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영등포서 수사팀 5명 합수팀에 합류
외압 의혹 제기 백해룡 경정은 빠져
인천세관 마약 사건의 수사 외압 의혹을 제기한 백해룡 경정이 2014년 10월 15일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서울경찰청 국정감사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윤석열정부 당시 ‘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합동수사팀(합수팀)에 당초 해당 사건을 수사했던 이른바 ‘백해룡 수사팀’ 소속 경찰들이 합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외압 의혹을 제기했던 백해룡 경정은 조사 대상에 포함될 수 있어 제외됐다.
12일 국민일보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지난 10일 출범한 ‘마약수사 외압 의혹’ 합수팀에 백 경정을 제외한 당시 서울영등포경찰서 수사팀 5명 전원이 합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합수팀은 윤국권 부산지검 강력범죄수사부장을 팀장으로 검찰·경찰·국세청·금융정보분석원 등 20여명 규모로 이뤄졌다. 합수팀은 ‘인천 세관 공무원들의 마약 밀수 연루 의혹’과 해당 사건을 수사했던 서울 영등포경찰서 수사팀에 대한 대통령실의 외압 및 사건 은폐 의혹을 모두 수사할 계획이다.
당시 수사팀이 합류하면서 검찰 주도 하에 이뤄진 합수팀을 내부에서 견제하기 위한 이재명정부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최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에 ‘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 상설특검안을 신속히 진행해야 한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수팀은 대검 마약조직범죄부가 직접 지휘할 예정이다. 의혹을 처음 제기했던 백 경정은 수사 대상인 검찰이 수사 지휘를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백 경정은 지난 11일 유튜브를 통해 “수사 대상인 검찰이 수사 주체가 돼서 진실을 규명하겠다는 것은 후안무치한 일”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다만 과거 경찰 수사팀 합류로 합수팀이 검찰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는 상태에서 수사를 진행하게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영등포경찰서는 2023년 1월 말레이시아 국적 피의자들의 필로폰 약 74㎏ 밀수 범행에 세관 공무원이 연루됐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수사를 진행했다. 영등포경찰서 수사에 대통령실과 경찰·관세청 고위 간부 등이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외압을 행사했다는 것이 의혹 핵심이다.
수사를 담당한 백 경정은 지난해 7월 국회에서 당시 서울경찰청 생활안전부장이던 조병노 경무관이 마약 수사 결과 보도자료에서 인천 세관 직원 연루 부분을 빼달라고 요구했고, 당시 영등포경찰서장으로부터도 “이 사건을 용산에서 알고 있고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말과 함께 마약 수사 브리핑을 연기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국민일보
박재현 기자([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