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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기관 모사드, 이란에 무인기 밀반입
고위급 군장성, 핵심 핵과학자 골라 살해
지난 14일(현지시각) 이란 테헤란에서 진행된 반이스라엘 시위에서 시민들이 호세인 살라미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왼쪽) 모하마드 바게리 이란군 참모총장(오른쪽)의 초상화를 들고 있다. 사진 EPA 연합뉴스

이스라엘 전투기가 이란 상공에서 핵 시설을 요란하게 타격할 때, 땅에서는 무인기와 비밀 특공대가 은밀히 이란 핵심 인사들을 제거하고 있었다.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지난 13일 최초 공격에는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의 오랜 준비가 있었단 보도가 나왔다.

워싱턴포스트와 시엔엔(CNN)의 14일(현지시각) 보도를 보면, 복수의 이스라엘 안보기관 고위 관계자들은 전날 ‘일어서는 사자’ 작전으로 사망한 이란군 장성과 핵 과학자 중 다수가 “새벽에 자신의 집에 있는 침대에서 사망했다”고 밝혔다. 모사드는 수년간의 정보 수집으로 기밀인 주요 인물의 거처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고, 동시에 공격을 감행할 준비도 갖추고 있었다는 것이다.

또한 모사드는 이란 방공망을 무력화해 이스라엘 공군기들이 이란 영공에 안전하게 진입할 수 있도록 했다. 수개월 전부터 조성한 비밀기지에서 발진한 무인기들이 작전 당일 이란 방공 미사일 포대를 공격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이스라엘 공군기 200여대가 100회 이상의 공습을 감행하면서도 피해를 보지 않았다. 이스라엘은 미 언론에 무인기가 미사일을 실은 트럭을 공격하는 영상을 공개하며 자신들의 작전 능력을 과시했다.

14일(현지시각) 이란 테헤란시의 한 건물이 이스라엘 공군의 폭격으로 무너져 있다. 사진 WANA 로이터 연합뉴스

이스라엘 고위 안보기관 관계자는 “미국과 이란이 핵 협상을 진행 중일 때도 작전은 계속됐다”면서 “모사드 요원들이 이란 내부로 대량의 특수 무기를 밀반입해 전국에 배치하고, 지정된 목표물들을 향해 발사했다”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보도했다. 무인기를 적국 내부로 몰래 들여와 동시다발로 공격하는 방식은 지난 1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상대로 한 ‘거미줄 작전’에서도 사용한 바 있다.

이스라엘은 핵심 군 고위 장성을 정확하게 골라 살해했다. 이란 정부군 최고위직인 모하메드 바게리 참모총장, 이란 군의 또다른 축인 혁명수비대 총사령관인 호세인 살라미가 한날 목숨을 잃었다.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정치·군사·핵 담당 고문으로 측근인 알리 삼카니도 숨졌다. 살해당한 이란 핵 과학자 9명도 이란 원자력기구 전 총장과 물리학자인 전 대학총장, 원자력 공학부 교수 등으로 이란 핵 과학계에서 영향력이 큰 인물들이었다. 이스라엘은 ‘일어서는 사자’ 작전으로 이란의 안보기관 관계자 20여명, 핵 과학자 9명을 제거했다고 주장했다. 홀리 다그레스 워싱턴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모사드는 벌써 몇해 전부터 이란을 놀이터 취급했다”고 말했다.

모사드는 사망한 이란 고위급 장군과 핵 과학자들을 대체할 2선 인물들에게도 ‘참수’ 작전이 계속될 것이라며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고 이스라엘 쪽은 주장했다. 이스라엘 고위 안보기관 관계자는 “누군가는 문틈 아래로 들어온 편지로, 누군가는 전화로, 누군가는 배우자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받았다”며 “‘우리는 당신이 누군지, 당신에게 닿는 길이 뭔지도 알고 있다’는 걸 명확히 알려주기 위한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에 말했다.

미국의 민간 위성업체 맥사 테크놀로지가 제공한 위성사진에서 14일(현지시각) 이란 테헤란시의 이란 혁명수비대 기지 건물이 이스라엘 공군의 폭격으로 파괴된 모습이 보인다. 사진 AFP 연합뉴스

서방의 안보 관계자들은 이스라엘의 이번 공격으로 이란의 핵무기 개발이 일시적으로 차질을 빚는 것 이상의 효과가 있었는지 평가하기 위해선 수주일이 더 필요하다고 본다.

모사드가 최근 벌인 작전으로는 지난해 9월 벌어진 ‘삐삐(무선호출기) 테러’가 있다. 당시 레바논과 시리아 지역에서 무선호출기와 무전기가 동시에 터져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지도자 등 최소 37명이 사망하고 3천여명이 다쳤다. 2022년과 2024년의 이란 혁명수비대 장교 암살, 2020년 이란 핵 과학자 암살에도 이스라엘 모사드의 정보력이 기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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