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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1년 비치 보이스 결성해 숱한 히트곡 발표
음악적 실험 집약한 '펫 사운즈', 명반으로 남아
신경쇠약과 약물중독에도 음악 활동 이어가
밥 딜런과 엘튼 존 등 추모 "진정한 거인" "천재"
2008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자택에서의 브라이언 윌슨. AP 연합뉴스


'서핀 USA(Surfin' USA)' '굿 바이브레이션스(Good Vibrations)' 등으로 알려진 미국의 전설적인 록 밴드 비치 보이스를 이끌었던 싱어송라이터 브라이언 윌슨이 82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 AP 통신 등에 따르면 윌슨의 가족은 이날 공식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에서 그가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사인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치매를 앓고 있었으며 지난해 아내 멀린다가 사망한 이후 건강이 악화한 것으로 전해진다.

캘리포니아주 잉글우드 출신인 윌슨은 1961년 동생 칼과 데니스, 사촌인 마이크 러브와 친구 알 자르딘 등과 '펜들톤스(Pendletones)'라는 이름의 밴드를 결성했다. 데뷔 싱글 '서핀(Surfin')'이 히트하자 음반사의 제안으로 비치 보이스로 이름을 바꾸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이들은 서핑과 자동차 등으로 상징되는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청년 문화를 음악에 녹여내 '서프 뮤직'이라는 장르를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계적인 히트곡 '서핀 USA', '서퍼 걸(Surfer Girl)' 등 서핑과 관련한 곡이 많다.

밴드는 '아이 겟 어라운드(I Get Around)' '펀, 펀, 펀(Fun, Fun, Fun)' '헬프 미 론다(Help Me, Rhonda)', '캘리포니아 걸스(California Girls)' 등 숱한 히트곡을 쏟아내며 1960년대 비틀스에 필적할 만한 인기를 얻었다. 37곡이 빌보드 싱글 차트 40위 안에 올랐고 그 가운데 4곡이 1위를 차지했다. 세계적으로 1억 장이 넘는 음반 판매량을 기록했다.

데뷔 초의 비치 보이스. 맨 오른쪽이 브라이언 윌슨. 비치 보이스 공식 홈페이지


밴드에서 작사와 작곡을 주도했던 윌슨은 밴드의 상업적 성공을 견인했고 동시대 라이벌이었던 비틀스와 경쟁하며 완성도 높은 음악으로 호평받기도 했다. 특히 비틀스의 명반 '러버 솔(Rubber Soul)'을 넘어설 만한 작품을 만들고자 심혈을 기울여 다양한 실험을 했던 1966년 앨범 '펫 사운즈(Pet Sounds)'는 미국 팝 역사상 가장 뛰어난 앨범 중 하나로 꼽힌다. 그는 이 앨범에서 대부분의 작곡과 보컬을 맡았고 편곡, 제작을 지휘했다. '펫 사운즈'는 다시 비틀스에 큰 자극을 주며 명반 '서전트 페퍼스 론리 하츠 클럽 밴드(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가 만들어지는 데 영향을 미쳤다.

밴드는 데뷔 초부터 큰 성공을 거뒀지만 윌슨은 자신을 평생 괴롭힌 정신질환과 약물중독 등으로 굴곡진 삶을 살았다. 1964년 신경쇠약으로 투어 멤버에서 빠져 작곡과 제작에만 집중했다. '펫 사운즈'는 당시 그가 정신 건강이 무너질 정도로 음악적 실험에 집중한 결과물이었다. 약물과 알코올 중독 등으로 건강이 악화하면서 몇 차례 밴드에서 떠났다가 복귀했고 드물게 콘서트 무대에 함께 오르기도 했다. 비치 보이스는 2016년 첫 내한공연을 했으나 당시 윌슨은 참여하지 않았다. 건강 악화 속에서도 음악 작업을 멈추지 않았던 그는 1988년 첫 솔로 데뷔작을 시작으로 총 12개의 앨범을 냈다. 윌슨의 굴곡진 삶은 영화 '러브 앤 머시'(2014)에 묘사되기도 했다.

스튜디오를 악기 삼아 새로운 사운드를 실험했을 정도의 집요하게 음악적 탐구를 이어갔던 윌슨은 캘리포니아 사운드와 아트 팝, 사이키델릭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한편 복잡한 하모니와 오케스트레이션 등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비치 보이스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명반 '펫 사운즈' 앨범 커버. 유니버설뮤직 제공


미국 포크의 거장 밥 딜런은 "브라이언에 관한 슬픈 소식을 듣고 그의 천재성에 감탄하며 음악을 들었던 세월들을 떠올렸다"면서 고인을 추모했고, 영국 팝스타 엘튼 존은 고인을 "진정한 거인"이라고 칭하며 자신의 작곡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고 고백했다.

비틀스의 멤버 존 레넌의 아들이자 음악가로 활동하고 있는 션 오노 레넌은 윌슨이 "미국의 모차르트이자 유일무이한 천재"였다면서 "나를 잘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의 죽음에 내가 얼마나 가슴 아파하는지 알 것"이라고 애도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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