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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더중플 - 이재명, 그 결정적 순간들 " 제가 하는 모든 일에는 우리의 삶, 우리 서민들의 삶과 이재명의 참혹한 삶이 투영돼 있습니다. (2022년 1월 24일, 성남 상대원시장 유세 연설) "
이재명 대통령이 6월 4일 국회 본관 로텐더홀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스스로 참혹했다고 표현한 이재명 대통령의 삶은 대관절 어떤 것이었을까요? 궁금증에서 출발해 찬찬히 그의 삶을 훑어본 기자는 그 과정에서 아찔함을 느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그의 삶은 참혹했을 뿐 아니라 아슬아슬했습니다. 하나라도 잘못 넘거나 넘는 데 실패했다면 지금의 이 대통령은 없었을지도 모를 고비들이 숱하게 많았기 때문입니다.

이미 ‘대선주자 탐구’를 통해 그의 인생을 한 차례 소개했던 ‘더중앙플러스’가 그의 과거와 현재를 결정한, 말 그대로 ‘결정적 순간’들을 다시 한번 되짚어보려는 이유입니다. 그 결정적 순간들은 어쩌면 그의 미래, 그리고 국가의 미래까지 점쳐볼 수 있는 귀한 사료이자 토대가 될 것입니다. 그 ‘결정적 순간’들이 이 대통령의 향후 정책 결정과 국가 경영 과정에서 ‘결정적 순간’으로 여러 번 되살아날 것이기 때문이죠.


제3회 ‘은인’ 전두환과 피투성이 참고서


" 원장님, 저 그만둬야겠습니다. "
비참했다. 소년은 분루를 삼키며 간신히 그 앞에 서서 입을 열었다. 그러나 원장은 놀라지 않았다. 그는 그 상황을 미리 예견한 듯 심상하게 답했다.

" 왜? "
소년은 기어이 그 말을 꺼내야 했다.

" 돈이 없어서요. "
허탈하게 뒤돌아서는 그를 원장이 말로 붙잡았다.

" 그래? 그럼 돈 내지 말고 다녀. "
소년은 귀를 의심했다.

" 네? 왜요? "
원장은 당연하다는 듯이 말을 이었다.

" 왜? 너 공부하고 싶잖아. "
" 네. "
원장이 그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대화의 종지부를 찍었다.

" 그럼 공부를 해야지. "
그 소년, 이재명(이하 경칭 생략)은 끝내 참았던 눈물방울을 떨궜다.

소년공이 대학생이 되는 경로가 쉽고 평탄했을 리 없다. 가장 큰 성공 요인은 물론 이재명의 초인적 노력이었다. 1980년 초겨울 성남 성일학원의 그 ‘은인’처럼 그를 도와준 이들도 있었다.

그리고 그 무렵 그에게는 예상 밖의 후원자가 한 명 더 있었다. 전두환! 농담이 아니다.

피나는 노력과 은인의 지원, 그리고 행운 한 방울이 추가돼 이뤄진 그 결과물에 이른 길을 지금부터 되짚어 걸어보자.

소년공, 독소 가득한 밀폐공간에서 공부하다 1980년 1월 경기도 성남시 오리엔트 공장 도금2실, 아세톤·시너·도금액이 뿜어내는 사기(邪氣)가 그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게다가 그 공간은 공기 한 주먹 드나들 수 없는 밀폐 공간이었다. 그곳에서 소년공 이재명이 부지런히 도장과 도금 작업을 하고 있었다.

천대 받고 가난했던 소년공이 온전히 가질 수 있는 독립 공간은 그곳밖에 없었다. 그는 그곳에서 자신 몫의 일을 서둘러 끝마쳤다. 그러고 나서 외부의 간섭 없는 그 공간에서 공부에 매진했다.

앞서 대양실업에서 평생 장애로 남은 왼팔 상처를 입은 그는 ‘극단 선택’ 시도까지 할 정도의 공황 상태 단계에서 벗어난 뒤 냉철해졌다. 이재명이 생각하기에 이 험난한 세상에서 장애인이 살 수 있는 길은 공부밖에 없었다. 그가 찾아낸 건 검정고시 제도였다. 그는 학원을 찾아갔다. 검정고시 야간부는 오후 6시에 시작했다. 그의 퇴근 시간과 겹쳤다.

" 30분만 일찍 내보내주세요. 야근하고 휴일 근무해서 벌충할게요. "
" 안 돼, 인마. "
회사는 그의 부탁을 야멸차게 거절했다. 그대로 또 주저앉는가 싶던 그때 하늘이 그를 도왔다. 공교롭게도 회사가 1978년 4월 말부터 출퇴근 시간을 30분씩 앞당겼다.

" 아버지, 딱 3개월만요. 3개월만 공부할게요. 낮에는 돈 벌고 밤에만이요. "
아버지도 3개월이라는 짧은 시간을 고려한 것인지 주경야독하겠다는 아들의 간절한 부탁까지 막지는 않았다. 그리하여 검정고시 학원에 등록하고 죽으라고 3개월을 주경야독한 그는 결전의 날인 1978년 8월 4일을 맞았다. 아홉 과목 평균 60점을 넘어야 했고, 한 과목이라도 40점에 미달하면 과락으로 낙방이었다.

가장 어려웠던 건 영어였다. 이재명은 학원에 등록하던 그 순간까지 알파벳도 모를 정도로 영어 기초가 없었다. 영어 시험지를 받아든 그는 시쳇말로 답을 전부 찍었다. 그 순간 그의 머릿속을 지배한 건 학원 영어 선생님의 실용 조언이었다.

" 가장 긴 문항, 그리고 사지선다형 문제에서는 3번이 답일 가능성이 가장 크지. 명심들 해라. "
그 선생님은 ‘일타강사’였다. 조언을 충실히 이행한 이재명은 영어에서 45점이라는 기적적인 점수를 받아 과락을 면할 수 있었다. 다른 과목들은 모두 넉넉하게 합격점 이상이었다. 그래서 그는 평균 70.17점으로 고입 검정고시를 통과했다. 중졸 학력자가 된 순간이었다.
이재명 대통령의 고입 검정고시 성적표. 『나의 소년공 다이어리』에서 캡처.

다음 목표는 대입 검정고시 합격, 즉 고졸 학력 취득이었다.

※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 “이게 다 전두환 장군 덕이다”…중대 법대 간 이재명의 ‘행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43271
더중앙플러스-대통령 이재명, 그의 삶과 정치 1978년 공장서 울려퍼진 비명…그날 없다면 ‘李대통령’도 없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42317

뺨 27대에도 꿈쩍않던 9살…그런 이재명 울린 ‘담임 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41586

이재명, 수면제 수십알 삼켰다…아버지 죽도록 미웠던 17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28176

이재명 생가마을서 만난 노인 “재맹이? 아버지 닮아 머리 좋아”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31680

“완전 개판이네” 군의관 비명…이재명 군면제 사연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35947

“웬 반지 낀 아재? 총각 맞아?” 이재명 아내 이야기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39199

김혜경 “하…이혼해야 하나” 이재명 지갑 속 사진 뭐길래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35657

교회 지하실서 눈물의 초밥… '정치인 이재명' 거기서 탄생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37997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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