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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크뉴스 › [샷!] 고등어 대가리·소고기 케이크 '생파'

랭크뉴스 | 2025.06.15 08:24:07 |
국내 최고령 '훔볼트 펭귄' 등 동물원 생일잔치 눈길
2023년 판다 '푸바오' 생일파티 참석 경쟁률 100대 1
시베리아호랑이 돌잡이상엔 실·붓·리본·유튜브 골드버튼


나이는 많아도 위풍당당한 걸음의 적적이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지난 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아쿠아리움에서 국내 최장수 훔볼트 펭귄 중 한 마리인 적적이(가운데, 2005년생)가 물에서 나와 걷고 있다. 2025.6.15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이승연 기자 = "생일을 맞아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바로 고등어 대가리로 만든 케이크!"

지난 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아쿠아리움에 생일 축하 노래가 울려 퍼졌다. 주인공은 국내 최장수 훔볼트 펭귄 네 마리.

2004년 4·6월, 2005년 3·5월에 각각 태어난 녹흑·연적·녹색·적적이는 올해로 20∼21살이 됐다. 훔볼트 펭귄의 평균 수명은 야생에서 15∼18년으로, 이들은 사람으로 치면 100살 넘은 할머니·할아버지인 셈이다.

생일파티를 진행하던 아쿠아리스트 우수지(35) 씨가 "2005년생이 계신다면 여기 녹흑·연적이보다 동생인 것"이라고 설명하자 객석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훔볼트 펭귄은 따뜻한 남아메리카 지방에서 서식하는 키가 작은 펭귄으로, 현재 멸종위기 취약종으로 지정돼있다.

펭귄들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바로 열빙어. 펭귄들의 열빙어 '먹방'이 펼쳐지자 우씨는 "집 나간 '며느리 펭귄'도 돌아오게 한다는 말이 있다"며 웃었다.

"집 나간 '며느리 펭귄'도 돌아온다는 열빙어"
(서울=연합뉴스) 이승연 기자 = 지난 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아쿠아리움에서 장수펭귄 네 마리의 생일 파티가 열렸다. 사진은 아쿠아리스트 우수지씨와 김다은씨가 펭귄들에게 열빙어를 주는 모습. 2025.6.15


녹흑·연적·녹색·적적이는 '나이가 무색하게' 활발한 모습이었다. 깃털의 윤기가 바래고 피부도 건조해졌지만, 별다른 질병 없이 건강하다. 이들의 장수 비결로는 위생 관리가 가장 먼저 꼽힌다. 펭귄들이 곰팡이와 세균에 취약한 만큼 하루에도 몇번씩 청소와 소독이 이뤄진다고 한다.

우씨는 "야생 환경과 유사하도록 정기적으로 인천 바닷물을 구매해 교체할 뿐 아니라 칠레·페루의 일조량에 맞춰 조도를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아쿠아리움 한켠은 시민들이 남기고 간 축하 메시지로 가득했다. "펭귄 할머니, 할아버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사시고 장수하세요", "펭귄이 나보다 오래 살았네요. 그러니까 저보다 늦게 펭귄별로 가요" 등 모두가 한마음으로 펭귄들의 장수를 기원했다.

돌잡이서 대나무 마이크 잡은 후이바오
(서울=연합뉴스) 에버랜드가 지난해 7월 7일 쌍둥이 판다 루이바오와 후이바오의 첫 생일을 맞아 에버랜드 판다월드에서 돌잔치를 열었다고 밝혔다. 사진은 첫 생일 돌잡이에서 인기를 의미하는 대나무 마이크를 잡은 쌍둥이 판다 후이바오. 2025.6.15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mail protected]


국내에서 열린 대표적인 이색 동물 생일파티는 지난해 7월 에버랜드가 진행한 루이바오·후이바오의 돌잔치가 있다. 이들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판다 '푸바오'의 동생들이다.

당시 에버랜드 측은 루이·후이바오가 순탄한 '판생'을 살길 바라는 마음으로 길이 2m, 너비 1m 크기의 나무 자동차와 대나무, 워토우(곡물 빵), 당근 등으로 만든 지름 1m 대형 케이크를 선물했다.

돌잔치에 빠질 수 없는 돌잡이도 진행됐다. 대나무로 만든 붓(지혜), 판사봉(명예), 공(재능), 마이크(인기), 아령(건강) 등 5가지 아이템 중 루이바오는 아령을, 후이바오는 마이크를 잡았다.

언니 판다 푸바오 '이제 세 살이에요'
2023년 7월 20일 경기도 용인시 에버랜드에서 세 번째 생일을 맞은 판다 푸바오가 사육사들이 준비한 케이크 옆에서 대나무를 먹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2025.6.15


스타 동물의 생일파티는 초청장을 받기 위한 팬들로 수천 명이 몰리기도 했다.

2023년 7월 열린 푸바오 생일파티에는 국내에서 태어난 1호 자이언트 판다의 인기를 증명하듯 초대장 80장을 두고 8천명가량의 지원자가 몰리며 10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심지어 푸바오의 생일선물을 준비하기 위해 모집한 일일 알바 경쟁률은 4천500대 1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생일파티는 푸바오가 국내에서 보낸 마지막 생일을 축하하는 자리였다.

에버랜드 측은 지난해 7월 중국으로 떠난 푸바오의 생일을 맞아 유튜브 공식 채널에 푸바오의 어린 시절 모습을 담은 영상을 게시해 '랜선 축하'를 전했다.

'판다 할부지' 강철원 사육사는 해당 영상 댓글에 "할부지 다리를 붙잡고 매달려 더 놀아 달라고 떼를 쓰던 푸, 퇴근하기 싫다고 나무 꼭대기로 올라가 손사래를 치던 푸"라며 그리운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서울대공원에서 열린 시베리아 호랑이 삼둥이 돌잔치
2023년 4월 22일 경기도 과천시 서울대공원에서 시베리아 호랑이 삼둥이인 해랑, 파랑, 사랑의 탄생 1주년 기념 행사가 열리고 있다. [서울대공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3년 4월 서울대공원에서도 순수혈통 시베리아 호랑이 세 마리 '해랑·파랑·사랑'이의 첫돌 생일잔치가 열렸다.

이들은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인 시베리아 호랑이로, 2011년 한-러시아 정상 수교 20주년을 기념해 러시아 정부로부터 기증받은 호랑이들 아래에서 태어났다.

호랑이들의 생일파티에는 생소고기 케이크가 마련됐으며, 돌잡이상에는 실(장수)·붓(영리함)·리본(미모)·유튜브 골드버튼(인기) 등 4개의 아이템이 올라갔다.

2024년 11월 미얀마 동물원서 열린 코끼리의 71세 생일파티
[신화 연합뉴스 자료사진]


희귀·장수 동물을 위한 생일파티는 해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대서양에 위치한 영국령 세인트헬레나 섬은 2022년 12월 190살이 된 거북이 '조너선'의 생일 축하 행사를 열었다.

멸종위기종인 세이셸 자이언트 거북이인 조너선은 1832년께 부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조너선은 가장 오래 산 거북류 동물로 기네스북에 올라 있다.

당시 파티에는 영국 군주를 대신해 섬을 통치하는 지사와 주민들이 참석했으며, 조너선이 좋아하는 과일과 야채로 만들어진 특별한 '샐러드 케이크'가 마련됐다.

(EPA=연합뉴스) 지난 4월 독일 베를린 동물원이 세계 최고령 암컷 고릴라 파투의 생일을 맞아 과일과 야채가 가득 담긴 바구니를 선물한 모습. 2025.6.15.


지난 4월에는 베를린 동물원에서 세계 최고령 고릴라 '파투'의 68살 생일파티가 열렸다. 야생에서 고릴라의 평균 수명은 35∼40살이다.

동물원 측은 파투를 위해 과일과 야채가 가득 담긴 바구니를 선물했다. 이빨이 없는 만큼 사육사들은 파투가 먹기 쉽게끔 부드러운 음식을 준비하는 노력을 기울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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