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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사 지인 전언…“생일 전후론 도배할 정도”
윤석열 전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제21대 대통령선거일인 지난 6월 3일 서울 서초구 원명초등학교에 마련된 서초4동제3투표소에서 투표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공동취재 연합뉴스


[주간경향] “그날 아침 경찰 인원 3개 중대가 동원됐다. 내가 거주하는 오피스텔 앞에 3개 중대 버스가 주차됐다. 병력 일부는 옆 건물의 서울의소리로, 다른 일부는 내 숙소로 왔다. 내 숙소에는 소방차까지 출동했다. 문을 안 열면 강제 개문하려 했던 것이다. 서울의소리에서 가져간 건 아무것도 없다. 목적은 나였다.”

지난 6월 10일 통화한 최재영 목사의 말이다. 윤석열이 불법 계엄을 선포한 지난해 12월 3일 아침 상황이다. 최 목사 휴대전화의 포렌식 작업은 다음 날까지 이어졌다. 계엄 선포 소식을 들은 건 포렌식 작업에 입회했던 서울경찰청에서였다.

최 목사는 내란의 시작점이 그날 저녁 10시 27분이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당일 아침 유례없는 대규모 병력을 동원한 압수수색을 비롯, 오래전부터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휴대전화 포렌식 과정에서 그날 당일 체포대상자 명단 14명과 별도로 내 이름을 포함한 다른 명단이 있었던 것이 밝혀졌다. 윤석열이 계엄을 선포하면서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세력’이라 거론했는데, 여 전 사령관에서 나온 명단에 포함된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과 최재영 목사라고 이 사람들은 판단한 것이다. 나는 그렇다쳐도 이석기 전 의원은 거의 가택 연금 상태로 아무런 활동도 못 하고 있는 사람이다. 윤석열 정권에 영향을 준 게 아무것도 없다.”

12월 3일 아침부터 불법 쿠데타 전조

최 목사는 오는 7월까지 출국 금지 상태다. 현재 공직선거법 위반 등 4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이 진행 중이다. 디올백 실물은 공개된 적이 없다. 최 목사는 “내가 준 디올백은 이미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무슨 뜻일까.

“유○○ 비서가 현금 처리해서 그 백은 없는 것이다. 유씨나 용산 수중에는 없는 것이다. 그런데 이게 문제가 되니 뒤늦게 동일 제품으로 퉁친 것 같고, 겁이 나니까 공매에 부쳐 국고에 귀속시키겠다 그런 말을 하는 것 아니겠는가.”

전 정권에서 사건을 종결시키고 불기소 처분됐지만, “디올백 사건은 지금도 진행 중”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우리 변호사가 최재영 목사에게 돌려달라고 소송을 냈는데 갑자기 사건을 종결했다. 서울의소리 측이 항고하면서 행정 절차가 중단된 상태다. 돌려달라고 해서 돌려줄 리도 없지만, 만약 돌려받는다면 내가 준 건지 아닌지는 시리얼 넘버를 대조하면 바로 알 수 있다.”

김건희 여사 명품 수수는 최 목사 건만 있는 것이 아니다. 검찰은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통일교 측이 건넨 샤넬백 등에 대한 수사도 진행하고 있다.

“그 사람들(윤석열·김건희)은 남의 눈을 신경 쓰는 사람들이 아니다. 타임라인을 살펴보면 내 사건으로 나라가 온통 들썩이는 와중에 샤넬백을 받은 것이다. 내 사건 때문에 온통 시끄러웠다면 돌려주거나 안 받아야 하는데 그러거나 말거나 받은 것이다. 애초부터 그런 사람들이다.”

주간경향은 한남동 대통령실 관저에 출입했던 다른 김건희 여사의 지인들로부터도 유사한 증언을 확인했다. 디올백 사건으로 여사의 취향이 확인되자 오히려 디올 명품 선물이 폭주했다는 것이다.

“온갖 군데서 디올 명품과 선물권이 들어온 것이다. 여사 생일(9월) 전후로는 도배할 정도로 들어왔다. 디올 명품 선물을 준 사람 중에서는 실세 윤핵관 의원 부인도 있었다.”

이 인사는 들어온 명품과 선물 상품권을 들고 직접 가서 더 비싼 명품 옷과 바꿔왔다는 증언을 내놨다.

“김 여사가 과거 ‘월간조선’ 인터뷰에서 ‘꼭 명품을 입을 일이 있다면 제 사비로 구입하겠다. 국민 세금을 허투루 쓰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를 겨냥해 그런 말을 했겠지만 화나는 일이다. 여사 쪽으로 특활비가 70억원인가 배정됐던 거로 안다. 결국 자신은 돈을 안 쓰고 선물 받은 거로 더 비싼 명품을 바꿔 입었으니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고 주장할 셈인가.”

“명품 수수 사회적 시선은 개의치 않았다”

최 목사가 자신이 건넨 300만원 상당의 디올백은 김 여사가 비서에게 쓰라고 줬을 것이라는 추정에 대해 전 대통령실 관계자는 “아마도 사실일 것”이라고 했다.

“어느 날 갑자기 유○○씨가 톰 브라운 옷을 위아래로 입고 있는 걸 본 적 있다. 톰 브라운도 고가 브랜드다. 한 벌에 최소 700만~800만원하는 옷인데 그걸 공무원 신분에서 사 입을 수 있었을까.”

이 관계자는 자신이 목격한 여사의 디올 취향은 뚜렷했다고 말했다.

“평소에 입는 옷도 디올이다. 관저에서 입는 평상복도 디올이었다. 최근 명품 수수 의혹 보도를 보고 내가 얼굴이 달아올랐다. 받을 수는 있다고 치자. 그걸 더 비싼 거로 바꾸러 간다는 것이 말이나 되나.”

이 인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날 수밖에 없었던 것은 대통령실 내에서 김건희 여사의 전횡에서 비롯된 참사와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내가 있을 때도 김 여사의 의사를 받아 전달하는 관저팀 말을 누구도 거역할 수 없었다. 논란이 된 마포대교 사진을 보면서 ‘이건 정말 잘못됐다’고 생각했다. 정치 성향을 떠나 역대 모든 영부인 행사를 보면 그렇게 뭐 지시하고 이런 사진이 없다. 영부인이 봉사하는 사진이지. 이건 본인이 직접 정책에 관여한 것이나 마찬가지이지 않나.”

마포대교 시찰 당일 김 여사가 무언가 지시하는 듯한 포즈만 취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필 골라낸 사진이 왜 그런 사진이었을까.

“실제 사진을 보면 여사 뒤쪽으로 경호관이 손짓하면서 시민들을 막는 장면이 찍혀 있다. 여사는 허리춤에 손을 얹고 지시하고 있고. 그 사진은 절대로 나가선 안 될 사진이었다. 그런데도 공개된 건 여사가 직접 골랐기 때문이다. 자기 얼굴만 눈에 들어오고 그 뒤는 안 보이는 것이다. 역대 어느 정부가 행사 사진을 올릴 때 대통령 사진은 다섯 장이고 영부인 사진은 열 장, 열다섯 장인 적 있나. 여사가 선정하니까 아무도 터치를 못 하게 된 것이다.”

지난해 9월 10일 김건희 여사가 자살 방지를 위해 서울 마포대교 난간에 설치된 도르래를 만져보고 있다. 여사 뒤로 경호 인력이 시민 통행을 막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대통령실 제공


현재 김 여사 수사는 서울중앙지검이 진행하는 명태균 등 공천 개입 의혹, 서울남부지검의 건진법사 게이트, 서울고검이 진행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의 세 갈래로 진행되고 있다. 수사 진전 여부에 따라 명태균 등 공천 개입 의혹과 건진법사 명품 수수 및 인사 청탁 의혹은 중첩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검찰 판단으론 도이치모터스 의혹이나 명태균 공천 개입 의혹 관계인 조사는 거의 마무리됐으며, ‘핵심 피의자’인 김건희 여사 대면조사만 남은 상태다.

대선 전인 5월 13일 김 여사 측은 검찰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추측성 보도로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등의 이유를 들며 불출석했다. 대선이 끝난 지난 6월 9일엔 다시 “명태균 관련 검찰이 기재한 범죄사실이 범죄로 성립하지 않고, 이미 수사한 사실관계와 배치되며 단순한 의혹에 불과하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의견서를 검찰에 냈다.

“특검 시작되면 새로운 사실 쏟아져 나올 것”

특검법이 발효되면서 결국 말 바꾸기를 하며 버티기에 들어간 김건희 수사의 공이 특검으로 넘어가는 거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과거 권력형 비리·국정농단 특검 당시 검찰의 행태를 볼 때 특검이 출범하기 전 검찰이 최대한 수사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소환을 강행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과거 윤석열 대선 캠프에 몸담았던 신용한 서원대 석좌교수는 “약 한 달 이상 걸릴 특검 출범 준비 기간에 검찰은 최소한 두 번 이상 출두를 요구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새로 출범한 정부가 기존의 검찰 조직을 해체하고 재구성하더라도 현재의 검찰 조직으로선 자존심 문제이기도 하고, 구성원별로는 공소청이든 중수청이든 자신들이 얼마나 좋은 데로 재배치되느냐가 달린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과거 형사사건에선 일반적으로 부부를 동시에 구속하는 건 가급적 피하는 것이 관례였지만, 이 경우는 사안이 다르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하나는 내란이고, 이미 감옥에 있어야 하는 사람인데 억지로 풀어줬다. 결국 추가로 김건희를 구속할 것인가 말 것인가만 남는데 죄질이 워낙 좋지 않다. 자신이 명품 수수한 것도 당연하게 생각하고, 상습적으로 해왔다. 반성의 기미가 조금도 없다.”

그는 특검이 본격 가동되면 새로운 사실이 쏟아져 나오리라 전망했다.

“이 부부를 보호할 사람이 주변에 없다. 박근혜 국정농단의 경우는 어떻게 보면 최순실과 엮인 개인 비리였다. 내란과는 차원이 다르다. 자칫하면 자신도 내란혐의에 빨려 들어가는 것이다. 분명 새로운 진술이 나올 수밖에 없다.”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근무했던 비서관들은 주간경향의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과거 최재영 목사 디올백 동영상에 신라면세점 가방을 들고 등장했던 조모 행정관은 “언론 인터뷰는 하지 않는다”며 취재를 거부했다. 김 여사 생일에 디올 명품 선물을 전했다고 언급된 ‘실세 윤핵관 부인’은 주간경향의 취재에 “(인터뷰를) 안 하겠다”며 전화를 끊었고, 문자메시지에도 답하지 않았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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