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BOK이슈노트
주택가격심리, 실제 집값 상승에 8개월 선행
"금리 인하기에도 규제강화하면 집값 기대 눌러"
서울 송파구 일대 아파트 전경. 연합뉴스
[서울경제]
과열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 심리를 안정시켰다면 가계대출 증가와 주택가격 급등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었을 거란 한국은행의 연구결과가 나왔다. 부동산 자산 쏠림 현상에 대한 새 정부의 경계가 커지는 가운데 한은과 금융당국 간 정책 공조가 얼마나 강화될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은은 15일 발표한 BOK 이슈노트 ‘주택가격 기대심리의 특징과 시사점’에서 2020년 5월부터 2022년 5월까지 주택가격 기대심리가 ‘중립적 수준’에 머물렀다면 전국 주택가격 상승률은 실제 24.3%에서 절반 수준인 11.3%로 억제됐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같은 기간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도 7.6%포인트 증가한 대신 4.9%포인트로 낮아졌을 것으로 추정됐다.
이번 연구는 한은 경제연구원 김우석 조사역, 황인도 실장, 이재원 원장 등이 참여했으며 매월 가계 대상으로 하는 한은의 주택가격전망CSI 데이터를 활용했다.
연구진은 주택가격 기대심리가 높은 변동성을 보이면서도 한번 형성된 방향은 장기간 유지되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기대심리는 실제 주택가격 변동보다 약 8개월 앞서 상승률과 가장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기대심리가 상승하면 실제 주택가격뿐 아니라 가계부채, 산업생산, 물가 등 주요 거시경제 변수도 동반 상승한다. 특히 3~4개월 후부터는 산업생산보다 가계부채 증가세가 두드러져 기대심리 과열이 신용 팽창과 금융 불균형 심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통화정책 완화 시 금리 인하는 기대심리를 자극하는데 거시건전성 정책이 함께 완화된 국면에서는 자극 효과가 더 커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규제가 강화된 경우 기대심리의 반응은 제한적이었다.
실제로 올 2월을 저점으로 주택가격CSI가 상승세로 전환된 점도 주목된다. 이에 대해 김우석 조사역은 “금리 인하기에 기대심리가 다시 고조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이의 거시경제적 파급효과를 이해하고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하는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말했다.
서울경제
김혜란 기자([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