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25 서울퀴어퍼레이드 행진
26회 서울퀴어퍼레이드에는 관광레저산업노동조합 세종호텔지부와 금속노조 한국옵티켈하이테크지회,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가 함께 행진 차량으로 참여했다.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14일 전국에 비 예보가 있었지만 서울 하늘은 맑았다. 이날 열린 26회 서울퀴어퍼레이드 행진 참가자들은 오후 4시께 뜨거운 햇볕을 받으며 서울지하철 종각역에서 출발해 종로2가, 명동성당, 서울광장 일대를 지나 을지로입구역으로 돌아왔다. 수많은 성소수자와 ‘앨라이’(성소수자들과 연대하는 사람들)들이 도심 속을 함께 걷는 행진은 성소수자의 존재 그 자체를 다른 시민들한테 드러내는 ‘가시화’ 현장으로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참가자들은 “차별금지법 제정하라” 등 구호를 외치거나 노래를 따라부르며 춤을 추면서 도로 위를 무지개로 수놓았다.

총 길이 3㎞ 남짓한 행진이 이어지는 동안 행사 주변 시민들은 응원, 무관심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식당, 카페, 보행로 등 거리와 맞닿은 곳곳에서 무지개색 깃발, 손팻말 등을 흔들며 “해피 프라이드(Happy Pride)!”라고 외치는 지지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 종로2가에 있는 한 카페 3층 투명한 유리창 넘어 무지개색 깃발을 흔드는 사람들을 본 행진 참가자 일부는 “울컥한다”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한 음악 밴드는 행진 참가자들이 지나가는 삼일대로 길목에서 라이브 연주로 행진을 응원해 큰 호응을 받았다.

26회 서울퀴어퍼레이드가 14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와 우정국로 일대에서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소수자연대풍물패 ‘장풍’이 거리공연을 펼치고 있다.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주말을 맞아 쇼핑을 위해 시내를 찾았다는 강은주(가명·46)씨는 “세상엔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같이 (행진에) 참여하지는 못하지만 (참여자들을) 응원한다”고 했다. 마찬가지로 주말 나들이를 나온 이성 커플 김예지(가명·26)·장현우(가명·26)씨는 근처 카페에서 음료를 마시다가 우연히 행진을 보고 거리로 나와 행진 모습을 구경했다. 예지씨는 “이런 행진이 있다고는 언론 보도로 봤었는데 제가 직접 목격한 건 처음이다. 자신들의 목소리를 행동으로 보여주는 게 참 멋지다”면서도, “한편으로는 성소수자분들은 그저 존재할 뿐인데 자신들을 모르거나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을 가진 사람들 때문에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어서 속상한 마음도 든다”고 했다. 현우씨도 “행진을 즐기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했다.

14일 열린 26회 서울퀴어퍼레이드 모습.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일부 구간에서는 ‘동성애는 죄악’ 등 차별·혐오 표현을 내건 보수 개신교 신자들을 마주쳤다. 한 남성은 자신의 몸에 오물을 묻힌 채 ‘반대’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행진 참가자들은 “할렐루야!”를 함께 외치거나 환호로 대응하는 등 충돌 없이 행진을 이어갔다. 이날 행진을 완주한 은재(별명·29)씨는 “(행진하는 동안) 혐오세력을 마주쳤을 때 소리 지르면서 저희 리듬대로 바꿔버린 것, 도로 위 시내버스 안에서 승객들이 손을 흔들며 인사해주는 환대 같은 게 참 좋았다”고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에도 수차례 참여한 은재씨는 또 “지난 ‘탄핵 광장’에서 자주 마주쳤던 깃발들을 오늘 행진에서도 많이 만난 것도 인상 깊었다”고 했다.

이날 오전 11시에 시작된 퀴어퍼레이드는 행진이 끝난 뒤 축하무대까지 진행하고 저녁 8시께 마무리됐다.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는 이날 열린 천막(부스) 행사와 공연, 행진 행사 등을 찾은 시민이 총 17만명(연인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3304 내란 특검, 尹대면조사 시작… 변호인단 “특검은 법위 존재인가” new 랭크뉴스 2025.06.28
53303 결국 특검 검찰청사 포토라인 선 尹…정면 보며 '묵묵부답' new 랭크뉴스 2025.06.28
53302 공개 출석한 尹 "조은석 특검, 공개소환 강요…검찰 악습 답습" new 랭크뉴스 2025.06.28
53301 내란 특검, 윤 전 대통령 대면조사 시작…‘체포 저지’부터 조사할 듯 [지금뉴스] new 랭크뉴스 2025.06.28
53300 [속보] 윤석열, 내란 특검 조사 위해 서울고검 도착 new 랭크뉴스 2025.06.28
53299 영재학교 졸업생 어느 대학갔나… 1위 서울대, 2위 카이스트 new 랭크뉴스 2025.06.28
53298 [속보]윤석열, ‘또 진술 거부할 거냐’ 묻자 ‘묵묵부답’ new 랭크뉴스 2025.06.28
53297 [속보]특검 “윤석열 10시14분터 조사 시작”···티타임 안 한 듯 new 랭크뉴스 2025.06.28
53296 [속보] 윤석열, 지하 아닌 로비로 첫 출석… 내란 특검 열흘 만 new 랭크뉴스 2025.06.28
53295 종이 빨대 '안녕'...플라스틱 빨대 '컴백' new 랭크뉴스 2025.06.28
53294 수용재결 신청서 열람공고 시 토지소유자가 할 일[박효정의 똑똑한 감정평가] new 랭크뉴스 2025.06.28
53293 [속보] 윤석열, 서울고검 1층으로 공개 출석…특검 첫 조사 new 랭크뉴스 2025.06.28
53292 "영재학교 졸업생 진학률 서울대가 28%로 1위…카이스트 2위" new 랭크뉴스 2025.06.28
53291 [속보] 尹, 말없이 서울고검 안으로 들어가…곧 조사 시작될 듯 new 랭크뉴스 2025.06.28
53290 오늘부터 지하철 요금 150원 오른다 new 랭크뉴스 2025.06.28
53289 [속보]윤석열, 특검 소환조사 위해 사저에서 출발 new 랭크뉴스 2025.06.28
53288 윤석열 前 대통령, 오전 10시 내란 특검 출석 예정 new 랭크뉴스 2025.06.28
53287 아내 살해 후 남편은 투신… 10대 자녀 신고로 발견 new 랭크뉴스 2025.06.28
53286 [속보]‘지하주차장은 막혔다’···윤석열 조사 앞두고 긴장감 도는 서울고검 new 랭크뉴스 2025.06.28
53285 "살 빠진 대가가 췌장염?"…빠니보틀도 맞은 '위고비' 英에서 부작용 급증 new 랭크뉴스 2025.06.28
서버에 요청 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