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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미국 전역서 반트럼프 집회
'진원지' LA 도심엔 2만여 명 몰려
"트럼프는 꺼져라" 등 외치며 시위
1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규탄하는 시위대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도심을 행진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FP 연합뉴스


"미국에 왕은 없다!" "ICE(미국 이민세관단속국)는 LA를 떠나라!"

'천사들의 도시' 로스앤젤레스(LA)가 14일(현지시간) 뒤집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생일이기도 한 이날,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불법 이민 단속에 반대하는 LA 시민 수만 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마치 이날만을 기다려 왔다는 듯, 각양각색의 반(反)트럼프 팻말을 든 LA 시민들이 하나 되어 외쳤다. "트럼프는 꺼져라!"

전국 2000여 곳서 수백 만 참가



트럼프 대통령을 규탄하는 '노 킹스'(No Kings·왕은 없다) 시위가 이날 미국 전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렸다. 이번 노 킹스 시위에는 전국 2,000여 개 도시에서 수백 만 명이 참가했다. 이날 노 킹스 시위는 몇 달 전부터 계획돼 있었지만, 최근 전국에서 확산하고 있는 불법 이민 단속 반대 시위와 맞물려 전례를 찾기 어려울 만큼 규모가 커졌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최대 규모의 반정부 집회"라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1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시청 앞 광장에서 '노 킹스' 집회가 열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파견한 주방위군이 시청 앞에 주둔해 있다. 로스앤젤레스=이서희 특파원


시위의 '진원지'인 캘리포니아주 LA에서는 2만5,000명이 넘는 시민들이 오전부터 LA 시청이 있는 도심 광장에 모였다. 집회는 오전 10시부터였지만 9시부터 거리에 인파가 가득했다. 야간 통행금지령으로 불과 몇 시간 전까지 사람 한 명을 찾아볼 수 없었던 곳이 맞나 싶을 정도였다. 시위자들 사이로 트럼프 행정부가 파견한 주방위군과 무장 경찰이 거리 곳곳에 배치돼 있었다. 전날부터 LA 소재 연방 청사 경호를 시작한 해병대원들은 보이지 않았다.

10시가 되자 광장의 모인 사람들이 반트럼프 구호를 복창하기 시작했다. "독재자는 안 된다" "ICE를 폐지하라" 등을 외치는 목소리가 광장에 울려 퍼졌다. 부모와 함께 나온 고등학생 리즈(16)는 "미국은 민주주의 국가"라며 "트럼프의 독재주의에 반대하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이번이 생애 첫 시위 참석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미국 시민권자인 크리스(29)는 '뒤집어진 성조기'를 공짜로 나눠주고 있었다. 거꾸로 뒤집은 국기는 미국이 심각한 위험에 처해 있다는 경고의 의미를 담고 있다. 그는 "4,000달러를 들여 300개를 제작해 왔다"며

11시부터는 행진이 시작됐다. 광장의 시민들이 거리를 따라 한방향으로 걸었다. 이따금 곳곳에 주둔한 군인들에게 항의하는 시위자들이 있었지만, 무력 충돌은 없었다. 행진은 복잡하지만 질서정연했다. 시위대는 중간중간 "평화 시위"를 외쳤다. 노 킹스 주최 측인 50501 운동(50개 주·50개 시위·하나의 운동이라는 뜻) 관계자는 "우리는 비폭력 시위를 한다. 그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1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시청 일대에 주방위군이 주둔해 있다. 군인들 앞에 비폭력 저항과 평화를 상징하는 꽃이 놓여 있다. 시위대가 둔 것이다. 로스앤젤레스=이서희 특파원


1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규탄하는 시위대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도심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이서희 특파원


열병식 하는 워싱턴·미네소타선 안 열려



이날 노 킹스 시위는 LA 도심을 비롯해 할리우드, 샌타클래리타 등 LA 일대에서만 20여 곳에서 진행됐다. 뉴욕, 보스턴, 시카고, 애틀란타 등에서도 열렸다. 다만 워싱턴에서는 공식적인 시위가 조직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79번째 생일에 맞춰 백악관 앞에서 열리는 미 육군 창설 250주년 기념 열병식을 감안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과잉 진압 명분을 주지 않기 위해 의도적으로 워싱턴은 배제했다"고 노 킹스 집회 주최 측은 설명했다.

미네소타주에서도 노 킹스 시위가 열리지 않았다. 이날 새벽 발생한 총격 사고로 민주당 소속 주 의원 한 명이 사망하고 한 명이 다친 데 따른 것이다. 용의자 차량에서 노 킹스 시위 전단이 발견된 것으로 미뤄, 경찰은 아직 붙잡히지 않은 용의자가 시위 참여자들은 겨냥한 범죄를 계획 중인 것으로 추정하고 예정돼 있던 시위들의 취소를 요청했다. 경찰은 정치적 동기에 의한 암살 사건으로 보고 용의자를 쫓고 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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