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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김용태·나경원·안철수 등과 잇따라 회동
당내, 보수 진영 우군 늘리며 당권 염두 행보로 풀이
'강성 보수층 접점' 한계 극복은 과제

편집자주

여의'도'와 용'산'의 '공'복들이 '원'래 이래? 한국 정치의 중심인 국회와 대통령실에서 벌어지는 주요 이슈의 뒷얘기를 쉽게 풀어드립니다.
김문수 전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4일 관악산에 올라 턱걸이와 훌라후프를 하고 있다. 김재원 페이스북 캡처


김문수 전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행보에 관심이 뜨겁습니다.
기자들도 아침에 출근하면 김 전 후보 측에 연락해 특별한 일정이 있는지 체크
합니다. 지난 3일 대선 투표 전 일이냐고요? 아닙니다. 대선이 끝나고 열흘 넘게 지났지만 상황은 별반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아직도 김 전 후보 일정은 '단독'이 붙어 언론에 보도됩니다.

김 전 후보는 대선이 끝났어도 바쁘게 지냅니다.
기회가 생길 때마다 당 현안에 대한 메시지를 내며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대선 이후 이틀 연속 선거대책위원회와 캠프 해단식에 참석해 "당에 민주주의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신념, 그것을 지키기 위한 투철한 사명이 없다" "당내 민주주의가 무너졌다"고 비판했습니다.
캠프에 속했던
일부 참모들도 여전히 김 전 후보를 보좌하고 있습니다. 최근엔 페이스북에 턱걸이 영상을 올리며 대중과 스킨십에 신경 쓰는 모습이었습니다.


물밑에선 정치권 인사들과 접촉도 늘리고 있습니다.
6일에는 현충원을 참배했고
공동선대위원장을 지낸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과 나경원·안철수 의원을 잇따라 만나 의견을 나눴습니다.
당시 김 전 후보는 "정부 여당이 특검으로 '사정정국'을 조성할 텐데 우리 당이 흔들리지 말고 잘 대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고 합니다.
최근 서울 이대서울병원에 마련된 김 전 후보 형님상 빈소엔 추경호·장동혁 의원 등 여러 의원들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이 자리에서 김 전 후보는 의원들에게 16일 선출될 신임 원내대표와 함께 당을 잘 이끌어달라고 당부
했다고 합니다. 김 전 후보 비서실장을 지낸 김재원 전 의원은 14일 본보 통화에서
"대선 과정에서 도움을 준 분들도 하나둘씩 찾아뵙고 인사를 드릴 예정"
이라고 말했습니다.

김문수 전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4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윤상현 의원과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별 의도 없이 순수한 일정일까요.
정치권에 이유 없는 행보는 없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차기 당권과 관련이 있습니다. 김 전 후보 측은 이번 대선을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로 평가합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49.42%, 김 전 후보는 41.15%로 집계돼 1·2위 간 격차가 8.27%포인트로 나타났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국면 속 충분히 선전했다고 생각합니다.

김 전 후보 측은 차기 당권 가능성을 엿보고 있습니다. 겉으론
"나에게 ‘당대표’를 하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우리도 똑같은 쓰레기 더미에 들어가자는 것”(5일 캠프 해단식)
이라고 손사래를 쳤지만 곧이곧대로 믿긴 어렵습니다.

다만 스스로 당권 도전을 공식 선언하기보다는 당내는 물론 보수 진영이 자연스럽게 본인을 찾길 내심 바라는 모양새입니다. 캠프 관계자도
"지금 김 전 후보가 공개적으로 당권을 노리고 있는 식의 행보를 하기보다는 물밑에서 정치권 인사들을 만나며 우군을 늘려야 한다"
고 귀띔했습니다. 잊히기보다는 향후 당권을 염두에 두고 보수 진영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행보인 셈입니다.
과거 대선 패배 후 당권을 거머쥔 홍준표 전 대구시장, 이재명 대통령처럼 말입니다.
잊힌다는 것은 정치인에게 사형선고와 다르지 않으니까요.


김문수 전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현충일인 6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현충탑 참배를 마치고 백브리핑하고 있다. 뉴시스


그렇다면 당내에서 김 전 후보를 보는 시각은 어떨까요.
당내 주류인 친윤석열계와 김 전 후보 관계는 미묘합니다.
친윤계가 '김 전 후보→한덕수 전 국무총리' 후보 강제 교체를 주도했기 때문입니다. 김 전 후보 측도 떨떠름한 반응입니다.
지난달 대구 서문 유세현장에서 김 전 후보와 당시 공동선대위원장인 권성동 원내대표가 무대에 오르자 일부 지지자들이
"권성동 꺼져라"며 야유를 쏟아냈습니다.
다만 친윤계가 유력 당권 주자인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에 대한 비토 정서가 강하고, 김 전 후보도 당내 세력 확보가 급선무인 만큼 양쪽이 손을 잡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친한동훈계도 잔뜩 경계
하고 있습니다. 한 전 대표의 당대표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김 전 후보와 친윤계가 손을 잡으면 강력한 대항마를 마주하는 상황이 됩니다. 친한계 의원은
"김 전 후보가 당권을 잡으면 '도로 내란당'이 될 것"
이라며 "
대선에 패배하고 또다시 극우와 손을 잡으려는 것이냐"
고 일침을 가했습니다.

김문수 전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4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해단식에서 큰절하고 있다. 뉴스1


친한계의 주장이 틀린 것만은 아닙니다.
최근 김 전 후보는 강성 보수층과 접점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8일 윤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강성 청년단체인 ‘횃불청년단’과 함께 등산한 정황이 포착
됐습니다. 이들은 윤 전 대통령 정신을 계승한다고 공언하며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단체입니다.
지난 7일엔 윤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단체 ‘윤 어게인 서초 집회’에 참석했다는 의혹도 제기됐
습니
다.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는 강
성 시민단체들은 지난 9일 김 전 후보 당대표 촉구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습니다.


김 전 후보가 당권 도전을 노린다면 이번 대선 패배 원인으로 지목된 윤 전 대통령과 완벽한 절연
을 해야 합니다. 부정선거 주장을 일축하고 탄핵을 반대했던 그간 행보에도 머리를 숙여야 합니다. 대선 때처럼 또 머뭇거린다면 당대표가 된다고 해도 국민의힘은 중도층과 더 멀어질 게 뻔합니다. 어떤 계파에도 속하지 않은 '중간지대' 의원의 말은 곱씹을 만합니다.
"중도를 잡지 못 하면 이 당은 앞으로의 어떤 선거에서도 이길 수 없을 것"
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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