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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의 5년 청사진을 그릴 국정기획위원회(국정기획위)가 출범을 앞둔 가운데, 관가에서는 ‘국정기획위 차출’이 외면받는 모양새입니다. 국정기획위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 격 기구입니다. 하지만 ‘출세 코스’로 여겨져온 인수위와 달리 국정기획위는 인사상 메리트가 크지 않을 것이고, 업무 강도는 더 과중할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장점은 작아지고 단점은 커졌다는 것이죠.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5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 중 점심으로 김밥을 먹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15일 정부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은 대통령실로부터 인력을 파견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후보군을 추려 전달한 상태입니다. 국정기획위는 오는 16일 출범합니다. 정부 파견 공무원은 출범 이전에 일부 정해지고, 출범 이후에도 추가될 전망입니다.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은 3명의 부위원장과 위원회 업무를 전문 분야별로 수행하기 위한 7개 분과위원회 분과장 인선을 마무리한 상태입니다. 관계 행정기관 소속 공무원들은 국정기획위에 파견돼 분과위 업무를 지원하기 위한 실무위에 배치됩니다.

국정기획위는 인수위 없이 출범한 이재명 정부에서 인수위 역할을 사실상 대신합니다. 그간 인수위 참여는 빠른 승진이나 출세의 지름길로 여겨졌습니다. 인수위 파견자는 인수위 활동이 종료되면 청와대나 대통령실에 들어가 일하거나 다시 부처로 돌아와 요직을 맡는 경우가 많았죠. 인수위가 각 부처 ‘에이스’를 뽑아가는 경향이 있고, 파견자 입장에선 새 정부 인사들과 교류를 넓혀 향후 공직 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습니다.

실제로 이명박 정부 인수위에서 전문위원을 맡았던 최중경 국제투자협력대사는 정부 출범 후 청와대 경제수석과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지냈습니다.

박근혜 정부 인수위에는 당시 기재부 소속이었던 홍남기 전 경제부총리 등이 파견자로 선택됐습니다. 홍 전 부총리는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실 기획비서관, 정책조정수석실 기획비서관을 맡았습니다. 이후에도 국무조정실장 등 굵직한 자리를 도맡다가 경제사령탑이 됐죠.

윤석열 정부 인수위에서는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가 대표적인 ‘승승장구’ 케이스입니다. 인수위 파견 당시 전 기재부 1차관이었지만, 이후 윤석열 정부에서 대통령실 초대 경제수석과 경제부총리로 임명됐습니다.

그런데 관가에서 이번 국정기획위 파견의 경우 파견자 대부분이 원대복귀할 것으로 점치고 있습니다. 이미 정부가 출범한 만큼 대통령실에서 행정관을 따로 뽑고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와 달리 ‘대통령실행(行)’이 어렵다는 것이죠.

물론 여전히 정권 실세에게 ‘눈도장’을 찍을 기회가 있다는 장점이 있긴 합니다.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의 ‘워커홀릭’ 면모가 공무원 입장에서는 또 다른 단점으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첫날인 지난 4일 밤 늦게 야근하며 비상경제 대책을 논의했는데, 다음 날인 5일에는 김밥 한 줄로 점심을 떼우며 4시간 가까이 고강도로 국무회의를 진행했죠. 지난 11일에는 대통령실 소속 40대 직원 A씨가 근무 중 과로로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대통령은 대선 유세 당시에도 “공직자의 일은 하자면 끝이 없다”며 “중앙 공무원들도 각오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한 정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 경기도지사일 때도 소속 공무원들에게 일을 많이 시키는 것으로 유명하지 않았냐”며 “건강을 해칠 바엔 하던 일 계속하는 게 낫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도 “근무 기간이 겨우 60일에 불과하니 가라고 하면 거부하긴 힘들겠지만, 갔다 와서 특별히 메리트가 있을지 몰라 눈치를 보는 분위기”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래도 개인의 유불리를 떠나, 정부 출범 초기 국정 안정화를 위해 묵묵히 본연의 역할을 다할 공무원들의 노고에는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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