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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개발 위기감’에 네타냐후 정치적 위기 겹쳐 감행
이란, 오히려 핵 협상 중단·핵무기 제조 감행할 수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012년 9월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제67차 유엔 총회에서 연설하면서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상징하는 폭탄에 그린 붉은 선을 가리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강력히 반대해오던 이스라엘이 ‘일어서는 사자’ 작전을 통해 이란 핵시설 공격을 현실화하면서 중동 정세가 대혼란에 빠졌다. 이스라엘의 공격이 양국의 전면전뿐만 아니라 중동 전체 확전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란이 오는 15일로 예정된 미국과의 6차 핵협상에 불참하겠다고 밝히면서 핵협상이 중단될 가능성도 있다.

2025년 2월 촬영된 이란 핵시설 위성 사진. 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은 왜 ‘일어서는 사자’ 작전 감행했나···이란 핵무기 보유 우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3일(현지시간) 이란이 핵폭탄 9개 분량의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한 데 이어 최근에는 무기화 착수해 이르면 수개월 안에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는 이스라엘의 생존에 대한 분명하고 즉각적인 위협”이라며 이란 핵시설 공습 이유를 밝혔다.

이스라엘과 미국은 이란이 우라늄 농축도를 높여 핵무기를 보유하는 상황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란이 지난달 60% 농축 우라늄 비축량을 3개월 만에 50% 늘렸다고 밝혔다. 핵무기에 사용될 수 있는 우라늄 농축도는 90% 이상이다.

이스라엘의 공습에서 핵심 표적이 된 나탄즈 핵시설은 이란 핵 프로그램의 심장부로 꼽힌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나탄즈에는 지하 우라늄농축시설(FEP)과 지상 핵연료농축시설(PFEP) 등 두 개의 농축시설이 있다. PFEP에선 최대 순도 60%의 우라늄을 농축하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이날 이스라엘 공습으로 나탄즈 우라늄농축 시설이 여러 차례 공격받았지만, 이란 정부는 나탄즈의 핵 오염 징후는 없다고 주장했다. IAEA도 현재까지 나탄지 핵시설에서 “방사능 수치 상승은 없다”고 밝혔다.

미국·이란 핵협상의 주요 쟁점도 이란의 우라늄 농축 권한이다. 미국은 이란이 우라늄 농축 권한을 포기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란은 자국이 산업용 저농축 우라늄만 생산하고 있으며, 우라늄 농축 권한은 ‘자주권’에 해당한다며 완강히 반대하고 있다.

최근 이스라엘 내·외부 상황도 이스라엘이 작전을 개시하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월 이스라엘의 주시리아 이란 영사관 공습 이후 이란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후티 반군 등을 지원해온 ‘그림자 전쟁’ 방식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이스라엘 본토에 직접 미사일을 날렸고, 이스라엘도 이란 본토에 보복 공습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이스라엘의 미사일 공격으로 이란 방공망이 허술해진 틈을 타 이스라엘이 이번 작전을 감행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네타냐후 총리가 2010년과 2012년 재임 당시에도 이란 공격을 고려했으나 안보 책임자와 장관들의 반대에 부딪혀 계획을 실현하지 못 했지만, 현재 군 수뇌부는 이란 공격에 찬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적 기반이 흔들리는 것도 이란에 대한 대대적 공격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연립정부에 참여한 보수 종교 정당들이 초정통파 유대교도의 군 징집에 반대하며 의회 해산을 추진했다가 전날 해산 안건이 간신히 부결되는 등 네타냐후 총리는 정치적 위기에 몰렸다.

이스라엘 동맹인 미국이 이번 작전에 어느 정도 관여했는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의 공습 계획을 미리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 정부는 군사 작전을 지원하지 않았으며 이스라엘의 ‘단독 행동’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방관에 이스라엘이 이러한 작전을 감행할 수 있었다는 견해도 있다. 친 이스라엘 성향인 트럼프 대통령은 핵협상에서 이스라엘의 침공 의지를 거론하는 방식으로 이란을 압박해왔다.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임박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는 가운데, 11일 미국 정부는 중동 국가 내에 있는 외교관과 군, 그들의 가족을 철수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위험한 곳이 될 수 있어서 그들(대사관 인력)이 빠져나오고 있다”며 대사관 인력 철수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AP통신 등 외신은 미국 정부가 중동 전역에 있는 군 가족과 이라크, 바레인 등 중동 국가 대사관 부분 철수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13일(현지시간) 이란 IRINN 뉴스가 방송한 영상에서 이스라엘이 이란 핵 및 군사 시설을 공습했다고 발표한 후 핵시설 나탄즈에서 폭발로 인해 연기가 피어오르는 장면. AFP연합뉴스


이스라엘 공습으로 전면전 치닫나···“이란 핵무기 제조 추진할 수도”

이스라엘의 기습 공격에 호세인 살라미 이란혁명수비대 총사령관과 모하마드 호세인 바게리 이란군 참모총장 등 ‘투톱’ 군 수뇌부와 핵과학자들을 잃은 이란은 강력히 보복하겠다고 천명했다.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시온주의자들이) 그 어느 때보다 악랄한 본성을 드러냈다”며 “가혹한 응징을 당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이란은 이날 즉시 이스라엘에 무인기(드론)을 띄워 반격에 나섰다. 이스라엘군은 이란이 자국 영토에 100대 이상의 무인항공기(UAV)를 출격시켰다고 말했다.

양측의 교전이 ‘대규모 전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란은 자국 내 핵시설에 대한 공격을 뚜렷한 ‘레드라인’(위반할 경우 대가를 반드시 묻겠다는 기준)으로 삼아왔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의 공격은 (중동) 지역 전쟁으로 번질 위험이 있으며 이에 미국도 끌어들여질 수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이란은 수백발의 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에 더해 이스라엘과 앙숙 관계인 헤즈볼라와 하마스도 전쟁에 가세해 지상전으로 확전되는 시나리오도 거론되고 있다.

오는 15일 오만에서 미국과 이란의 6차 핵협상이 열릴 예정이었지만, 이란은 불참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이스라엘 공습 이후 이란 정부는 국영TV를 통해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미국과의 핵협상에 불참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반발 심리로 핵협상을 중단하고 핵무기 제조를 추진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NYT는 “이스라엘의 공격은 이란 지도자들이 폭탄 개발에 착수하게 할 수도 있다”며 “이는 이란이 거의 25년 동안 넘지 못한 선이다”고 전했다.

바바라 슬라빈 스팀슨센터 연구원은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습에도 불구하고 이란이 ‘완전한 비핵화’에 협조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는 “핵무기는 이란혁명에서 핵심 문제였던 ‘독립’과 깊이 연관돼있으며 정권에 분노한 일반 이란 국민조차 공감하는 부분”이라고 미국 언론에 말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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