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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 웨델해의 심해에서 지금까지 살아있는 모습이 관찰된 적이 없는 ‘남극 오징어’가 포착됐다. 슈미트해양연구소/내셔널지오그래픽 제공

남극 웨델해의 심해에서 지금까지 살아있는 모습이 관찰된 적이 없는 희귀 오징어가 포착됐다. 몸길이 90㎝에 긴 다리 끝에 큰 갈고리를 지닌 이 심해오징어는 그동안 그물에 걸리거나 다른 해양동물의 위에서 발견된 적이 있지만 살아 움직이는 모습을 촬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과학잡지 ‘내셔널지오그래픽’과 미국 뉴욕타임스 등은 최근 미국 슈미트해양연구소의 무인잠수정 ‘수바스찬’(SuBastian)이 지난해 12월24일 웨델해 해저 2100m 지점을 탐사하던 중 희귀 두족류인 ‘남극 오징어’(Gonatus antarcticus)를 촬영했다고 전했다.

보도를 보면, 이날 탐사는 내셔널지오그래픽과 롤렉스가 협력해 산맥·열대우림·해양 등의 기후변화를 기록하는 프로젝트의 하나로 진행됐다. 애초에 연구진은 심해 평원을 관찰하기 위해 잠수정을 바다에 투하했는데, 예상치 못한 ‘선물’이 나타난 것이다.

이날 잠수정이 해저 약 2100m쯤 내려갔을 때, 연구진은 실시간 영상에서 정체불명의 그림자를 포착했다. 탐사선에 타고 있던 마누엘 노비요 아르헨티나 ‘생물다양성 생태연구소’ 박사후연구원은 “오징어가 갑자기 ‘짜잔’하고 나타났다”고 내셔널지오그래픽에 말했다.

잠수정 앞에 나타난 오징어는 몸길이 약 90㎝에 달하는 남극 오징어로, 무인잠수정을 보고 놀란 듯 곧 연녹색 먹물을 내뿜었다고 한다. 오징어는 잠수정 근처에 2~3분 동안 머물렀고, 덕분에 연구진은 레이저를 이용해 오징어의 몸 크기, 생태적 특징 등을 기록했다.

연구진의 설명을 보면, 이 희귀 오징어가 살아 움직이는 모습이 관찰된 것은 처음이다. 지금까지 이 종은 미국 포클랜드 제도 인근에서 활동하는 어선에 잡히거나 다른 해양동물의 뱃속에서 발견된 잔해로만 존재가 알려져 있었다. 두족류 생물학자인 캣 볼스테드 뉴질랜드 오클랜드대 조교수가 영상분석을 통해 잠수정이 촬영한 오징어가 ‘남극 오징어’임을 최종적으로 확인했다. 그는 “이 종은 두 개의 긴 다리 끝에 매우 큰 갈고리가 있는데, 영상에서 이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갈고리는 먹이를 사냥할 때 제압과 포식에 사용될 것으로 추정됐다.

슈미트해양연구소는 지난 4월에도 남극하트지느러미오징어의 모습을 최초로 촬영한 바 있다. 슈미트해양연구소 제공

한편 이번에 관찰된 오징어의 다른 다리에서는 생긴 지 얼마 안 된 긁힌 자국과 빨판 자국도 보였는데, 연구자들은 이 오징어가 최근 다른 동물의 공격을 받았을 것이라고 봤다. 알렉스 헤이워드 영국 엑시터대 강사는 ‘범인’이 남극하트지느러미오징어(Colossal squid)일 수 있다고 했다. 두 종은 서식 범위와 수심이 겹치는데, 남극하트지느러미오징어는 세계에서 발견된 종 가운데 가장 큰 오징어로 여겨지고 있다. 슈미트해양연구소는 지난 4월에도 남극하트지느러미오징어의 모습을 최초로 촬영한 바 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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