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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문산 전투 활약…민단 단장으로 88올림픽 재일성금 525억원 모금
구로공단 투자, 재일한국투자협회·신한은행 설립 주도…장학사업도


동포청, '이달의 재외동포'에 재일동포 지도자 박병헌
[동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재외동포청(청장 이상덕)은 6월 '이달의 재외동포'로 재일동포 사회를 대표하는 리더이자 고국 공헌에 앞장선 박병헌(1928∼2011년) 전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 단장을 선정했다고 15일 밝혔다.

경남 함양 출신인 박 전 단장은 1939년 12살의 나이에 일본으로 이주한 뒤, 해방 후 청년 운동을 시작으로, 민단을 이끌며 재일동포 권익 신장과 모국 발전을 위해 헌신한 인물이다.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일본 메이지대학교에 재학 중이던 그는 재일학도의용군 결성에 동참하며, 구국 전선에 뛰어들었다. 미군에 배속돼 인천상륙작전에 처음 투입된 그는 이후 대한민국 육군 소위로 임관해 본격적으로 용문산 전투 등 격전지를 누비며 조국 수호에 앞장섰다.

휴전 후 일본으로 돌아가서는 재일동포의 조국 수호 활동을 널리 알리기 위해 1979년 인천 수봉공원에 '재일학도의용군 참전기념비'를 세웠고, 민단 단장이 된 후에는 참전 동지들과 함께 도쿄의 민단 중앙회관 앞에 기념비를 건립했다.

재일학도의용군 박병헌
1951년 한국전 참전 중 고향에서 어머니와 상봉한 박병헌 재일학도의용군.


그는 민단의 총무국장, 부단장을 거쳐 단장에 이르기까지 재일동포 사회를 대표하는 리더로 활약하며 민족 단합과 고국 발전을 위해 다양한 지원 활동을 펼쳤다.

1970년 개최된 일본 오사카 엑스포에서는 한국관 설치를 위해 조직된 '재일한국인만국박람회후원회' 사무국장을 맡아 한국관의 건립 예산을 웃도는 70만 달러의 기부금을 모았다.

이에 그는 모국의 국민들을 위로하기 위한 '모국 가족 일본초청' 사업을 추가로 기획해 1만2천명이 엑스포를 관람하도록 했다.

그의 노력에 힘입어 당시 한국관에는 총 625만명의 관람객이 방문함으로써 외국 국가관 가운데 미국에 이어 2위의 흥행 기록을 썼다.

1985년 제38대 민단 단장에 당선된 그는 88서울올림픽 성공 개최 지원을 위해 결성된 후원회 명예회장을 맡아 525억원을 모금해 모국에 전달했다. 이 금액은 체조·수영·테니스장 등 올림픽 경기장과 올림픽파크텔 건립 등에 쓰이며 올림픽 성공 개최를 견인했다.

1987년에는 서울올림픽을 목전에 두고 전 세계 동포들이 협력할 수 있도록 '해외한민족대표자회의'를 제안하고 각국의 동포 지도자 303명을 도쿄로 모아 회의를 열었다. 이 회의는 현재 재외동포청이 매년 개최하는 '세계한인회장대회'의 모태가 됐다.

박 전 단장은 일본에서 거둔 성공을 바탕으로 모국의 경제 발전, 지역 사회 환원 등에도 적극 나섰다.

해외한민족대표자회의 이끈 박병헌 민단 단장
동포청 '세계한인회장대회'의 전신인 해외한민족대표자회의를 이끌었던 박병헌 전 민단 단장(사진 가운데). [연합뉴스 자료사진]


1973년 형제들과 구로공단에 전자부품회사 '대성전기'를 창업해 일본에서 습득한 선진 기술과 자본을 들여와 산업화에 일조했고, '재일한국투자협회'와 '신한은행' 설립을 주도함으로써 재일동포 기업인들의 모국 투자 활성화와 금융 발전에 기여했다.

아울러 1987년 고향인 함양군에 벚나무 1만2천 그루를 기증해 매년 많은 관광객이 찾는 '백운산 벚꽃축제'의 토대를 닦기도 했다.

이밖에 '운암장학회'를 설립해 고향 청소년 395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했으며, 초등학교 학습 기자재·수학여행 경비 지원 등 고향 발전과 후학 양성을 위한 재정적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정부는 그의 공적을 기려 1975년 보국훈장 삼일장, 1979년 국민훈장 모란장, 1989년 체육훈장 청룡장, 1994년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수여했다.

이상덕 청장은 "민단의 정신적 지주였던 박병헌 단장은 재외동포의 정체성과 권익을 지키며 모국 공헌에 평생을 바친 진정한 민족 지도자였다"며 "6월 호국 보훈의 달과 한일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한국전 참전, 모국 투자와 후원 등 여러 방면에서 활약한 그를 이달의 재외동포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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