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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탄도 미사일 공격에 의해 14일 파괴된 이스라엘 텔아비브 중심가의 빌딩의 15일 모습. AP 연합뉴스

중동의 군사 강국 이스라엘의 선제 공격을 받은 이란은 어느 정도 보복 공격 능력이 있을까?

지난 13일 새벽(현지시각)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큰 피해를 입은 이란은 13일 밤부터 15일 새벽까지 수백발의 미사일로 보복 공격을 가했다. 이스라엘은 텔아비브, 예루살렘, 하이파 등 주요 도시 등이 공격을 받았다. 적어도 8명이 사망하고 200여명이 다쳤다고 이스라엘 언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전했다. 모두 5차례 공격받은 텔아비브에서는 중심가 빌딩이 폭격 되어 화염이 치솟는 장면이 언론에 보도됐다. 군 최고사령관 등 고위직을 대거 포함해 70명 이상이 숨진 이란의 피해가 훨씬 더 크지만, 이스라엘도 자국 영토 내에서는 이례적 수준의 피해를 입었다.

이란의 탄도 미사일과 드론 기술 수준은 군사 대국인 러시아를 지원할 수 있을 정도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3일 대이란 공습 공격을 시작한 뒤 연설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실존적” 위협은 이란의 핵 개발 때문만이 아니라 탄도미사일 역량도 포함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란이 한 달에 300개의 탄도미사일을 생산해 6년 안으로 2만개를 비축하는 것을 목표로 생산을 가속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란의 미사일 한 발이 버스 한 대 분량의 폭탄이 터지는 수준의 위력이 있다고 지적했다.

물론 이란의 미사일은 이스라엘이 보유한 미국 등 서방 미사일보다 정확도가 떨어진다. 하지만, 아이언돔, 다윗의 돌팔매, 애로우-3로 구성된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이스라엘의 다층 방공망도 이를 완전히 막아낼 수는 없다. 이스라엘방위군(IDF) 대변인 에피 데프린 준장도 13일 이스라엘의 방공망은 “세계에서 최고에 속하나 비침투성은 아니다”고 인정했다.

실제로 이란의 이번 보복 공격 미사일 중 일부는 이스라엘 방공망을 뚫고는 텔아비브 등 주요 목표물에 명중했다. 이스라엘 총리실도 13일 오후까지 17곳이 이란 미사일에 타격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그중에는 최대 도시 텔아비브의 상업 중심가 빌딩 및 군사시설 인근도 포함됐다. 이란은 지난해에도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고는 4월13일과 10월1일에 이스라엘 본토에 보복 공격을 가했다. 특히, 10월1일 공격에서는 첨단 미국산 전폭기인 F-35가 있는 네바팀 공군기지, 텔 노프 공군기지, 텔아비브 북부 등 일부 지역에 미사일이 명중했다.

특히, 이란은 탄도미사일과 함께 드론을 섞어 공격을 해서 상대 방공망을 교란하고 압박하는 전술을 펼치고 있다. 저고도·저속으로 침투하는 드론은 탐지가 까다로워 이스라엘 방공망을 소모하는 미끼용으로 발사된다. 또, 고가의 장거리 요격 미사일 체제인 애로우-3는 수량이 제한돼 있어서, 대량 공격이 반복될 경우 고갈될 수 있다. 미국의 적극적 지원이나 참전이 없다면, 군사 강국인 이스라엘도 장기전은 지속가능하지가 않다.

이란은 현재 약 2000발의 탄도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고 추정된다. 최근 수준으로 공격을 계속하면 1주일 이후에는 미사일 재고가 바닥날 수 있다. 이때문에 이란은 완급을 조절하며 신형 초음속 미사일 등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술을 취할 것이 분명하다. 14일 밤과 15일 새벽 사이에 하이파에 가해진 이란의 공격은 이를 잘 보여준다. 동영상을 보면, 드론 그리고 속도가 느린 20∼30년 된 재고 미사일과 함께 날아온 신형 미사일이 전력시설에 명중돼, 도시가 정전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대부분의 드론과 미사일은 미끼용이었다.

이번 공격에서는 신형인 고속 중거리 탄도미사일인 ‘사헤드 하지 카셈’이 사용됐다. 마하 12 고속으로 날아드는 이 미사일은 첨단 유도 시스템 및 방공망 회피 능력을 갖췄다고 이란 쪽은 주장한다. 이란은 파타-1, 파타-2 등 이스라엘 방공망 돌파 능력이 우수한 극초음속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정밀 유도 및 스마트 미사일 시스템을 사용했다고 밝혔으나, 극초음속 미사일 사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서방 쪽도 극초음속 미사일이 발사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한다. 이란은 지난해 10월 공격에서는 극초음속 미사일 사용을 주장했고, 이스라엘의 중요 군사기지가 타격받았다. 극초음속 미사일이 사용된다면, 이스라엘은 더 큰 피해가 예상된다.

이란 관영 매체와 소셜미디어 계정에는 이란이 공격할 이스라엘의 목표물로 △디모나 원자로(네게브 핵연구센터) △하이파 정유시설 △벤구리온 공항 △아슈켈론 가스 터미널 △오롯 라빈 발전소 △텔아비브 주요 관공서 등이 명시되어 있다. 특히, 이스라엘 핵무기 제조의 본산인 디모나 원자로는 이란 군 당국이나 관영언론이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타격을 언급할 때 대표적 “전략적 표적”으로 자주 거론되어 왔다. 이란은 지난해 디모나 원자로 인근 네게브 사막의 네바팀 공군기지를 타격한 바 있다.

무엇보다도 이스라엘의 좁은 국토는 장기전에서는 최대 전략적 취약점이다. 좁은 국토는 방공망의 효율성을 높이기는 하나, 방공망이 뚫리면 피해가 막심해진다. 도시 밀집도가 높은 데다, 군사·정부 시설이 민간인 지역에 있다. 이스라엘이 이번 이란의 공격에 대해 민간인 지구를 공격해 금지선을 넘었다고 비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스라엘 언론들은 시민 대부분이 정부의 강경 대응을 지지한다는 반응이나, 내부적으로 불안과 불만이 잠재해 있다고 전한다. 일간 마리브는 “총리는 도대체 어디 있는가?”라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전했다. 그동안 증가해온 반전 및 반네타냐후 여론과 시위는 이란과의 충돌이 장기화하면 더 커질 것이 분명하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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