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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현충일 추념식에 입장하고 있다. 박관천 대통령경호처 차장(오른쪽 뒤)이 이 대통령을 수행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최순실 게이트 도화선에 불을 붙인 내부 폭로자가 대통령 경호처를 이끄는 2인자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박관천 경호처 차장 이야기다.

지난 4일 발표된 박 차장 인선은 황인권 경호처장보다 더 화제를 모았다. 박 차장이 박근혜 정부 시절 ‘정윤회 문건’을 유출해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으로 수사 및 재판까지 받았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정윤회 사건은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씨의 전 남편 정윤회씨가 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라는 내용을 담은 청와대 작성 문건이 2014년 언론에 유출돼 논란이 된 사건이다. 공직기강비서관실의 행정관이었던 박 차장은 당시 이 문건을 만들었다. 2016년 최순실씨가 국정에 개입했다는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면서 ‘정윤회 문건’은 재조명됐다. 정씨가 아닌 최씨가 실세였어서 문건에 오류가 있었지만 문건 내용 일부는 사실이었음이 세상에 드러나게 됐다.

박 차장은 경찰에 재직할 당시에도 남다른 시절을 보냈다. 1993년에 경찰에 입직한 그는 주전공이 특수수사였다. 2011년 경찰청이 만든 지능수사대에서 초대 대장을 맡으며 본격적으로 장기를 발휘했다. 지수대장 당시 박 차장은 한국에서 피해액 규모 1위라 불리는 ‘조희팔 사건’을 진두지휘했다. 2012년에는 수억원대 뇌물수수 의혹 수사를 받은 김광준 당시 서울고검 검사를 구속했다. 현직 검찰 특수부장을 구속한 건 최초였다고 한다. 경찰 출신 정계 인사는 “국세청·방위사업청까지 거침없이 압수수색해 기관들이 난리가 났었다”고 회상했다.

정윤회 문건 사건으로 2014년 제복을 벗은 그는 이후 유튜브 등에 출연하며 야인 생활을 했다. 친민주당 성향의 각종 유튜브에 나와 명태균 사건, 건진법사 등에 대한 평론을 하곤 했다. 그러던 중 지난 1월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 영장 집행이 세간의 관심을 모았고, 윤 전 대통령을 지키려던 경호처에 비판을 쏟아내던 박 차장은 ‘경호 전문가’로 주목받게 됐다. 그러자 체포영장 집행을 고심하던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당시 박 차장에게 전화해 “저 공간은 어떻게 따고 들어가면 되느냐”고 개인적으로 묻는 일까지 있었다고 한다.

민주당과 공적인 연이 없던 그가 민주당에 합류하게 된 건 이번 대선을 앞두고 선거대책위원회 신속대응단 부단장으로 부임하면서였다. 합류 뒤 그는 ‘이재명 지키기’에 앞장섰다. 그는 지난달 11일 유튜브 방송에 나와 ‘암살 계획설’을 제기했고, 이후 유세차엔 ‘방탄 유리’가 등장했다. 선거 막판에는 보수 단체의 댓글 조작 의혹인 ‘리박스쿨’ 논란을 주도했다.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신속대응단 기자회견에서 강득구 단장(왼쪽), 박관천 부단장(가운데), 정준호 부단장이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 내란비호집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치권에선 박 차장의 중용 자체를 ‘경호처 개혁’의 시그널로 해석하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인선 배경에 대해 “경호처에 바람을 한 번 일으키라는 취지”라며 “박 차장이 한 성깔 한다는 소문도 파다한데, 경호처에 기강을 잡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경호처는 신속하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 9일 경호처는 12·3 비상계엄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경호처 본부장급 5명 전원과 부장·과장급 고위간부를 대기발령 조치했다. 지난 5일에는 ‘특정직 공개 채용, 특정직 및 일반직 경력 채용 시험 취소’를 공고하면서 “열린 경호, 낮은 경호 정책 구현을 위한 내부 검토 단계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일각에선 경호 전문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박 차장이 경찰 조직에 몸담으면서 경호 업무를 3년 정도 했지만 대통령 경호엔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경호에 대한 전문성보다는 경호처에 대한 개혁 의지를 보여주려고 ‘내부 폭로’ 경험이 있는 상징적 인물을 기용한 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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