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동구 달맞이공원에서 바라본 강남구 압구정동 아파트의 모습. 연합뉴스
강남 4구(서초·강남·송파·강동) 아파트 매수세가 3년 10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2021년 부동산 급등기 수준으로 치솟았다. 매도자들은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호가를 높여 내놓고 있다.
13일 한국부동산원 6월 둘째 주(9일 기준)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강남 4구인 서울 동남권의 매매수급지수는 108.3을 기록해 전주(105.3)보다 3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21년 7월 넷째 주(108.9) 이후 3년 10개월 15일 만에 최고치다.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대표적인 매수심리 지표다. 0~200으로 표기되는데, 기준점(100)보다 높으면 매수자가 많고, 낮으면 매도자가 많다는 의미다. 즉 100을 넘으면 매수세가 강하고, 매도자 우위인 시장이다.
강남 4구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최근 확대 폭을 키우며 서울 집값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 9일 기준 강남 4구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56% 상승하며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 확대 재지정 직전인 3월 셋째 주(0.68%)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송파가 0.71%로 서울 25개 구 중 가장 많이 올랐고, 강남(0.51%) 강동(0.50%) 서초(0.45%)가 뒤를 이었다. 특히 강동은 2018년 9월 둘째 주(0.80%) 이후 약 6년 8개월 30일 만에 최대 폭 상승이다.
강남 4구 외에도 서울 전반으로 매수세가 강해지고 있다. 서울은 9일 기준 매매수급지수가 101.7로 전주(100.2)에 이어 2주 연속 100을 넘어섰다. 도심·동북·서북·서남·동남권 모든 권역이 지난 5월 셋째 주부터 매매수급지수가 3주 연속 올랐다.
용산이 포함된 도심권은 105.3으로 지난해 8월 둘째 주(105.4) 이후, 마포가 있는 서북권은 104.1로 지난해 8월 첫째 주(104.3) 이후, 목동·여의도 재건축 단지들이 있는 서남권은 103.5로 지난해 8월 넷째 주(104.2)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며 지난해 불장 수준이었다.
노도강(노원·도봉·강북)이 포함된 동북권은 매매수급지수가 93.9로 서울 평균보다 낮지만, 4주간 매주 상승(90.2→90.5→91.5→92.2→93.9) 중이다.
서울을 중심으로 불장 재현과 ‘패닉바잉’ 조짐까지 보이면서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관심이 쏠린다. 정부는 전날 부동산시장 점검 회의에서 “투기, 시장 교란 행위나 심리 불안으로 인한 가수요 등이 시장 안정을 저해하지 않도록 각 부처의 가용한 정책 수단을 총망라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일보
권중혁 기자([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