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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경 지역 주민을 괴롭혀왔던 북한의 대남 방송이 12일 오전 현재 모든 전선에서 중단된 것으로 파악됐다. 전날(11일) 이재명 정부가 선제적으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지하자 즉시 화답한 것이다. 군 내부에선 일단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지만, 9·19 남북 군사합의 복원 등 향후 유리한 국면을 조성하기 위해 ‘일시 호응’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적지 않다.
경기 파주시 접경지역 우리측 초소에 대북확성기로 추정되는 구조물이 설치돼 있다. 뉴스1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의 대남 소음 방송이 청취된 지역은 없다”며 “북한의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대남 소음방송은 지역별로 방송 내용과 운용 시간대가 달랐다”며 “서부전선에서 어제 늦은 밤에 마지막으로 대남 방송이 청취되었고, 이후로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전날 오후 2시부터 전면적인 대북 확성기 방송 중지를 실시하자 곧바로 나타난 상황 변화다. 일부 지역에선 같은 날 오전까지 들리던 대남 방송이 오후 정부의 공식 발표 이후 갑자기 들리지 않았다고 한다. 소음 대신 잔잔한 노래가 흘러나오기 시작하더니 밤늦게 송출이 중단된 곳도 있었다고 한다.

그동안 ‘적대적 두 국가’를 선언하며 한국 상황에 의도적으로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하던 북한이 이번에 이례적인 호응에 나선 건 나름의 계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북한 입장에선 이재명 정부의 대북 유화책에 힘을 실어줄 필요성이 있지 않았겠냐는 의미다.

이재명 정부가 대선 공약으로 내놓은 9·19 군사합의 복원이 대표적이다. 윤석열 정부는 2023년 11월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기습 발사를 계기로 군사합의의 효력정지를 점진적으로 추진했다. 당시 군사분계선(MDL) 인근 비행금지구역 조항에 이어 오물풍선 도발이 본격화되던 지난해 6월 모든 조항을 효력정지했다. 군 당국은 군단급 무인 정찰기(UAV) 송골매와 유인 정찰기 금강·백두를 띄웠고, MDL로부터 5㎞ 내 육군의 포병 사격훈련과 서해북방한계선(NLL) 일대 서북도서 해안포 사격 훈련도 재개했다.

군 당국자는 당시 “‘정찰 족쇄’가 풀렸고, 훈련의 실전성을 높이는 효과 역시 상당하다”며 “그만큼 북한에게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정찰 능력과 재래식 전력에서 열세에 놓여있는 북한에겐 9·19 합의 복원은 마다할 카드가 아닌 셈이다.
북한의 오물풍선에 대응한 대북전단 살포,와 확성기 가동 등으로 남북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지난해 6월 인천 강화군 송해면 당산리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도 개풍군 야산에 북한의 대남 확성기로 보이는 구조물이 설치되어 있다. 뉴스1

북한의 이번 상응 조치를 전향적 태도 변화로 볼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얘기는 그래서 나온다. 일각에선 북한이 정부의 조건 없는 선제적 유화 메시지를 악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선택적 호응을 통해 한국의 대북 정책 변화를 이끌어 낸 뒤 다시 소음 방송을 비롯한 다양한 도발을 시작하며 군사적 주도권을 과시할 가능성이다. 군 관계자는 “대남 방송이 오늘 새벽이나 아침에 없었던 것은 확실하지만 오후에도 없을지 등은 계속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북한의 태도 변화에는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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