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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쉐론 콘스탄틴이 브랜드 설립 270주년을 맞아 시계 역사에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워치스&원더스에서 공개한 신작 ‘캐비노티에 솔라리아 울트라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 La Première(Les Cabinotiers Solaria Ultra Grand Complication – La Première, 이하 솔라리아)’가 총 41가지 기능을 탑재해 2025년 현재 가장 복잡한 손목시계 부문 기록을 세운 것이다.

브랜드 설립 270주년을 기념해 선보인 캐비노티에 솔라리아 울트라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 La Première 워치. 사진 바쉐론 콘스탄틴

무브먼트 조립에 사용된 1521개의 부품, 8년의 연구·개발 기간, 13건의 특허 출원 등 수치만으로도 ‘역대급’이라는 표현이 무색하지 않다. 오직 한 점만 제작된 유니크 피스인 이 시계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시계 브랜드 중 하나인 바쉐론 콘스탄틴의 기술력과 장인정신이 집약된 결정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1521개의 부품으로 조립하고, 13건의 특허 출원 기술을 가진 자체 제작 무브먼트 3655. 사진 바쉐론 콘스탄틴
270년의 역사를 들여다 볼 수 있었던 워치스&원더스 부스 전경. 사진 바쉐론 콘스탄틴


41개 기능, 1521개 부품
1521개의 부품으로 이루어진 새 칼리버 3655는 단연 이 시계의 핵심이다.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의 종소리를 구현한 미니트 리피터, 중력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투르비용, 매달 날짜 수를 미리 설정해 사용이 편리한 퍼페추얼 캘린더, 한 번에 두 구간의 시간 흐름을 잴 수 있는 스플릿 세컨드(더블 크로노그래프), 문페이즈, 월드 타임 등 전통의 컴플리케이션 기능뿐 아니라 해수면의 높이를 재는 대조 및 소조 표시, 춘분·하지·추분·동지 표시, 일출∙일몰 시각 등 좀처럼 보기 힘든 관측 기능을 함께 담아냈다.

시계 앞뒤를 꽉 채운 41개의 기능. 복잡하지만 가독성을 최대한 살리는 데 집중했다. 사진 바쉐론 콘스탄틴

특히, 태양 경로와 관련한 여러 컴플리케이션을 한데 담은 것이 인상적이다. 이 시계는 착용자가 위치한 위도에서의 태양의 위치, 높이, 적위 각도, 남중 시각을 계산해 알려준다. 더불어 스플릿 세컨드를 이용해 하나의 별자리 혹은 특정 별이 착용자 시야의 가운데에 나타나기까지 걸리는 시간까지 계산해 알려주는 ‘천체 추적’ 기능도 담았다. 손목시계 역사상 처음 탑재한 기능이다. 천문학과 연관된 모든 기능은 두께 2.8㎜의 모듈 안에 모였다.

시계 뒷면에는 천체와 관련한 정보를 담았다. 사진 바쉐론 콘스탄틴

모듈 아래 놓인 베이스 무브먼트에는 천문학 이외의 다른 기능을 담았다. 대표 기능은 13개 특허 중 7건과 관련된 미니트 리피터다. 바쉐론 콘스탄틴은 4개의 해머가 공을 때려 소리를 내는 웨스트민스터 리피터를 탑재했음에도 무브먼트 두께를 늘리지 않는 데 집중했다. 해머의 크기를 줄였지만, 금을 사용해 무게를 늘려 에너지 전달을 극대화함으로써 두께 문제를 해결했다. 또한 공의 단면을 직사각형 형태로 만들고 미들 케이스에 연결해 소리를 증폭했다.

1521개의 부품으로 이뤄진 칼리버 3655의 조립 과정. 사진 바쉐론 콘스탄틴

모듈을 포함해 칼리버 3655의 전체 두께는 10.96㎜다. 이를 탑재한 화이트 골드 소재 케이스의 지름은 45㎜, 두께는 14.99㎜다. 41개의 기능을 가진 시계치고 두껍지 않다. 부품의 두께와 크기를 줄이고, 무브먼트 구조까지 개선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무브먼트를 설계한 워치 메이커는 케이스 개발에도 힘을 보탰다. 수많은 기능을 구현하기 위한 크라운, 푸시 버튼 등의 부품을 케이스에 통합해야 했기 때문이다.


복잡하지만 읽기 쉬운 다이얼
솔라리아는 케이스 앞뒤 면을 모두 다이얼로 활용하는 구조다. 다이얼 앞면에는 캘린더와 달과 태양 등 천체 관련 디스플레이를 담았다. 사파이어 크리스털 글라스를 사용한 뒷면에는 별자리 차트와 스플릿 세컨드,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가 있다.
바쉐론 콘스탄틴은 다이얼 앞면에 총 4개의 카운터(3∙6∙9∙12시 방향)를 두고, 하나의 카운터당 최대 5개의 기능을 배치해 가독성을 살렸다. 더불어 흑과 백, 회색을 주로 쓰되 녹색과 빨간색을 포인트로 사용해 필요한 정보를 빠르게 읽을 수 있게 만들었다.
케이스 내 좁은 공간을 최대한 활용한 방식도 남다르다. 일례로 남은 동력을 알려주는 파워리저브는 백케이스 가장자리를 활용한, 마치 자동차 대시보드의 연료 게이지 형태로 확인할 수 있다. 이 시계는 바쉐론 콘스탄틴 내 마스터 워치메이커 한 명이 설계부터 케이스 조립까지 도맡아 완성했다.

브랜드 창립 270주년 기념 모델 캐비노티에 솔라리아 울트라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사진 바쉐론 콘스탄틴

박람회 현장에서 스타일 & 헤리티지 디렉터 크리스티앙 셀모니를 만나 270주년에 대한 감회, 신제품 준비 과정, 한국에 최근 문 연 플래그십 스토어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바쉐론 콘스탄틴에서 35년간 일하며 무브먼트 개발 부서를 포함한 여러 팀과 협업해 시계 디자인에 관여하고 있다. 설립 초기부터 축적된 편지, 스케치, 사진과 1600점에 이르는 시계 등 브랜드 유산을 다양한 채널을 통해 알리는 것도 그의 주요 업무다. 솔라리아 워치에 대해 “무브먼트의 소형화를 시작으로 여러 기능을 논리적이고 간결하게 배치한 덕에 손목시계로 나올 수 있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Q. 270주년 기념 모델로 ‘솔라리아’를 택한 이유는 무언가.
“41개 기능을 갖춘 시계로 우리의 워치메이킹 예술이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 보여주고자 했다. 바쉐론 콘스탄틴은 올해처럼 유의미한 해마다 특별한 시계를 제작해왔다. 250주년에는 당시 가장 복잡한 손목시계인 ‘뚜르드 릴’, 260주년에는 57개 컴플리케이션을 담은 회중시계 ‘레퍼런스 57260’을 선보였다.”

천문학과 관련한 기능을 무브먼트 내 두께 2.8mm의 모듈 안에 담았다. 사진 바쉐론 콘스탄틴

Q. 이 시계 말고도 기념 모델이 많다.
“‘솔라리아’가 확실한 주인공이지만, 동시에 클래식 라인에도 경의를 표하고 싶었다. ‘트래디셔널’과 ‘패트리모니’는 우리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퍼페추얼 캘린더, 오토매틱 투르비용, 3종의 오픈페이스, 여성용 타임피스 등 복잡한 모델부터 간결한 모델까지 여러 가지 모델을 내놨다. 두 컬렉션에 속한 시계 모두 브랜드 상징인 말테 크로스 기요셰에서 영감을 받은 다이얼 패턴으로 장식됐다. 기요셰 장인과 수석 디자이너가 협업해 만든 이 패턴은 다이얼 8시 혹은 11시 방향에서 시작해 방사형으로 퍼져 나간다. 무브먼트엔 100년 전 사용한 스트라이프 패턴인 ‘꼬뜨 유니크’를 더했다. 모든 시계는 리미티드 에디션이다. 예컨대 트래디셔널 투르비용 퍼페추얼 캘린더는 127점만 만든다. 270주년을 기념해 127, 270, 370점으로 수량을 정했다.”

트래디셔널 투르비용 퍼페추얼 캘린더 270주년 기념 모델. 사진 바쉐론 콘스탄틴


Q. 방대한 아카이브를 다루다 보면 어려움도 클 것 같다.
“습기와 화재를 피해 보관하고 관리하는 게 힘들다. 종이 자료만 해도 전체 길이 420m에 이른다. 대부분은 이미 디지털화됐다. 시계의 진품 여부를 확인하거나 고객의 요청에 응답할 때 유용하다. 참고로 우리 시계의 무브먼트와 케이스엔 고유번호가 각각 있고 이를 아카이브에 빠짐없이 기록해 둔다. 수집가에게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Q. 270년 동안 단 한 해도 제작을 멈추지 않았다. 그 비결을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결국 혁신과 창의성이다. 바쉐론 콘스탄틴은 워치메이킹뿐 아니라 장식 공예에서도 수준 높은 전문성을 유지하며 끊임없이 진화해왔다. 단순히 홍보나 마케팅을 위한 혁신이 아닌, 고객에게 진정한 가치를 전하는 혁신이다. 디자인적으로도 우리는 늘 시대의 순간을 포착하려 노력해왔다. 예컨대 ‘히스토릭 아메리칸 1921’은 화려함과 광란으로 가득한 1920년대 정서를 담아낸 대표적 모델이다. 기술적 창의성과 헤리티지의 존중, 이 두 가지 축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메종의 핵심 철학이다.”

패트리모니 셀프와인딩 270주년 기념 모델. 사진 바쉐론 콘스탄틴


Q. 젊은 세대에 바쉐론 콘스탄틴의 가치를 어떻게 전달하고 있는가.
“그들 대다수가 스마트워치에 매력을 느끼지만 한편으로는 기계식 고급 시계와 그에 담긴 기술력을 높이 평가한다. 빈티지 시계에도 관심이 많다. 수작업으로 완성된 아름다운 오브제에 관심이 많다는 뜻이다. 우리는 계속해 하이 워치메이킹 예술에 집중하려고 한다. 젊은 세대에 매력을 어필할 존재감 있는 제품이 많다.”

서울 청담동에 문 연 플래그십 매장인 '메종 1755 서울' 전경. 브랜드의 세계 최대 규모 매장으로 알려졌다. 사진 바쉐론 콘스탄틴


Q. 서울에 세계 최대 규모의 플래그십 스토어가 문을 열었다. 이 공간의 역할은 무엇인가.
“플래그십 스토어는 브랜드 철학과 전문성을 경험할 수 있는 상징적 장소다. 일종의 ‘홍보대사’ 또는 작은 매뉴팩처 역할도 겸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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