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윤웅 기자

‘국민 평형’ 전용면적 84㎡ 아파트의 전국 평균 분양가가 지난 1년간 약 1억원 뛴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잿값과 인건비 상승이 지속되면서다. 분양가 부담이 커지면서 청약시장에서는 비교적 저렴한 소형 평수 경쟁률이 높아지는 추세다.

부동산인포가 11일 부동산R114 분양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4년 6월~2025년 5월 1년간 전국에 공급된 전용 84㎡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7억7235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1년(2023년 6월~2024년 5월) 6억7738만원보다 9497만원 상승한 수치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평균 17억6735만원으로 가장 비쌌다. 2위 제주(8억8625만원)의 약 2배다. 서울 과밀화와 지방소멸에 따른 토지 가격 차가 반영됐다. 다음으로 부산(7억8775만원), 대구(7억7081만원) 경기(7억507만원), 대전(6억8600만원), 인천(6억7758만원)순이다. 대도시 대부분이 ‘국평’ 분양가가 7억원 이상이다.

분양가 상승은 공사비 영향이 크다. 코로나19 이후 공급망 재편과 인플레이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발발한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 전 세계적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인해 시멘트·철근·레미콘 등 건축 자재 가격이 최근 3~4년간 급등했다. 또 인건비 인상과 층간소음 기준 강화,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 제도 등도 분양가 인상의 원인으로 꼽힌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최근 분양가는 구조적으로 오를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며 “하반기로 갈수록 공사비 부담이 반영된 단지들이 더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업계에선 한목소리로 “분양가는 오늘이 제일 싸다”고 강조한다.

이 때문에 분양시장에서는 가격 부담이 덜한 소형 평수로 예비 청약자들이 몰린다. 부동산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전용 59㎡ 아파트의 1순위 청약 경쟁률은 평균 23.34 대 1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전용 84㎡ 평균 경쟁률(12.97대 1)보다 약 1.8배 높다. 지난해 2분기만 해도 59㎡의 경쟁률(2.26대 1)이 84㎡(8.89대 1)보다 낮았지만, 3분기부터는 3분기 연속 59㎡ 타입 경쟁률이 84㎡ 타입을 앞섰다.

인구구조의 변화와 아파트 설계기술의 발전도 소형 평수 경쟁률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1~2인 가구가 늘면서 소형 평수에 만족하는 가구가 늘고 있고, 최근에는 전용 59㎡도 4베이 설계에 팬트리·드레스룸 등 실용적인 공간 활용을 극대화하는 트렌드가 적용됐다. 리얼투데이 관계자는 “분양가 상승과 최신 설계 트렌드 도입 등으로 인해 전용 59㎡ 타입의 수요가 국민평형 전용 84㎡를 넘어서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국민일보

권중혁 기자(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