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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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호텔앤리조트 김해 전경.
경남 김해에 위치한 ‘롯데호텔앤리조트 김해’. 금관가야 역사에서 영감을 받은 이른바 ‘세움 장식’을 디자인 콘셉트로 지어진 이 호텔은 작년 말 오픈과 동시에 화려한 외관으로 주목 받았다. 이뿐만 아니라 다양한 부대시설과 반려동물을 위한 펫룸을 구비하며 단숨에 김해의 신흥 명소로 떠올랐다. 그 결과 이곳은 올해 한국관광협회중앙회의 호텔 등급 심사에서 5성급 등급을 획득하는 데 성공했다.
다가오는 여름 휴가철을 맞아 국내를 여행하는 내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새롭게 별 다섯 개를 단, 이른바 신규 ‘럭셔리 호텔’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호텔이나 리조트가 별 다섯 개를 획득하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깨끗한 객실과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는 기본이다.
다양한 부대시설과 친절하고 꼼꼼한 서비스까지 갖췄다는 평가를 받아야 별 5개를 획득, 최고 수준의 서비스와 시설을 갖춘 럭셔리 호텔로 인정받을 수 있다. ‘롯데호텔앤리조트 김해’를 비롯해 ‘앰배서더 서울 풀만’ 등이 새롭게 5성급 현판을 달며 올여름 손님들을 맞이한다.
이 중에서도 롯데호텔앤리조트 김해는 오픈한 지 약 6개월 만에 깐깐한 심사를 단숨에 통과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연면적 3만909㎡, 지하 1층~지상 8층으로 디럭스, 패밀리, 스위트룸 등 250실을 갖춘 이곳은 경남 최초의 5성급 리조트라는 타이틀까지 얻게 됐다.
호텔들의 보증수표 ‘별’안을 둘러보면 롯데호텔앤리조트 김해가 어떻게 빠르게 별 다섯 개를 획득할 수 있었는지 이해가 간다. 고급스러운 리조트 내부에 들어서면 먹거리와 즐길거리가 다양하다. 골프장뿐 아니라 키즈 클래스 진행이 가능한 문화·레저시설도 있다. 대규모 정원형 공원도 조성했다. 차문화정원, 놀이정원, 잔디마당, 로맨틱가든, 워터플라자, 이벤트 가든 등 테마별 정원을 마련해 가족 고객들이 즐기기 좋다.
또 리조트와 롯데쇼핑이 직접 운영하는 롯데워터파크를 연결해 투숙객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여러 즐길거리와 먹거리뿐 아니라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해 이번에 5성급 현판을 따낼 수 있었다”고 했다.
서울에서는 앰배서더 서울 풀만이 새롭게 5성급 호텔이 됐다. 서울 장충동에 위치한 이 호텔은 2020년 장충동 앰배서더호텔을 약 2년간 리모델링해 2022년 문을 열었다. 평범했던 호텔 외관의 경우 유리와 금속재 패널로 마감한 고급스러운 커튼월룩으로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또 기존 413개이던 객실을 269개로 줄이고 최고급 레지던스 49실을 새로 만들었는데 객실은 한국의 고풍스러운 전통 인테리어로 꾸민 것도 특징이다.
이외에도 피트니스센터, 사우나, 실내수영장 등은 고급 호텔에 걸맞게 인테리어를 대폭 교체하며 개장 직후 별 다섯 개를 달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호텔 일부의 시설이 미흡해 등급심사가 계속해서 미뤄졌다.
약 2년 11개월 동안 ‘무등급’ 0성 호텔로 영업을 이어가다 마침내 올해 초 5성 현판을 거는 데 성공했다. 이를 계기로 서울의 새로운 럭셔리 호텔 반열에 올라 ‘호캉스’ 고객들을 끌어 모은다는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4개의 호텔이 5성 현판을 새롭게 내건 바 있다. ‘켄싱턴 평창’, ‘인터불고 엑스코’, ‘아난티 앳 부산 빌라쥬’, ‘인스파이어 리조트’ 등이 주인공이다. 작년 4곳과 올해 2곳이 추가됨으로써 국내에서 운영 중인 5성급 호텔 수는 총 68곳이 됐다.
3년마다 재심사해 등급 결정물론 5성급 호텔이 됐다고 안심할 수는 없다. 한국관광협회중앙회는 3년마다 호텔에 대한 평가를 실시해 등급을 결정하고 있다. 각각의 호텔들이 등급에 맞는 시설과 서비스 등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서비스가 미흡하거나 부대시설 등이 문을 닫을 경우 언제든 강등될 수 있다. 평가 방법도 깐깐하다. 5성급 호텔들은 기본적으로 깨끗한 객실과 욕실은 물론 비즈니스센터, 고급 메뉴 및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3개 이상 레스토랑을 갖춰야 한다. 또 대형 연회장과 국제회의장을 갖춰야 하고 24시간 룸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재심사 기간이 정해지면 3명의 전문가가 호텔을 직접 방문해 위와 같은 서비스들이 적절하게 이뤄지고 있는지를 점검해 점수를 부여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전문가 1명과 소비자 1명으로 구성된 평가원들이 몰래 호텔을 찾아 종업원들의 태도와 목소리, 내부 청결 상태, 식당의 맛과 직원들의 친절도 등 주관적 요소까지 점수를 채점하는 절차도 거쳐야 한다. 일명 ‘암행평가’다.
재심사 기간이 돌아오면 호텔들이 잠시도 긴장의 끈을 놓칠 수 없는 이유다. 총 1000점 만점 중 900점 이상을 획득해야 5성 호텔로 인정받는다.
만에 하나 별을 잃기라도 한다면 호텔 입장에선 타격이 크다.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별의 개수는 호텔의 시설과 서비스를 보증해 주는 역할을 한다”며 “국내외 관광객들이 이를 보고 투숙을 결정하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올해도 ‘웨스틴 조선 부산’, ‘JW메리어트서울’, ‘포시즌스 호텔 서울’ 등 국내 유명 5성급 호텔들이 등급 재심사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5성급 호텔이 4성으로 강등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지만 절대로 안심할 수는 없다. 지난 2023년의 경우 오랜 역사를 자랑하던 ‘스위스그랜드호텔’과 ‘거제삼성호텔’이 5성에서 4성으로 강등돼 업계가 충격에 빠지기도 했다.
반대로 올해 5성급 진입을 노리는 호텔들도 있다. ‘롤링힐스호텔’, ‘노보텔 앰배서더 수원’, ‘더케이호텔 서울’ 등을 꼽을 수 있다.
이 호텔들은 과거 무궁화로 호텔 등급을 평가하던 시절 모두 최고 등급인 ‘특 1급’ 호텔이었다. 2015년 별로 등급 체계가 바뀌면서 내부 시설 등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5성을 획득하는 데 실패했다. 세 호텔 모두 현재 4성급인데 공교롭게도 올해 재심사를 앞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들이 다시 한번 최고 등급인 5성급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호텔 관계자는 “국내에서 호캉스가 하나의 휴식 문화가 됐다”며 “특히 최근 소비자들은 서비스가 좋고 고급스러운 호텔을 선호하는 현상이 뚜렸해지고 있어 5성급이 되기 위한 호텔들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