 자극할 경우 더 큰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 역시 이란으로서는 딜레마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원유 수출을 원천 차단하는 조치를 내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봤다. 연간 530억 달러(약 72조 원)에 달하는 원유 수입이 사라진다면 막대한 경제적 손실이 불가피하다.

외신들은 이런 배경에서 이란이 오히려 핵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예상도 내놓는다. 뉴욕타임스(NYT)는 ‘핵무기 개발이 최선의 대응’이라는 인식이 이란 지도부 내에서 퍼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상황에 따라 이란이 농축 우라늄의 순도를 더욱 끌어올리고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아예 탈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발리 나스르 미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이란은 우라늄 농축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고 쉽게 항복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15일로 예정됐던 이란과 미국의 여섯 번째 핵 협상은 취소됐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이란의 핵시설이 더욱 깊은 지하로 숨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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