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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찬샘마을’서 발견…2009년 청주에 이어 국내서 두번째
14일 대전시 동구 직동 ‘찬샘마을’에서 온몸이 흰 ‘알비노 맹꽁이’가 관찰됐다. 문광연 이사 제공

온몸이 새하얀 맹꽁이가 짝짓기하는 희귀한 장면이 대전에서 관찰됐다. 국내에서 백색증(알비노) 맹꽁이가 발견된 것은 지난 2009년에 이어 두 번째다. 맹꽁이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2급 양서류로, 장마철에 집단으로 모여 짝짓기를 한다.

문광연 한국양서파충류학회 이사는 14일 오전 대전시 동구 직동 ‘찬샘마을’에서 맹꽁이 집단 서식지를 살펴보던 중 온몸이 흰색을 띠는 알비노 맹꽁이를 관찰했다고 밝혔다. 문 이사장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맹꽁이는 장마철이 시작되면 얕은 웅덩이 등에서 산란을 시작하는데, 전날부터 비가 내려 맹꽁이의 번식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이른 아침 나섰다가 흰 맹꽁이를 보게 됐다”고 했다. 그는 “지난 20~30년 동안 양서파충류를 연구해왔는데, 알비노 맹꽁이를 관찰한 것은 처음”이라며 “국내에서 알비노 맹꽁이가 발견된 것은 지난 2009년 청주 율량지구에 이어 두 번째”라고 설명했다.

그가 제공한 사진·영상 자료를 보면, 맹꽁이 수컷 한 마리가 온몸이 흰 암컷 등 위에 올라탄 채 도로와 잔디밭 등을 이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맹꽁이 수컷은 번식기 동안 암컷의 앞다리 뒤쪽을 껴안는 ‘액포형 포접’ 자세를 취하는데 이 모습이 포착된 것이다. 야행성인 맹꽁이는 밤에 초지·습지·웅덩이에서 먹이 활동을 하며 낮에는 땅속에 들어가 쉰다. 물에 산란한 알은 1~2일이면 올챙이로 변하고 30일이면 맹꽁이 모습을 갖춘다.

14일 대전시 동구 직동 ‘찬샘마을’에서 관찰된 맹꽁이 알. 물에 산란한 알은 1~2일이면 올챙이로 변하고 30일이면 맹꽁이 모습을 갖춘다. 문광연 이사 제공

알비노는 유전적으로 동물의 피부나 털, 눈 등의 멜라닌 색소가 결핍돼 발생하는 선천적 유전현상으로 증상이 나타날 확률은 10만분의 1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또 알비노 증상을 보이는 동물은 피부·털·눈뿐 아니라 눈의 색소 또한 부족해 붉게 보이는데 이번에 관찰된 맹꽁이의 눈 또한 붉은 빛이 띠는 것이 확인됐다.

맹꽁이는 기후변화에 민감하고, 번식·생존 등이 기후 조건에 따라 크게 달라져 환경지표종으로 여겨진다. 정부 또한 ‘기후변화 생물지표종’ 100종 가운데 하나로 지정해 맹꽁이의 생태를 통해 한반도 생물 다양성의 변화·취약성을 감시·예측하는데 활용하고 있다. 멸종위기의 주된 원인은 농경지 감소, 습지 개발, 도로 건설 등의 서식지 파괴와 기후변화 등이다.

14일 대전시 동구 직동 ‘찬샘마을’에서 온몸이 흰 ‘알비노 맹꽁이’가 관찰됐다. 문광연 이사 제공

이런 탓에 맹꽁이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멸종위기 적색목록 ‘취약’(VU) 등급으로 분류되고, 우리나라 정부도 멸종위기 2급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국내 서식 개체 수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경기도 파주·서울 한강·대구 대명 저수지·대전 갑천지구 등이 집단 서식지로 꼽히고 있다.

문광연 이사는 “올해 장마가 6월부터 시작되며 맹꽁이의 번식 시기도 덩달아 앞당겨지고 있다”며 “다른 양서파충류도 거의 1달 이상 번식이 빨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찬샘마을에서 번식하는 개체 수는 약 100여 마리로 추정된다. 문 이사와 대전충남녹색연합은 지난 2010년부터 대전 지역 맹꽁이 서식을 모니터링하면서 맹꽁이의 생태와 보전을 알리는 교육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맹꽁이 전문가’로 알려진 문 이사는 책 ‘개구리, 도롱뇽 그리고 뱀 일기’, ‘이야기야생동물도감’, ‘월평공원·갑천 생태도감’ 등의 책을 펴낸 바 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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