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전 정권 주요 인사를 겨눈 3대 특검 후보자가 6명으로 압축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조은석 전 감사원장 직무대행(내란 특검), 민중기 전 서울중앙지방법원장(김건희 특검), 이윤제 명지대 교수(채상병 특검) 등 3명을 추천했다. 조국혁신당은 각각 한동수 전 대검찰청 감찰부장, 심재철 전 법무부 검찰국장, 이명현 전 국방부 검찰단 고등검찰부장을 추천했다. 문재인정부 시절 요직을 맡았거나 윤석열 검찰총장 시절 갈등을 빚었던 인물들이 여럿 포함됐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12일 국회에서 각각 브리핑을 통해 특검 후보자를 발표했다. 세 특검법 모두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1명씩 후보자를 추천하면, 이재명 대통령이 이 가운데 1명을 임명하는 구조다.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는 내란 특검의 경우 조은석 전 감사원장 직무대행과 한동수 전 대검찰청 감찰부장이 각각 추천됐다. 민주당이 추천한 조 전 직무대행은 문재인정부 시절 서울고검장과 법무연수원장을 지낸 검찰 간부 출신이다. 판사 출신인 한 전 감찰부장은 문재인정부 시절 대검찰청 감찰부장에 공모해 임명됐다. 특히 윤석열 검찰총장 시절 고발사주 의혹 등을 감찰하며 검찰 수뇌부와 갈등을 빚은 인물로 평소 검찰 개혁을 강조해 왔다.

김건희 특검에는 민중기 전 법원장과 심재철 전 법무부 검찰국장이 각각 추천됐다. 민 전 법원장은 진보성향 판사들의 학술모임인 우리법연구회와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이다. 문재인정부 시절 사법부 블랙리스트 추가조사 위원장도 맡았다. 심 전 국장은 문재인정부에서 검사장으로 승진했고, 추미애 장관 인사청문회 팀장을 지내기도 했다. 검찰 재직 시절 조국 전 장관 사건에 대해 무혐의 처분 의견을 제시했던 것으로도 알려진 인물이다.

채상병 특검 후보로 민주당이 추천한 이윤제 명지대 교수는 검사 출신으로, 문재인정부에서 법무·검찰 개혁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조국혁신당이 추천한 이명현 전 고등검찰부장은 군법무관 출신으로 군 내에서 오랜 기간 민감한 이슈를 다뤄온 것으로 알려졌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수사 능력 못지않게 큰 조직을 통솔할 수 있고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을 추천했다”고 말했다. 윤재관 조국혁신당 대변인도 특검 후보 3인에 대해 “확고한 내란 청산 의지와 개혁성, 외부의 압력과 청탁을 거부하는 강단 있는 성품,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수사 전문성과 검증받은 실력, 검사와 수사관들을 지휘할 수 있는 리더십 등 당의 원칙에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3대 특검법은 이재명정부 출범 직후 속전속결로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 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이 대통령은 지난 10일 국무회의에서 이를 재가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전날 이 대통령에게 특검 임명을 요청하자, 이 대통령은 이날 국회에 후보자 추천을 의뢰했다. 특검 임명절차가 끝나면 20일의 준비 기간을 거쳐 다음 달 초 수사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국민일보

김판 기자(pan@kmib.co.kr) 송태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