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재명 대통령이 한국거래소를 방문한 11일 코스피가 2907.04를 기록했다. 사진은 이날 하나은행 딜링룸의 주가 현황판. [뉴시스]
이재명 정부가 주식시장에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한다. 주가조작 등 불공정 행위가 발견되면 주식시장에서 완전히 퇴출시키는 제도다. 부당 이득엔 과징금을 물려 환수도 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11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시장감시위원회 실무 직원과의 간담회에서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핵심은 증시”라며 “대한민국 주식시장에서 장난치다가는 패가망신한다는 걸 확실하게 보여주는 첫날로 삼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한국거래소를 찾은 이날 코스피(KOSPI·종합주가지수) 지수는 3년5개월 만에 2900선을 돌파했다.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는 이 대통령이 “코스피 5000시대를 열겠다”며 밝힌 대선 공약이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주식시장의 불공정 거래는 적발해도 조사가 신속히 이뤄지지 못하고 제재와 처벌이 미흡해 재범률이 평균 29%를 넘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원스트라이크 아웃’이라는 용어는 사용하지 않지만, 내부자거래나 시세조종 등의 행위가 발견될 경우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행위자의 영구 시장 진입을 금지할 수 있다.

이 대통령은 개인투자자들이 지속해서 대책 마련을 요구해온 불법 공매도에 대해선 “기본적으로 영업정지를 시키고, 반복하거나 규모가 크면 아예 퇴출해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일반적인 공매도도) 문제가 많다 보니 아예 폐지하자는 얘기가 있는데, 폐지할 수는 없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불공정 행위의 신속한 조사를 위해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의 조직과 인력을 확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강 대변인은 전했다.



이 대통령 “난 휴면개미, 중간배당 받아 생활비 쓰게 해야”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주식시장 불공정 거래 근절을 위한 현장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신종 수법 대응도 강조했다. 주가조작 등을 조사하고 적발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바람에 그 시간 동안 범죄가 멈추지 않는 문제 때문이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코스피 5000’을 위해 기업의 배당성향 상향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다른 나라는 우량주를 사서 중간 배당을 받아 생활비로도 쓰고 내수에도 도움이 되는데, 우리나라는 (기업들이) 배당을 안 한다”며 “배당성향이 공산국가라고 하는 중국보다도 낮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014∼2023년 평균 배당성향은 한국이 26%인 반면 중국은 31%다.

이 대통령은 “배당을 촉진하기 위한 세제 개편이나 제도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소득세법 개정안을 언급했다. 배당성향 35% 이상 상장회사의 배당소득을 종합소득에서 분리해주며 세금을 줄여주는 내용이다. 이 대통령은 “정상적으로 배당을 잘하는 경우 조세 재정에도 크게 타격을 주지 않는 정도라면 (세금을) 내려서 많이 배당하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간담회 시작에 앞서 실무 직원들에게 “편하게 해요. 형이다 생각하고요”라고 말하며 분위기를 편하게 풀어나갔다. 자신을 “휴면 개미”라고 했고, 소형 작전주에 첫 주식 투자를 하고 선물·옵션 거래를 하다가 외환위기 때 큰 손실을 본 일화도 소개했다. 한국 주식시장을 “영희와 철수가 없는 태권브이”에 비유하기도 했다. 또 “물적 분할이라느니 인수합병이니 이런 것을 해, 내가 가진 주식이 분명히 알맹이가 통통한 좋은 우량주였는데 갑자기 껍데기가 됐다”며 상법 개정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이어 “국민이 주식 투자를 통해 중간 배당도 받고 생활비도 벌 수 있게, 부동산에 버금가는 대체 투자 수단으로 만들면 기업의 자본 조달도 쉬울 것이고 대한민국 경제 전체가 선순환될 것”이라며 “그 핵심 축에 증권시장이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이날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를 찾은 데 대해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자본시장을 투명하지 못하게 하는 범죄에 대해선 엄단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중도층과 주식 투자자들의 지지를 끌어내 국정 동력 기반을 폭넓게 확보하려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35.19포인트(1.23%) 오른 2907.04에 마감했다. 이 대통령은 후보 시절인 지난달 28일 국내 ETF(상장지수펀드)에 투자하는 자신의 주식 계좌를 공개하며 “확실히 (주식 시장을) 밀어드리겠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1692 [속보]서울중앙지법, 김용현 전 장관의 ‘재판부 기피 신청’ 기각 랭크뉴스 2025.06.24
51691 "해수부 12월까지 부산에" 일제히 환영‥이전 적극 준비 랭크뉴스 2025.06.24
51690 ‘경찰 소속 검사’도 영장 청구하게…경찰, 국정기획위에 방안 보고 랭크뉴스 2025.06.24
51689 경찰, 이경규 약물운전 혐의로 입건...소환 조사 랭크뉴스 2025.06.24
51688 尹측 "기습적 체포영장 부당…정당 절차 따르면 소환 응할 것" 랭크뉴스 2025.06.24
51687 내란 특검, 윤석열 체포영장 청구…“끌려다니지 않겠다” 랭크뉴스 2025.06.24
51686 '날아가는 코스피'~ 휴전합의 소식에 3,100 돌파 랭크뉴스 2025.06.24
51685 트럼프 "폭탄 투하는 휴전 위반…이스라엘, 조종사 귀국시켜라" 랭크뉴스 2025.06.24
51684 이란 “이스라엘, 패배 인정해 침략 멈춘 것”…종전 선언 사실상 수용 랭크뉴스 2025.06.24
51683 내란특검, 尹 체포영장 청구…尹측 “소환통보 없이 기습” 랭크뉴스 2025.06.24
51682 특검, 윤 전 대통령 ‘특수공무집행방해’ 체포영장 청구 랭크뉴스 2025.06.24
51681 김민석, ‘월 450만원 유학비’ 의혹에…“배추 농사 투자 수익금” 랭크뉴스 2025.06.24
51680 "레서판다가 왜 거기서 나와"…中여행지 인기 서비스라더니 당국 '발칵' 랭크뉴스 2025.06.24
51679 학생 3명 숨진 고교 학부모회 “학업 스트레스로만 몰면 안 돼···명확한 수사를” 랭크뉴스 2025.06.24
51678 [단독]‘면허 취소 수준’ 음주운전한 유튜버…‘대리 기사 도망’ 거짓말 덜미 랭크뉴스 2025.06.24
51677 [일문일답] 尹 체포영장 청구 이유는 "피의자 조사 불응에 끌려다니지 않겠다" 랭크뉴스 2025.06.24
51676 트럼프, 이스라엘에 “마음에 안 들어…폭탄 투하 중단하라” 경고 랭크뉴스 2025.06.24
51675 [속보] 윤석열 측 “특검의 기습적 체포영장 청구는 부당...조사에 응할 계획이었다” 랭크뉴스 2025.06.24
51674 다시 코스피3100·코스닥800·6만전자…뜨거운 K증시 랭크뉴스 2025.06.24
51673 "상황 급한데 울릉도 간다더라" 전공의 끓게 한 박단 사퇴, 전말 랭크뉴스 2025.06.24
서버에 요청 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