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외국 출신 고위험자 추방 모색"…치안악화 속 대통령 지지율 2%
엘살바도르 세코트 수감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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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페루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불법 이주민 추방 정책을 차용해 엘살바도르 교도소로 범죄자들을 보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현지 일간 엘코메르시오와 미국 CNN방송 스페인어판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에두아르도 아라나 페루 신임 총리는 전날 페루 국회에서 한 연설에서 "외국 국적의 고위험 수감자를 출신 국가로 송환하기 위한 양자 협력 메커니즘을 검토하고 있다"며 "일부 범죄자의 경우 엘살바도르 테러범수용센터(CECOT·세코트) 같은 전문 시설에 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총리 임명동의안 가결을 통해 국회의 인준을 받은 아라나 총리는 연설에서 "이 조처는 교도소 과밀화를 해소하는 한편 수감 중에도 조직적으로 일어나는 범죄 네트워크 활동을 억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교도소가 되레 범죄단체의 본부처럼 운영되지 않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남미 최대 규모인 4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엘살바도르 세코트는 '테러리스트'로 규정된 갱단원을 가둬놓기 위해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의 아이디어로 들어선 시설이다.
수감자에 대한 인권 침해 논란이 끊이지 않지만, 최악의 엘살바도르 치안을 단시간에 안정시킨 상징적인 장소로 꼽히기도 한다.
에콰도르, 온두라스, 파라과이 등에서는 유사한 형태의 교정 정책을 도입하기 위해 엘살바도르 세코트를 '견학'하는 등 주변국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강도들에 의해 살해된 페루 버스기사 추모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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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코트는 특히 미국에서 추방된 불법 체류자를 '위탁 수감'하는 장소로도 주목받았다.
부켈레 대통령은 예산 지원을 조건으로 한 이른바 '아웃소싱 수감' 제안을 트럼프 행정부에 먼저 했고, 미국 정부 역시 내부 검토를 거쳐 이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최근엔 트럼프 정부에서 실수로 추방한 미국 내 합법 체류자 킬마르 아브레고 가르시아가 한때 세코트에 갇혔던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면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아브레고 가르시아는 이달 초 미국으로 송환된 직후 과거 밀입국자들을 도운 혐의로 곧바로 체포돼 기소됐으며, 이날 테네시 연방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서 무죄를 주장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페루 정부는 광산 보안요원 집단 피살사건을 비롯해 치안 악화 속에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한 해법을 찾지 못해 고심하고 있다.
지난달 발표된 국정운영 관련 설문에서 디나 볼루아르테 대통령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힌 응답자는 2%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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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림([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