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지난 3일 방송 3사 출구조사 발표를 확인한 뒤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당 개표상황실에 도착해 소감을 밝히기 전 생각에 잠겨 있다. 성동훈 기자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을 제명하라는 국민 청원이 시작 11일만에 57만명을 넘겼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요청 청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동의를 받았다.

제명 청원의 기폭제는 지난달 27일 열린 대통령 선거 토론회의 발언이었다. 제21대 대선에서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로 나선 이 의원은 이날 TV 토론에서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였던 이재명 대통령 가족에 대한 검증을 명분으로 이 대통령 아들이 온라인에 썼다는 혐오 표현을 인용해 질문했다. 거센 비판이 일었고 지난 4일 국회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에 ‘이준석 의원의 의원직 제명에 관한 청원’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은 게시 하루 만인 지난 5일 심사요건(30일 이내 5만명 이상의 동의)을 충족했고 15일에는 57만명을 넘어섰다.

청원 참여자들은 이번 청원을 계기로 이 의원의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여성 혐오 외에도 세대, 성별, 장애 여부, 국적 등을 기준으로 ‘편’을 나눠 표를 얻는 정치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김선영씨(51)는 “여성가족부 폐지를 비롯해 다수의 공약과 정책이 충분한 고민 없이 나오는 것 같다”며 “그런 공약이 얼마나 많은 국민을 소외시킬지에 대한 접근은 안 보인다”고 말했다.

대학원생 송형우씨(29)는 “‘세대포위론’을 보면서 세대 간 대립을 의도적으로 고조시켜 표를 얻으려는 것 같아 불편했다”며 “정치는 국민을 포용하고 함께 타협하며 나아가야 하는 건데 이 의원의 정치는 승패에만 매몰된 게임 같다”고 말했다.

이런 과정에서 이 의원의 발언이 ‘해도 괜찮은 말’로 정당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최수진씨(58)는 “일부 사람들의 숨어있는 욕구를 끌어내면서 지지층을 확보한다”며 “공공성을 담보하는 정치인이 혐오 발언을 대신해하고 그것이 정당화되는 것이 문제”라고 봤다. 직장인 이은정씨(35)도 “특정 커뮤니티를 대변하는 스피커 역할을 하고 사회관계망 서비스(SNS)를 통해 사람들을 선동하는 것에 대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민원실 앞에서 정치하는 엄마들 주최로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대선후보의 성범죄 발언에 대한 고발장 접수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이준헌 기자


참여자들은 ‘이준석식 정치’에서 배제되는 이는 결국 약자나 소수자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취업준비생 유모씨(26)는 “동덕여대나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시위에 대해 ‘시민을 불편하게 만든다’는 식의 발언들은 결국 왜 시위가 일어났는지를 못 보게 하고 단지 ‘장애인은 민폐 끼치는 사람’이란 인식만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실제로 약자·소수자들은 이 의원의 정치 행보가 위협이 된다고 느끼기도 했다. 장애인 A씨(25)는 “공정을 언급하며 소수자를 탄압하려는 의지를 보일 때 당사자로서는 굉장히 위협적으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성소수자 한모씨(26)는 “다른 약자, 소수자에 대한 혐오는 결국 퀴어 혐오로도 연결될 수 있기에 그의 정치를 보는 것이 언제나 불편하다”고 말했다.

정영섭 이주노조 활동가는 “중국인 혐오 정서 선동이나 이주민 건강보험 왜곡 공약 등 이주민들에 대한 ‘갈라치기’ 정치는 이들에 대한 실질적인 위협과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민문정 한국여성연합단체 상임대표는 “국회의원은 헌법적 가치를 수호하고 실현할 책무가 있는 사람이지만 이 의원의 행보에선 모두의 시민권 보장을 위한 입법기구의 역할이 빠져있다”며 “약자나 소수자에 대해 ‘퇴출해야 하는 존재’나 ‘조롱해도 되는 존재’로 만드는 역할을 했을 뿐”이라고 했다. 이어 “많은 사람이 청원에 참여한 것은 이 의원의 정치가 해롭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국민동의 청원은 30일 이내에 5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으면 소관 상임위원회에 자동 회부돼 심사 절차에 들어간다. 국회의원 제명은 국회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이준석 “내 발언 어디에 혐오 있나, 날 집단 린치”…‘검증’ 포장해 2차 가해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TV토론 성폭력 발언 파문과 관련해 29일 “다시 김혜경, 이동호라는 이름으로 국민을 혼란에 빠뜨릴 수는 없다”며 “제가 한 질문 어디에 혐오가 있냐”고 주장했다. 자신의 성폭력 발언 재현을 대통령 후보 가족 검증으로 포장해 재생산하고 2차 가해를 이어갔다. 이준석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발언이 “단계...https://www.khan.co.kr/article/202505291051001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2555 이란 국방부도 공격 표적…이스라엘 주택가서 인명피해 속출 new 랭크뉴스 2025.06.15
52554 이란 폭격이 핵 협상 지렛대? 트럼프 묵인, '역효과 우려' new 랭크뉴스 2025.06.15
52553 네타냐후 "민간인 계획적 살해한 이란에 무거운 대가"(종합) new 랭크뉴스 2025.06.15
52552 쪼개진 미국‥'생일잔치' 열병식 vs 최대 규모 시위 new 랭크뉴스 2025.06.15
52551 SKT, 16일부터 이심(eSIM)부터 신규 가입 재개 new 랭크뉴스 2025.06.15
52550 법원 “급성심장병 탓 운전사고 나도 출퇴근 재해”…폭넓게 산재 인정 new 랭크뉴스 2025.06.15
52549 네타냐후 “민간인 계획적 살해한 이란에 무거운 대가” new 랭크뉴스 2025.06.15
52548 마크롱, 미묘한 이스라엘 편들기…이란 공습에 "원하는 방향 효과" new 랭크뉴스 2025.06.15
52547 피스메이커 자처한 트럼프, 우크라·가자·이란 파국에 역풍맞나 new 랭크뉴스 2025.06.15
52546 장남 결혼식서 눈물 보인 이 대통령… 소년공 친구들 초청 new 랭크뉴스 2025.06.15
52545 취임 12일만 G7서 외교무대 데뷔…“미·일과 양자회담 조율” new 랭크뉴스 2025.06.15
52544 정청래, 민주 당대표 선거 출마 “이 대통령과 한몸처럼” new 랭크뉴스 2025.06.15
52543 정청래, 당대표 출마 선언하며 "李대통령과 한 몸 되겠다"…박찬대와 '찐명' 격돌하나 new 랭크뉴스 2025.06.15
52542 대한민국 100조짜리 AI전략, 77년생 네이버 출신 연구원이 짠다 new 랭크뉴스 2025.06.15
52541 이 대통령 아들 결혼식서 덕담 건네다 ‘울컥’…시계공장 동료들도 초청 new 랭크뉴스 2025.06.15
52540 2년 전 대북전단금지법 위헌 이유는... '과잉 처벌'이 문제, 행정력 활용 권고 new 랭크뉴스 2025.06.15
52539 이스라엘, “이란 공습 지속되냐” 질문에 ‘답변 거부’ new 랭크뉴스 2025.06.15
52538 로또 ‘82억 대박’…수동 1등 4명, 같은 판매점서 나왔다 new 랭크뉴스 2025.06.15
52537 김민석 총리 후보자 ‘아빠찬스·채무·학위’ 의혹 돌파하나 new 랭크뉴스 2025.06.15
52536 '판사 매수' 사르코지 전 佛대통령 최고훈장 박탈 new 랭크뉴스 2025.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