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미국 정치풍자물 바라보는 멕시코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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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멕시코 연방 정부와 주지사들이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폭력시위 야기 책임을 멕시코 대통령에게 돌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를 향해 "거짓 선동을 하지 말라"고 재차 성토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정례 기자회견에서 "제가 미국 내에 폭력적인 시위를 부추겼다는 주장은 명백히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 사람들(트럼프 측)은 거짓 정보를 올리고 맥락에서 벗어난 말을 끌어와 호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몇 주 전 미국의 송금세 인상 움직임과 관련해 미국 의원들에게 탄원서를 내며 반대 의사를 표명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말을 한 적 있다"며 "이는 이번 시위와는 맥락상 거리가 먼 정치적, 평화적 방식일 뿐이며, 폭력 시위를 촉구했다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고 강조했다.

앞서 크리스티 놈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은 전날 현지 취재진에 "멕시코 대통령이 LA에서 더 많은 시위를 야기했다"며 "나는 그 점을 규탄한다"라고 근거 없이 비난했다.

레포르마를 비롯한 일부 멕시코 언론은 LA시위 현장에 멕시코 국기를 들고나온 이들이 있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민자 문제 등 협의 과정에서 멕시코를 더 압박하기 위해 '장관'이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있다고 전했다.

9일(현지시간) LA 시위에 등장한 멕시코 국기
[로스앤젤레스 AF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셰인바움 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 "진실과 완전히 동떨어진 거짓말을 하는 건, 그들(트럼프 정부)이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해서 외부를 이용해 도움을 받으려는 것"이라며 "우리는 항상 동포를 방어할 것이며, 특히 대미 관계에서 책임감 있고 차분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멕시코 지방정부 수장들도 "대통령은 잘못이 없다"며 세인바움 연방 정부에 힘을 실었다.

멕시코주지사협의회(Conago)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멕시코 대통령은 폭력 시위를 조장한 적 없으며, 되레 법을 존중하며 평화롭게 진행해야 한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며 "이웃이자 동맹이며 전략적 파트너인 미국에서 멕시코 이민자들은 경제·문화·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밝혀 둔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4월에는 미국 사회의 병폐를 이민자의 탓으로 돌리는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의 연설 광고가 황금시간대 멕시코 텔레비전에서 송출돼, 셰인바움 정부가 방송국 등에 강하게 항의하기도 했다.

한편, 미국과의 관세 협상과 맞물려 외국인직접투자(FDI) 확대에 안간힘을 쓰는 멕시코 정부는 이날 맥주 제조업체 하이네켄의 27억5천만 달러(3조7천억원 상당) 규모 신규 공장 건설 소식을 전했다.

오리올 보나클로차 하이네켄 멕시코 최고경영자(CEO)는 "남부 유카탄에 생산 시설을 갖출 예정"이라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관련 멕시코 내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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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림([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