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오광수 전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지난 8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인선 발표 브리핑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어제 검사 시절 차명 부동산·대출 의혹이 불거진 오광수 대통령실 민정수석의 사의를 수용했다. 임명 닷새 만이자 정부 출범 후 첫 고위직 낙마다. 인사청문 대상자는 아니지만 중요한 공적 업무를 수행하는 고위 공직자에 대한 검증이 부실했다는 비판이 불가피하다.

오 전 수석은 내정설이 돌 때부터 검찰 특수통 출신이란 점에 주목 받았다. 여당에서조차 새 정부가 내세운 검찰개혁에 어울리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음에도 대통령이 신뢰할 수 있는 실력을 갖췄다는 이유로 임명을 강행했다. 결과적으로 인사 검증·공직 기강·부패 감찰 등을 담당하는 민정수석은 누구보다 도덕적 권위가 필요하다는 점을 간과한 패착이었다. 혹여라도 검증 과정에서 이 대통령의 사법고시·사법연구원 동기라는 사실에 무딘 잣대를 들이대지 않았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이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이들이 다수 중용된 새 정부 초기 인선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는 과거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 받았던 인사에게 4,000만 원을 빌린 뒤 상환하지 않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헌법재판관 최종 후보군에는 공직선거법 위반, 위증교사,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의혹 등 이 대통령 형사재판 변호인으로 참여한 이승엽 변호사가 포함돼 '보은 인사'란 비판이 나온다. 대통령실은 이들의 유능함을 강조하기 앞서 국민에게 도덕성·공정성 의혹부터 해소하는 것이 우선이다.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다수 의석을 가진 여당의 힘을 빌리려고만 해서는 새 정부에 기대하는 개혁 이미지는 퇴색할 수밖에 없다.

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한 정부인 만큼 인사 검증에 시간이 부족했을 수는 있다. 이를 겸허히 인정하고 오 전 수석에 대한 인사를 서둘러 철회한 것은 바람직했다. 이번 낙마를 계기로 대통령실은 검증 시스템을 정비해 향후 조각 과정에서 같은 실수가 반복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새 정부는 조속한 국정 안정화를 비롯한 대내외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은 인선으로 인한 정치적 논란으로 국정 동력을 허비해서는 안 된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2291 미네소타 주의회 ‘임신중지권 확대 활동’ 민주당 의원 피격 사망 new 랭크뉴스 2025.06.15
52290 정말 나무로?…‘114m’ 세계 최고 키다리 목재빌딩 들어선다 new 랭크뉴스 2025.06.15
52289 "지금 사면 늦나요"...또 시작된 '벼락거지' 악몽 new 랭크뉴스 2025.06.15
52288 신애라, 사망설에 분노 "지인이 울면서 전화…끔찍한 가짜뉴스" new 랭크뉴스 2025.06.15
52287 “민주주의는 여정” 옛 남영동 대공분실에 민주화운동기념관 [이런뉴스] new 랭크뉴스 2025.06.15
52286 대구 ‘신변보호 여성’ 살해 피의자 나흘 만에 세종서 체포 new 랭크뉴스 2025.06.15
52285 ‘윤 정부 노조 탄압’ 딛고 무죄 받은 화물연대…“3년 전부터 우린 계엄이었다” new 랭크뉴스 2025.06.15
52284 '받는 사람'만 늘어나는 국민연금…월 지급액 첫 4조원 넘어 new 랭크뉴스 2025.06.15
52283 [르포] 트럼프 생일날... LA 메운 분노의 함성 "미국에 왕은 없다, ICE는 나가라" new 랭크뉴스 2025.06.15
52282 [르포] 3개월 만에 거래량 반토막 났다…서부권 지식산업센터 현장 가보니 ‘텅텅’ new 랭크뉴스 2025.06.15
52281 배관타고 들어가 살해…대구 스토킹 살인 피의자 나흘만에 검거 new 랭크뉴스 2025.06.15
52280 "시신을 물에 녹여 하수구로?"…'친환경 장례' 도입에 갑론을박 벌어진 '이 나라' new 랭크뉴스 2025.06.15
52279 '돌돌이 하는 한동훈'…"싫지만 매력적" 2030 파고든 '라방 정치' new 랭크뉴스 2025.06.15
52278 "미국에 왕은 없다"…트럼프 생일, 美전역서 '反트럼프 시위' new 랭크뉴스 2025.06.15
52277 "왜 이렇게 더워" 무심코 에어컨 켰다가 큰일…에어컨·선풍기 화재 막으려면 new 랭크뉴스 2025.06.15
52276 이스라엘 대규모 공습에… 미·이란 6차 핵협상 회담 결국 취소 new 랭크뉴스 2025.06.15
52275 “왕은 없다” 트럼프 생일날 맞춰 미국 전역서 ‘반트럼프 시위’ new 랭크뉴스 2025.06.15
52274 [액시세대 활력 보고서]'늦깎이 한석봉' 손글씨 매료된 손영미씨 new 랭크뉴스 2025.06.15
52273 로또, 경기도서 또 무더기 당첨···당첨금만 무려 new 랭크뉴스 2025.06.15
52272 한 달 국민연금 지급액 ‘4조’ 첫 돌파… 받는 사람 계속 는다 new 랭크뉴스 2025.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