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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 기자회견… “누구 탓하며 분열하지 말자”
“후보 교체 과정에서 어떠한 법적, 정무적 하자 없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취임 6개월 만에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났다. ‘대선 후보 교체 사태’와 21대 대선 대패의 책임을 지고 퇴진한 것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퇴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 1

권 원내대표는 12일 국회에서 퇴임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윤석열 정부의 실패와 탄핵, 지난 대선에서의 패배를 반면교사로 삼아 성찰과 혁신을 시작해야 한다”며 “차기 지도부가 우리 당의 아픔을 잘 치유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해 12월 탄핵 정국 격랑 속에 치러진 원내대표 선거에서 중립 성향의 김태호 후보를 누르고 106표 중 72표를 얻어 선출됐다. 그러나 1년의 원내대표 임기 절반 만에 물러나게 된 것이다. 그는 당시 원내대표 취임 연설에서 “당을 하루빨리 정비하고, 조만간 있을지도 모르는 대선 대비 체제까지 마치고 물러가겠다”고 했었다.

‘윤핵관’이라 불렸던 그는 이미 지난 2022년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원내대표직을 한 차례 맡았고, 당시에도 이준석 전 대표 직무정지 가처분 사태 등의 책임을 지고 5개월 만에 물러난 바 있다.

두 번째 원내대표직은 어려움의 연속이었다. 취임 직후부터 ‘친윤 지도부’ ‘도로 친윤당’ 논란이 일었고, 계엄 사태 부정 여론 속에서도 의원총회에서 다수의 의견을 모아 ‘탄핵 반대 당론’을 채택했다. 윤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이후에는 당내 극심해진 내홍을 수습하며 조기 대선을 준비해야 했다.

그는 퇴임 기자회견에서도 당시 탄핵 반대 당론 채택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강조했다.

권 원내대표는 “당시는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2심 재판이 남아 있었다. 선거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판결이었다. 사법부의 공정한 판결을 기대하면서, 탄핵소추안 통과를 늦춰야 했다”며 당시 한동훈 전 대표에게 “김용현 장관 수사 결과를 보고 탄핵여부를 결정하자”고 설득했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된 후 조기 대선체제로 전환되자 준비가 부족했던 당은 혼란에 빠졌다.

권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당내 경선을 통해 선출된 김문수 전 대선 후보에게 당심을 들며 후보 등록일 전까지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단일화할 것을 요구했다. 김 전 후보가 거부하자 정당 사상 초유의 ‘후보 교체 사태’를 시도하며 치명상을 입었다. 이 과정에서 권 원내대표는 자당 대선 후보에게 “알량한 대통령 후보 자리를 지키려 한다”는 말까지 남겼다. ‘후보 교체 파문’으로 사퇴 여론이 불거졌지만 대선 국면이라는 특수성에 따라 직을 유지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후보 교체 사태’에 대해 “당원의 83%가 단일화해야 한다고 명령을 내렸는데 그걸 무시하고 가만히 있으면 당 지도부가 책임을 방기한다는 비난을 받지 않겠나”라며 전혀 문제될 게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후보 교체 시도는)당의 법률위원장 검토를 받아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듣고 당헌당규에서 정해진 절차로 나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 과정에서 어떤 법적인 하자도, 정무적인 하자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야당과의 협상에선 강력한 투쟁력으로 성과도 보였다. 권 원내대표는 “헌법재판소에도 적법절차 준수를 강하게 요구한 결과, 무고한 내각인사들에 대한 기각판결도 받아낼 수 있었다”며 “공직선거법 위반과 관련해서는 6·3·3 원칙을 강하게 요구하면서, 대선 이전에 대법에서 유죄 취지 파기환송심도 이끌어냈다”고 평가했다.

그는 재임 중 가장 잘한 일로 ‘당내 통합’을 꼽았다. 권 원내대표는 “당이 분열되지 않고 통합되도록 노력한 건 제 속이 문드러지고 자존심이 상해가면서까지 인내하면서 참았다”고 자평했다.

윤 전 대통령 영입과 대통령 탄핵, 대선 패배에 대해 책임감을 갖고 있는지 묻자 권 원내대표는 “정부 여당의 실패에 대한 평가를 받은 것이라 스스로 인정했기 때문에 원내대표직에서 내려왔다”고만 했다.

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는 오는 16일 선출된다. 현재까지는 ‘원내수석부대표 출신’ 3선의 김성원(경기 동두천·양주·연천)·송언석(경북 김천) 의원이 나란히 출마를 선언했다. 두 의원 모두 정책통으로 꼽힌다.

다만 정치권에선 이들을 각각 옛 친윤계와 친한계 및 비윤계가 지원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권 원내대표가 이날 “최근까지도 친윤-친한의 갈등으로 참 힘들었다” “이제 누구 탓을 하며 분열하지 맙시다” “정치인 한동훈은 윤 전 대통령이 없었다면 존재하지도 않았을 것”등의 발언을 한 것도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한계를 경계하는 발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친한계를 중심으로 한 당내 쇄신파는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와 ‘후보 교체 사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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