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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열린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유력 외신 특파원이 ‘사전 검열’로 인해 윤석열 전 대통령 인터뷰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는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15일 독립언론 ‘뉴스포터’가 전날 유튜브에 공개한 영상을 보면, 크리스티안 데이비스 파이낸셜타임스 서울지국장은 윤석열 정부 시절 겪은 사전 검열에 대한 경험담을 전했다. 데이비스 지국장은 “윤석열 정부 언론 담당자들은 대통령 인터뷰를 하려면 매우 까다로운 조건들을 요구했다. 민주 국가에서는 상상도 못 할 정도로”라며 ”발언 내용 사전 검토, 수정 요청, 확인 절차 같은 것들을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에서) 계속 요구했다”고 밝혔다. 데이비스 지국장은 한국 및 북한 관련 보도를 담당하는 파이낸셜타임스 소속 기자다.

사진 뉴스포터 제공

데이비스 지국장은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의 비민주적인 외신 대응을 ‘탈레반’(이슬람 무장세력)에 빗대기도 했다. 그는 “민주주의 국가 지도자인 윤석열 (전 대통령의) 인터뷰 조건이 탈레반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동료 외신 기자가 데스크에 이런 내용을 보고했더니 데스크가 ‘이건 우리가 탈레반 인터뷰를 할 때 겪는 수준과 같다’고 말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도 몇 차례 인터뷰를 시도했지만 결국 거절했다. 너무 많은 검열이 들어가 독자들에게 공정한 정보를 전달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유력 언론인 파이낸셜타임스는 윤 전 대통령과 인터뷰하지 않은 몇 안 되는 주요 외신 매체라고 데이비스 지국장은 부연했다.

데이비스 지국장은 “시간 낭비”라는 이유로 윤 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자신과 김건희씨를 둘러싼 각종 논란을 해명하기 위해 연 대국민 담화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전하기도 했다. 담화 현장에는 내·외신 기자들이 함께 자리했었다. 당시 휴가 중이었다는 데이비스 지국장은 “휴가가 아니었어도 안 갔을 것이다. 그 기자회견이 시간 낭비일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지도자들은 외부와 소통하려는 의지가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

한국 언론에 대한 쓴소리도 이어졌다. 데이비스 지국장은 “외신은 한국 언론이 권력층과 너무 아깝고 유착돼 있어 충분히 객관적이지 못하다고 본다”라며 “현지 언론은 너무 부드럽고, 까다로운 질문을 피한다”고 짚었다.

그는 지난 2023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한국 대표단의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최종 프레젠테이션을 예시로 들기도 했다. 데이비스 지국장은 “그 캠페인은 처음부터 끝까지 완전히 ‘폭망’이었다”며 “한국 기자들 중 아무도 손을 들고 회의적인 질문을 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부산엑스포 유치는 결선 투표도 가지 못한 채 실패했는데, 결과가 나오기 직전까지도 일부 언론은 ‘막판 역전 가능성’을 보도해 비판을 받기도 했다.

다만, 데이비스 지국장은 이런 한국 언론의 문제를 기자 개개인의 탓으로 돌리고 싶진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기자들은 너무 적은 급여를 받고 있고, 상사들은 광고주나 대기업과 거래를 한다. 간부들이 기자들 머리 위에서 거래한다”며 “이런 환경에서도 기자 일을 계속하는 한국 기자들은 정말 고귀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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