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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에 대한 영향력 약화 지적도
15일 이란 수도 테헤란 남부 정유시설에서 이스라엘군 공습 뒤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AFP 연합뉴스

이란은 14일(현지시각) 미국과 영국, 프랑스을 향해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보복을 방해한다면, 역내에 있는 이들 국가의 군사 기지와 선박이 공격 대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럽은 이스라엘과 이란에 확전을 자제하고 외교적으로 갈등을 풀 것을 촉구하고 있지만, 중동에 대한 영향력 약화로 중재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란 정부는 이날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공격을 격퇴하는 데 참여한 나라의 경우, 그 정부가 지역 내에 보유한 모든 기지가 이란의 표적이 될 것”이라며 “여기엔 페르시아만 국가에 있는 군사기지 및 홍해 해군 함정을 포함한다”고 밝혔다고 이란 반관영 메흐르 통신은 보도했다. 지난 13일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을 공습한 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란이 보복할 경우 이스라엘을 방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영국이 이스라엘의 작전 지원을 한 바는 없다면서도, 이스라엘은 스스로를 방어할 권리가 있고, 지금은 외교적 해결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유럽연합(EU)을 비롯해 영국, 프랑스와 독일 등은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에 대한 비판은 자제하면서도 양국의 자제와 외교를 동시에 촉구하고 있다. 이들 세 나라는 미국과 러시아, 중국과 함께 2015년 7월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행동 계획) 체결에 참여했다. 그러나 2018년 트럼프 당시 대통령은 핵 협정은 이란의 핵 개발을 막을 수 없다며 이를 탈퇴했다. 이후 현까지 영국 등 유럽은 외교적 해결을 선호하며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란 공격을 하지 못하도록 설득하려 했지만 결국 실패했다고 프랑스 르몽드는 짚었다. 13일 이스라엘의 공격 직후 영국과 프랑스, 독일 정상들은 네타냐후 총리와 통화해 우려와 동시에 이스라엘에 대한 연대를 표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이스라엘은 국가의 존재와 시민의 안전, 안보를 지킬 권리가 있다”며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는 중동에 대한 유럽 외교력의 한계도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10월 만료 예정인 이란 핵합의엔 이란이 합의 이행에 대한 진전을 보이지 않을 경우, 제재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이 포함됐다. 이에 유럽은 8월 말까지 유엔 안보리를 통해 해당 조항을 발동할 가능성을 살피고 있었는데, 그 전에 이스라엘이 군사작전을 한 것이다. 르몽드는 이 점을 들어 핵합의에 참여했던 프랑스가 독일, 영국과 협력해 추진하려던 외교 전략의 한계를 보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유럽 전문 매체인 유로뉴스도 지금의 중동 상황에서 “유럽은 배제됐다“며 각국 정부가 이란 공습에 대한 사전 통지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의 계속된 가자 지구 공격으로 영국 등 유럽 동맹이 이스라엘 장관을 제재하거나, 프랑스도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려는 모습을 보이면서, 이스라엘에 유럽이 “신뢰할 수 없는 파트너”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 정보기관 출신의 안보 전문가 클로드 모니케는 유럽의 영향력 약화엔 저하된 군사력도 있다고 봤다.

베를린/장예지 특파원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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