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번이 마지막 기회'…청와대, 관람객으로 인산인해
뙤약볕 속 대기줄 200m…"아이들 현장체험학습 데려와"
다음달 초까지 관람 예약 매진…"한국적이고 멋있다"


청와대 찾은 관람객들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가 관람객으로 붐비고 있다. 2025.6.12 nowwego@yna.co.kr


(서울=연합뉴스) 최혜정 인턴기자 = "8월부터 문을 닫는대서 그 전에 서둘러 와 봤어요."

지난 11일 오전 10시께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만난 이석규(63) 씨는 이렇게 말하며 웃었다.

전날 고속버스를 타고 전라남도 영광에서 올라왔다는 이씨는 "실제로 와 보니 심플하지만 나름대로 매력이 있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옥 건축업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그는 청와대 건물을 두고 "한국의 아름다운 조형미가 잘 담겨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본관 로비로 들어온 관람객들
(서울=연합뉴스) 최혜정 인턴기자 = 지난 11일 관람객들이 청와대 본관 로비로 들어와 자유롭게 관람하고 있다. 2025.6.12


오전 9시 관람이 시작된 직후였지만 이미 청와대 본관에 들어가기 위한 대기 줄은 약 200m에 달했다. 대기 줄 초반에는 '본관 진입까지 예상 대기 시간 60분'이라고 적힌 안내판이 세워져 있었다.

낮 12시께는 청와대 입구에서 바깥으로 담벼락을 따라 대기 줄이 100m 늘어섰다. 30도에 육박하는 뙤약볕 더위 속 많은 이들이 양산을 쓴 채 입장을 기다리는 모습이 연출됐다.

6·3 대선 직후 청와대 관람 '막차'를 타려는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청와대 관람 예약은 예약창이 열린 다음 달 9일까지 모두 꽉 찬 상태다.

지난해 12월 한달간 청와대 관람객 수는 9만여명이었지만, 대선 정국에서 '청와대 집무실 복귀안'이 떠오르면서 지난달 관람객 수는 42만명으로 급증했다.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전국에서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지금은 예약하려면 소위 '피켓팅'(피가 튈 정도로 치열한 예매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로 복귀하기로 하면서 오는 8월 1일부터 보안·시설물 등 점검을 위해 관람은 중단된다.

청와대 관람 막차 타자
수요일인 지난 11일 정오께 청와대에 관람객이 몰려든 모습. 2025.6.12.


본관 입장을 기다리던 임종필(47) 씨는 "청와대를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 왔다"고 말했고, 본관 로비를 구경하던 박다영(32) 씨는 "주말 예약에 실패해서 연차까지 쓰고 평일에 방문했다"고 밝혔다.

부천 수서동에서 온 고남예(69) 씨는 "65세 이상은 예약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해서 새벽부터 왔다"며 "온 김에 사람 구경도 하고 좋다"며 웃었다.

파주에서 왔다는 주부 김보민(42) 씨는 "주말 예약이 너무 어려워서 그냥 평일에 현장체험학습을 쓰고 아이들을 데려왔다"며 "막상 와 보니 그냥 사람 사는 곳 같다"며 웃었다.

청와대 관람객 대기줄
(서울=연합뉴스) 최혜정 인턴기자 = 지난 11일 청와대 본관 입장을 위한 대기줄이 길게 늘어섰다. 대기줄 초반에는 '관람 대기 안내 60분'이 적힌 안내판에 세워져 있었다. 2025.6.12


외국인도 눈에 많이 띄었다.

청와대재단에 따르면 지난 4월과 5월 청와대에 방문한 외국인 관람객 수는 각각 6만606명, 6만4천901명에 달했다. 지난달 31일 기준 누적 외국인 관람객 수는 93만1천277명에 이른다.

중국인 관광객 학세기(25) 씨는 "뉴스에서 청와대를 관람할 수 있다는 것을 보고 왔다"며 "여권만 보여 주고 티켓을 받았다"고 말했다.

청와대 본관 내부 관람객 인산인해
(서울=연합뉴스) 최혜정 인턴기자 = 지난 11일 청와대 본관은 관람객들로 가득찼다. 2025.6.12


관람객들은 내부를 찬찬히 둘러보며 음미했다.

여기저기서 단체사진 등 기념사진을 찍느라 분주했고 대통령 집무실, 세종실 등 입구에서는 '병목 현상'이 벌어졌다.

본관 내부 직원에게 장소의 의미를 물어보는 등 적극적인 모습도 보였다. 인왕실을 두고 "어떤 장소냐"는 질문에 현장 직원은 "대통령이 임명장을 받은 곳"이라고 답했다.

공간 디자이너 박다영 씨는 "환하게 보이는 창밖 풍경이 돋보인다"며 "최고 권력자가 지내는 공간인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용산 주민이라는 서지은(32) 씨는 "내부가 오래된 것 같긴 하지만 한국적이고 멋있다"고 밝혔다.

청와대 본관 관람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를 찾은 관람객들이 본관을 관람하고 있다. 2025.6.12 nowwego@yna.co.kr


대통령 집무실의 위치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이기현(70) 씨는 "청와대를 놔두고 괜히 용산으로 갔다"며 "청와대를 다시 사용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런가 하면 전남 광양에서 온 이강(60) 씨는 "비용은 들겠지만 인구 분산 효과를 생각하면 세종으로 가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2022년 5월 10일 청와대가 일반에 개방된 이후 대선일인 지난 3일까지 누적 관람객은 783만1천897명을 기록했다.

haemong@yna.co.kr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0777 '빨파넥타이' 이 대통령, 야당과 '오색국수' 회동‥취임 18일 만에 협치 시동 랭크뉴스 2025.06.22
50776 아이 많으면 소득세 더 인하…"신도시 대책 더는 안돼" 랭크뉴스 2025.06.22
50775 이란 “중동 美기지 취약점”…보복 암시 랭크뉴스 2025.06.22
50774 이 대통령, NATO 정상회의 불참 결정‥벙커버스터 불똥? 랭크뉴스 2025.06.22
50773 ‘미묘한 차이’…미국 이란 공습에 일본·중국 반응 [이런뉴스] 랭크뉴스 2025.06.22
50772 관심밖 밀려난 우크라…"방어만 않고 공격 강화할 것" 랭크뉴스 2025.06.22
50771 [美 이란 공격] 이란 보복시 주요표적…중동 주둔 미군 어디에 얼마나 랭크뉴스 2025.06.22
50770 미국, 이란 본토 첫 공격‥이란 "핵 활동 중단 안 해" 보복 예고 랭크뉴스 2025.06.22
50769 '벙커버스터' 최신형 첫 투입‥포르도 핵 시설은 어떤 곳? 랭크뉴스 2025.06.22
50768 숨진 부산 고교생 3명 유서 발견…"학업부담·진로 고민 크다" 랭크뉴스 2025.06.22
50767 태국서 온라인사기·납치 혐의 한국인 20명 체포 랭크뉴스 2025.06.22
50766 “스벅에 칸막이를 들고 다니는 거야?”…또 카공족 민폐 논란 [잇슈#태그] 랭크뉴스 2025.06.22
50765 3년 6개월 만에 코스피 3000선 회복했는데… 美 이란 폭격에 ‘긴장’ 랭크뉴스 2025.06.22
50764 인천 아파트 주차장서 깊이 1m 땅 꺼짐…차량 앞바퀴 빠져 랭크뉴스 2025.06.22
50763 57%가 “은퇴후 월 300만원 이상 필요”… 국민연금 월평균 수령액은 72.9만원 랭크뉴스 2025.06.22
50762 “이란, 호르무즈 해협 봉쇄 땐 유가 130달러까지 뛸 수도” 랭크뉴스 2025.06.22
50761 골목대장 [한겨레 그림판] 랭크뉴스 2025.06.22
50760 李 벤치마킹? A4 용지 꺼내 할 말 '낭독'한 김용태... 공수 바뀐 작심 발언 랭크뉴스 2025.06.22
50759 김용태 "李대통령 '공직후보 가족까지 도덕검증은 논의 필요' 발언" 랭크뉴스 2025.06.22
50758 李대통령 "김민석 청문회 해명 지켜봐야"…野 "심사숙고해달라"(종합) 랭크뉴스 2025.06.22
서버에 요청 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