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로 당선된 김병기 의원이 13일 국회 의원총회 회의장에서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재명 정부 집권여당의 첫 원내대표로 친이재명계 김병기 의원(3선·서울 동작갑)이 13일 선출됐다. 김 신임 원내대표와 이 대통령의 소통이 비교적 원활하다는 평가가 표심을 얻는 데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입법을 통해 이재명 정부의 개혁 작업을 뒷받침하고, 특검 정국 속에서도 제1야당인 국민의힘 협력을 이끌어내야 하는 게 김 신임 원내대표의 주요 과제다.

국가정보원 출신인 김 원내대표는 이 대통령의 1기 민주당 대표 시절 수석사무부총장, 지난해 4월 총선 후보자 검증위원장과 공천관리위원회 간사를 지냈다. 김 원내대표와 경쟁한 서영교 의원도 ‘이재명 1기 지도부’ 때 최고위원을 지낸 친명계다. 그럼에도 김 원내대표가 승리한 것을 두고 수도권 재선 의원은 “(원내대표 선거에서 투표한) 의원들이나 권리당원들이 이 대통령의 의지를 정교하게 관철할 사람이 김 원내대표라고 본 것”이라며 “(원내 분위기를 실시간으로 알기 어려운) 권리당원들도 친민주당 성향 유튜브 방송을 통해 흐름을 파악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는 의원 투표 80%와 권리당원 투표 20%를 합산해 치러졌다.

“지난 총선 공천 때 알게 모르게 (공관위 간사였던) 김 원내대표에게 신세를 졌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았다”거나 “김 원내대표 아들의 국정원 특혜채용 의혹이 오히려 ‘핍박받는다’는 이미지를 강화해 역결집으로 이어졌다”는 말도 나왔다.

이날 김 원내대표는 “이번에 선출되는 원내대표는 개혁 동력이 가장 강한 (이 대통령 집권) 1년 안에 내란 세력을 척결하고, 검찰·사법·언론 등 산적한 개혁 과제를 신속하고 단호하게 처리해야 한다”며 “지금부터 6개월이 개혁의 골든타임이다. 1년을 넘겨서는 절대 안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 원내대표는 이번 선거에 나서며 “이재명의 블랙(신분을 감추고 활동하는 국정원 블랙 요원)”을 자처하기도 했다. 그만큼 이 대통령의 추진할 각 분야 개혁이 신속히 마무리되도록 입법 등을 통해 돕겠다는 얘기다. 그는 이날 “내란에 책임 있는 자들이 두 번 다시 사회에 복귀 못 하도록 하겠다”며 “원내대표 당선 즉시 반헌법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진실의 마지막 조각까지 찾아내겠다”고 약속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권한대행들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 폐기된 상법 개정안, 양곡관리법 개정안,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 등도 김 원내대표가 처리해야 할 법안들이다.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로 당선된 김병기 의원이 13일 국회 의원총회 회의장에서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다만, 이런 과정에선 “당정협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당이 서두르거나 너무 튀려고 하기보단, 대통령실과 세밀하게 조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은 지난 12일 본회의에서 현직 대통령의 형사 재판을 중단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 등을 처리하려다 여론을 살피자는 대통령실에 제동이 걸린 바 있다. 수도권 초선 의원은 “원내가 대통령실과 교감 없이 입법하려다 막혔던 것 아니냐”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거대한 담론만 개혁이 아니다. 당장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겠다”며 “당 을지로위원회를 활성화하고, 민생부대표를 신설해 잔뿌리 다듬어 나무를 살리는 혁신에 매진하겠다”고도 했다. 민생 살리기에도 소홀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해 김 원내대표는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그는 원내대표 선거 과정에서 “문재인 정부 때 가장 빠르게 통과된 추경안이 12일 걸렸는데 이를 넘기지 않겠다”고 했었다.

김병기 신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3일 오후 국회에서 당선되자 꽃다발을 들고 인사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김 원내대표는 오는 16일 신임 원내대표 선출을 앞둔 국민의힘과의 ‘정치 복원’을 약속했다. 하지만 앞으로 6개월 동안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상병 특검법) 정국이 펼쳐지면, 국민의힘은 ‘정치 보복’이라며 거세게 반발하며 사사건건 민주당과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 또 다른 수도권 초선 의원은 “선명한 메시지만으로는 국회가 돌아가지 않는다”며 “지지자들에게 주는 메시지와 실제 국회가 돌아가는 게 100% 일치할 수는 없다. 운용의 묘를 잘 써야 한다”고 말했다. 전략에 밝은 또 다른 의원은 “야당과의 협치는 여당의 몫이고, 그게 막히면 대통령 부담으로 돌아간다”며 “아무리 정의로운 특검이라 해도 피를 흘릴 수밖에 없기 때문에 야당 반발이 클 수밖에 없다. 이를 관리할 야당과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했다.

한편, 김 원내대표는 이날 문진석 의원을 원내운영수석부대표, 허영 의원을 원내정책수석부대표, 박상혁 의원을 원내소통수석부대표에 임명했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1900 [법조 인사이드] 아직 의사 아닌 의대생·인턴이 사고로 숨졌다… 손해배상액 산정 기준은? 랭크뉴스 2025.06.14
51899 이란, 미사일 수백 발 보복‥확전 위기 최고조 랭크뉴스 2025.06.14
51898 손목 시계 한 점에 담아낸 무려 41가지 기능... 270년 생일 맞은 바쉐론 콘스탄틴의 공력[더 하이엔드] 랭크뉴스 2025.06.14
51897 이란,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보복 공습...35명 등 부상 랭크뉴스 2025.06.14
51896 국가부채 공포에 요동친 美·日 국채… “추경 앞둔 韓도 안심 못해” 랭크뉴스 2025.06.14
51895 현대차 美 ‘비관세 재고’ 곧 바닥… 가격 인상 막판 고심 랭크뉴스 2025.06.14
51894 경남 마지막 성매매 집결지 철거, 2027년까지 문화공원 만든다 랭크뉴스 2025.06.14
51893 코스피 한달 상승률 11% 'G20 1위'…개미는 '하락 베팅' 랭크뉴스 2025.06.14
51892 "죽을 듯한 공포"…한 연예인의 고백 뒤 10배 폭증한 이 병 랭크뉴스 2025.06.14
51891 잡식공룡과 조희연의 혐오 발언, ‘밈’에 의탁할 때 우리는 어떻게 온라인 소시오패스가 되는가[위근우의 리플레이] 랭크뉴스 2025.06.14
51890 특전사 간부는 “곽종근 목소리도 기억한다”는데···윤석열은 “거짓말” 반박[법정 417호, 내란의 기록] 랭크뉴스 2025.06.14
51889 이스라엘-이란 무력 충돌, 美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커졌다[데일리국제금융시장] 랭크뉴스 2025.06.14
51888 몸짱 되려 운동했는데…힘 좀 주니 탈장 랭크뉴스 2025.06.14
51887 저출생 극복 동참하는 금융권…10%대 적금상품 들어볼까 [공준호의 탈월급 생존법] 랭크뉴스 2025.06.14
51886 "한 성깔 한다는 소문"…'정윤회 문건' 박관천, 경호차장 발탁 이유 랭크뉴스 2025.06.14
51885 ‘저속노화 전도사’ 정희원 교수는 왜…‘털북숭이’ 키위마저 껍질째 먹으라는 걸까 랭크뉴스 2025.06.14
51884 이스라엘-이란 무력 충돌에 뉴욕 증시 하락…다우존스 1.79%↓ 랭크뉴스 2025.06.14
51883 이재용의 '이재명 자서전' 고백 후 빵 터진 구광모…첫 만남은 화기애애 랭크뉴스 2025.06.14
51882 [단독] 김민석, 세비가 수입 대부분인데… 5년간 추징금 6억 완납하고 순자산도 증가 랭크뉴스 2025.06.14
51881 "미군, 이스라엘 향하는 이란발 미사일 요격 지원" 랭크뉴스 2025.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