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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제26회 서울퀴어퍼레이드 현장
낮 최고 31도에도 축제 인파 인산인해
인근에서 개신교 단체 반대 집회 열려
14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와 우정국대로 일대에서 열린 '2025 26회 서울퀴어퍼레이드'에서 사람들이 입장하고 있다. 문지수 기자


23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와 우정국대로 일대 빌딩숲 사이로 여섯 색깔 무지개 깃발들이 바람에 나부꼈다. 이날 열린 '제26회 서울퀴어퍼레이드'에서 차별없는 축제를 즐기기 위해 동성 연인과 외국인, 장애인 등 3만 명(주최 측 추산)이 모여들었다. 낮 최고기온 31도에 달하는 무더운 날씨에도 사람들은 무지개 부채와 선글라스, 모자, 양산 등으로 무장한 채 열기 가득한 아스팔트 위를 거닐었다.

서울 도심에 펼쳐진 무지개 물결

14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와 우정국대로에서 열린 '2025 제26회 퀴어퍼레이드'에서 참가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기 위해 긴 줄을 서 있다. 문지수 기자


5차선 도로 양끝에 줄지어진 총 77개의 부스에선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졌다. 한양대, 연세대 등 대학 인권위원회와 동아리 부스는 사진촬영 배경판을 설치하고 "기념촬영하고 가세요"라며 참가자들을 불러 모았다. 캐나다, 호주, 독일 등 각국의 주한 대사관들도 부스를 열고 현장을 찾은 이들을 반겼다. 포춘쿠키 뽑기, 키링 만들기 같은 소소한 체험 활동도 곳곳에서 진행됐다. 기념촬영 구역에서는 손을 잡거나 입을 맞추는 등 각자의 방식으로 추억을 남겼다. '프라이드'(Pride·정체성을 긍정하자는 의미) 문구가 적힌 티셔츠와 팔찌, 스티커, 뱃지 등 기념품을 받기 위해 긴 줄을 서기도 했다.

이날 중앙행정기관으로는 최초로 질병관리청이 행사에 참여했다.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2017년부터 매년 공식 부스를 운영했으나, 올해는 열지 않았다. 대신 인권위 직원들이 자체적으로 ‘인권위원회 앨라이(Ally·성소수자 인권 지지자)모임’ 부스를 열었다.

14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와 우정국대로에서 열린 '2025 제26회 퀴어퍼레이드'에서 개신교 목회자들이 성소수자 지지 발언을 하고 있다. 문지수 기자


종교계도 성소수자들을 맞이하기 위해 나섰다. 30여명의 개신교계 목회자들은 행사장 입구 앞에 모여 '무지개 너머 무지개 축복식'을 열었다.
이동환 기독교대한감리회 목사는 이날 "감리회에선 성소수자를 축복하는 목사를 출교하고 있지만 축복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소수자 불교 모임 '불반'은 "부처님은 차별하지 않습니다. 모든 사랑은 평등합니다"라고 외치며 목탁을 연신 두들겼다.


이날 서울 은평구에서 6살 된 딸과 함께 온 조햇님(49)·남지현(48) 부부는 "아이가 성소수자 문화를 편견 없이 받아들이고, 정체성을 결정할 때 지지하겠다고 알려주려고 매년 방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새 정부를 향해 "필요할 때만 '차별금지법'을 이야기하지 말고 전향적으로 입장을 밝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성인이 된 후 처음 용기내 축제에 방문했다는 김모(19)씨는 "와보니 활기차고 좋다"며 "사람들의 인식과 제도가 하루빨리 개선되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날 행사 표어는 '우리는 결코 멈추지 않는다'였다.
양선우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장은 "지난 겨울 어려운 시간을 많은 시민이 함께 견뎠고, 그 안에서 성소수자들은 계엄만큼 강력한 차별을 일상에서 경험하기도 했다"며 "함께 멈추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축제에 와서 혼자가 아니라 서로 응원하고 지지하는 기운을 얻어가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오후 2시부터는 을지로입구역 앞에서 축하 무대와 연대 발언이 이어졌다. 이후 종로와 명동, 서울광장을 한 바퀴 도는 도심 행진을 진행했다.

인근에서 퀴어 축제 반대 집회 열리기도

14일 개신교 단체 '거룩한방파제'가 중구 서울시의회 인근에서 퀴어 축제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퀴어 축제를 반대하는 맞불 집회도 인근에서 열렸다. 개신교 단체 '거룩한방파제'는 오후 1시부터 중구 서울시의회 앞에서 퀴어축제 반대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포괄적 차별금지법 반대, 동성혼 합법화 반대' 등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어올렸다. 경찰은 충돌을 막기 위해 집회 행진 구간 주변에 가변차로를 운영하고, 교통 경찰 약 200명을 배치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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