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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이후 연일 논란 불거져
커지는 더본코리아의 백종원 리스크
[비즈니스 포커스]

서울 시내 한 더본코리아 인생설렁탕 매장에 할인 안내문과 백 대표 사진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렇게 욕 많이 먹는 사람은 처음 봤다.”
“이러다가 진짜 회사가 망할 수도 있다.”

네이버가 제공하는 더본코리아 종목토론실에 올라온 글들이다. 게시판에는 매일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를 비방하는 내용 혹은 회사에 대한 주주들의 걱정 가득한 글들이 수백여 개가 올라오고 있다. 더본코리아만큼 종목토론실에 많은 게시물이 올라오는 기업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연일 계속되는 백 대표 관련한 논란과 구설에 주가도 속절없이 추락하면서 주주들의 원성은 더욱 거세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말 상장 직후 한때 6만4000원을 돌파했던 더본코리아 주가는 현재 2만8000원대로 추락했다.


‘백종원 리스크’.

최근 더본코리아가 처한 상황은 이렇게 한 단어로 요약할 수 있다. 더본코리아 성장의 가장 큰 ‘힘’이 됐던 백 대표가 이제는 ‘짐’으로 전락해 회사의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하루가 멀게 백 대표와 관련한 논란이 일며 회사 이미지는 실추됐고 점점 더 많은 소비자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 이대로 가면 올해 더본코리아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꺾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주가에도 이런 우려가 반영됐다. 8개월 사이 무려 56% 넘게 떨어졌다.

상장 당시 쏟아졌던 장밋빛 전망


상장 당시만 해도 이런 결과가 나오리라곤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다. 지난해 11월 더본코리아는 IPO 시장의 ‘대어’로 평가받으며 코스피 시장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더본코리아 공모주 청약 경쟁률은 무려 772대 1을 기록하며 대박을 쳤다.

증권가에선 장밋빛 전망이 쏟아졌다. 백 대표가 출연한 넷플릭스 예능 ‘흑백 요리사’가 국내외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으로 백 대표는 ‘한국의 고든 램지’라는 별명을 얻었다.

백 대표의 명성이 해외에까지 퍼진 만큼 더본코리아의 글로벌 외식 사업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예상이 제기됐으며 한층 강해진 백 대표의 파워에 국내 사업도 순항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갑자기 예상치 못한 일들이 연이어 일어났다. 일명 각종 논란이 연일 터졌다. ‘호감’이었던 백 대표의 이미지는 순식간에 ‘비호감’으로 전락했으며 고객들은 빠르게 등을 돌렸다.

소비자들이 백 대표에게 실망한 이유는 백 대표가 방송을 통해 설파해온 ‘장사의 원칙’과 대비되는 행동을 스스로 한 것에 대한 배신감이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백 대표는 다양한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합리적인 맛과 가격, 그리고 믿을 수 있는 음식을 팔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작 본인은 이를 지키지 못했다. 빽햄만 봐도 그렇다. 빽햄은 더본코리아가 외식 사업을 넘어 HMR 시장까지 공략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선보인 캔햄 제품이다.

그러나 경쟁 제품과 비교해 가격은 높고 품질은 떨어진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도마에 올랐다. 백 대표는 빽햄을 홍보하면서 “100% 한돈을 썼는데 가격이 정말 좋다”고 했으나 실상은 달랐다. 빽햄의 돼지고기 함량(약 85.4%)이 스팸(약 91.3%)보다 낮았다. 그럼에도 훨씬 비싼 가격에 제품을 팔아 그를 믿었던 소비자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겼다.

그의 해명도 되려 논란을 키웠다. 빽햄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백 대표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직접 등판했다. 그는 “후발 주자인 빽햄은 생산단가가 높을 수밖에 없다”며 “돼지고기 함량이 낮은 대신 부대찌개에 넣어 끓이면 맛이 더 나도록 추가 부원료(양념)를 더 많이 넣었다”고 해명했으나 오히려 역효과를 불렀다.

기업공개 당시 “간편식 시장에서는 합리적인 가격과 품질을 최우선 고려하겠다”고 강조했던 그의 발언이 재조명되며 더 거센 역풍이 일었다. 더 큰 문제는 이후에도 논란이 계속 터졌다는 것. ‘물 탄 소스’, ‘직원의 술자리 면접’, ‘가맹점주와의 갈등’ 등 잊을 만하면 새 이슈가 터지며 백 대표, 그리고 더본코리아에 대한 대중의 신뢰는 산산조각이 났다.

백종원도 못 피한 ‘프랜차이즈의 저주’
급기야 과거 방송에 담겼던 백 대표의 행적들까지 재조명되며 그에 대한 이미지는 더욱 나빠졌다. 식품위생법 위반이 그렇다. 2023년 백 대표가 한 행사에 참석해 고기 조리 과정에서 농약 분무기로 소스를 뿌린 것이 문제가 됐다. 액화석유가스(LPG)법 위반도 과거의 일이 갑자기 수면 위로 올라온 논란 중 하나다. 지난해 게재한 유튜브 영상에서 그가 실내 주방에 고압가스통을 두고 요리하는 장면이 나와 안전성 문제가 제기된 것. 뒤늦게 이 사실이 부각되면서 더본코리아는 과태료 100만원 처분을 받기도 했다.

당시에는 큰 문제가 아니었으나 갑작스레 과거 행적까지 도마에 오르는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더본코리아의 근본적인 원인이 ‘상장’에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로 더본코리아와 같은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상장해서 잘된 사례를 찾기 힘들다. 그동안 수많은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IPO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증시에 입성했으나 현재까지 살아남은 곳은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 정도다. 사업 구조를 보면 답이 나온다. 기업이 상장하는 순간 회사의 주인은 개인이 아닌 주주가 된다.

회사 경영진은 이들의 이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를테면 프랜차이즈 기업의 경우 실적 개선을 위해 납품가를 올리고 매장 개수를 계속 늘려야 한다. 그러다 보면 점주와의 상생이 점점 어려워지며 이들은 불만을 갖게 된다. 특히 프랜차이즈 매장 수가 늘수록 점포당 매출은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여서 점주들의 불만은 더욱 커진다.




급변하는 외식 트렌드도 빼놓을 수 없다. 워낙 빠르게 유행이 생겼다 사라지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프랜차이즈 기업에 대한 장기 투자는 큰 리스크가 뒤따른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게다가 백 대표처럼 창업주, 즉 오너의 영향력이 크다는 것도 문제다. 이런 구조적인 한계로 인해 수많은 프랜차이즈 기업이 상장 직후 각종 논란에 휘말리며 증시에서 퇴출된 경우가 많다. 일명 ‘프랜차이즈 상장 저주’다.

예컨대 과거 피자 업계 1위였던 미스터피자도 회장의 갑질 논란이 불거지며 추락한 뒤 결국 상장폐지됐다. 여전히 재기에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더본코리아는 이 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연일 특단의 조치를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내부 조직을 새롭게 정비했으며 각종 브랜드의 파격 할인 행사를 앞세워 잃어버린 소비자 신뢰를 되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백 대표와 더본코리아는 잃어버린 소비자들의 신뢰를 되찾아 재도약에 성공할 수 있을까.

한경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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