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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이란, 아직 협상 기회 있다" 발언
'위협 느낀 이란의 저자세 외교'에 베팅
이란, 핵협상 일정 취소... "역효과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생일이자 미 육군 창설 250주년인 14일 워싱턴에서 열병식을 열고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을 기습 공격한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정책에 대한 불만도 커지고 있다. '분쟁 종식'을 공약해 놓고 중동을 전쟁의 구렁텅이에 빠뜨릴 수 있는 이스라엘 작전을 묵인한 것은 이율배반적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최악의 경우 미군이 갈등에 휘말릴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무모한 도박"

이스라엘 구조대원들이 15일 이스라엘 남부 도시 바트얌 지역에서 이란 탄도미사일에 피격 된 건물 잔해를 살펴보고 있다. 바트얌=AFP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을 '핵협상 지렛대'로 여긴 것으로 보인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공습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이틀 연속 미국 NBC방송,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이란은 아직 협상할 기회가 남아 있다"는 메시지를 내고 있는 게 추정의 근거다. 이스라엘의 무력 행사와 미국의 추가 군사 지원 가능성 등으로 인해 이란이 체제 존속에 위협을 느끼면 협상에서 저자세를 취할 수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기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정황이다.

그러나 무모한 도박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치명적 공격을 받은 이란이 되레 협상 테이블을 뒤엎고 오히려 핵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탓이다. 실제 이란은 15일로 예정된 미국과의 핵협상에 취소를 통보했다. 다니엘 레비 미국·중동프로젝트 재단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공격 직전까지 이란에 협상 메시지를 냈던 점을 근거로 "이란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화 제의를 '연막 작전'으로 간주하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견제 집중' 물 건너가나

이란 테헤란에 있는 샤란 정유저장소가 15일 이스라엘 공습을 받아 불길에 휩싸여있다. 테헤란=로이터 연합뉴스


이스라엘의 공격 묵인으로 미국이 얻는 실익이 불분명하다 보니 "트럼프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꾐에 넘어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까지만 해도 '15일 미·이란 6차 핵협상 전까지는 공격 불가' 입장이었지만 9일 네타냐후 총리와 통화한 뒤 태도를 바꿨다. 핵협상 타결의 자신감이 떨어지고 있던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를 네타냐후 총리가 파고들어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바꾼 것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하다. WSJ는 "트럼프가 네타냐후의 메시지를 내면화한 듯 보인다"고 꼬집었다.

미국이 전쟁에 휘말리면서 중국 견제를 대외정책 목표 1순위로 선정했던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 전반이 뒤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은 이미 각종 구축함을 전진 배치하기 시작했고 핵추진 항공모함 파견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이 탓에 해외 분쟁 개입을 최소화하는 '미국 우선주의'를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던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세력이 반발하는 등 미국 공화당 내 분열도 커지고 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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