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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아들 결혼에 소년공 때 친구들 초대
1979년 이재명 대통령(왼쪽 첫째)이 시계 만드는 오리엔트 공장에 다닐 때 남이성으로 야유회를 가 둥글게 앉아 노래하는 모습. 더불어민주당 제공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비공개로 치른 장남 이동호씨의 결혼식에 ‘소년공’ 시절 일했던 ‘오리엔트 시계 공장’ 동료들을 초대한 사실이 알려져 눈길을 끌고 있다.

이날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이재명 소년공이 다녔던 오리엔트 시계 공장 친구들. 이재명 대통령 아들 결혼식에 초청받아 온 분들을 결혼식장 밖에서 만났다”고 적었다. 정 의원은 이 대통령의 오랜 동료들이 “정청래 의원님, 우리 친구들 대통령 잘 보살펴 주세요”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과거 오리엔트 시계 공장에서 함께 일했던 동료들이 14일 이 대통령의 장남 이동호씨 결혼식에 초대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정청래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오리엔트 시계 공장은 꿈을 품은 소년공이 마지막으로 노동과 학업을 병행하던 곳이다. 만 12살이던 1976년부터 공장에서 일한 이 대통령은 15살이던 1979년부터 2년 동안 이곳에서 일했다. 이곳에서 일하는 동안 대입(1980년 4월) 검정고시에 합격했고 이후 중앙대 법대에 진학했다. 고입 검정고시는 1978년 8월에 합격한 상태였다.

일하며 공부했던 이 공장서 대입 검정고시 합격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다니지 않은 이 대통령에게 오리엔트 시계 공장 동료들은 특별할 수밖에 없다. 이 대통령은 지난 2일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대신 공장 노동자 동창이 있다”며 “오리엔트 공장 모임을 아직도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대통령은 “남들은 인생의 제일 중요한 귀한 친구들 역할을 많이 하는 게 고등학교 친구들이지 않나. 우리는 딱 고등학교 나이 때의 공장 노동자들 모임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통령이 첫 번째 대선에 도전한 2017년 1월23일 과거 ‘소년공’으로 일했던 경기 성남시 오리엔트 시계 공장 마당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한 뒤, 자신과 함께 시계공장에서 일했던 동료들을 무대 위로 올라오게 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성남/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이 대통령은 2017년 첫 번째 대선 출마 선언도 경기 성남시 상대원동 오리엔트 시계 공장에서 했다. 과거 함께 일했던 동료들을 무대에 올라오게 해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당시 이 대통령은 “초등학교를 졸업한 1976년 봄부터 깔끔한 교복 대신 기름때 묻은 회색 작업복을 걸친 채 어머니 손을 잡고 공장으로 향했다”며 “그 소년 노동자가 오늘 바로 그 참혹한 기억의 공장에서 대한민국 최초의 노동자 출신 대통령이 되려고 한다”고 외쳤다.

이재명 대통령이 첫 번째 대선에 도전한 2017년 1월23일 과거 ‘소년공’으로 일했던 경기 성남시 오리엔트 시계 공장 마당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한 뒤,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고 있다. 성남/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공장에서 일하며 공부를 병행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이 대통령의 자서전 등을 보면, 이 대통령은 오리엔트 시계 공장에 들어가서 고입 검정고시 학원을 함께 다니던 친구 심정운을 만나 “말할 수 없이 기뻤다”고 한다. 두 사람은 고졸이 되어도 공장의 관리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에 가자’고 맹세했다. 하지만 “공부하려는 소년공들에게 야박하기는 오리엔트도 마찬가지”였고 “수시로 뒤통수를 후려치는 이들을 피해” 혼자 작업하는 도금실로 옮겨 물량을 최대한 빨리 처리하고 공부할 시간을 벌었다고 한다.

후각 절반 이상 잃은 곳

오리엔트 시계 공장은 이 대통령이 산업재해를 겪은 곳이기도 하다. 그는 야구 글러브를 만드는 공장에서 프레스기에 왼팔 손목 관절이 눌려 장애 6급 판정을 받았고 이곳에서는 도금용 화학물질 때문에 후각의 절반 이상을 잃었다.

후각을 잃게 된 것도 공부에 대한 열망 때문이었다. 이 대통령은 원래 일하던 도금실에서 락카실로 옮겼는데 그 이유가 이중으로 밀폐된 구역이라 공부에 덜 방해를 받을 것 같아서였다고 한다. 최고 속도로 작업 물량을 끝내놓고 남은 시간엔 공부했다. 그런데 락카실은 독성물질이 배출되지 않아 화공약품 냄새가 지독했고 결국 후각의 절반 이상을 잃게 된 것이다. 이 대통령은 1981년 7월에야 오리엔트 시계 공장을 완전히 그만두고 대입 학력고사 준비에 매진해 1982년 중앙대 법대에 입학할 수 있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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