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군 ‘대북 확성기 방송’ 중지


‘대북정책’ 대화·평화에 방점

보수층 ‘저자세’ 비판 불 보듯


이재명 정부가 11일 군사분계선 일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격 중지하면서 대화와 평화에 방점을 둔 대북정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선제 조치를 통해 긴장을 완화하고 관계를 복원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북한에 발신한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도 대남 확성기 방송을 중지해 호응할지 주목된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후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접경지역 모든 전선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지했다.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대북·대남 확성기 방송 중지 등을 통해 남북관계 개선의 실마리를 찾겠다고 공약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4일 취임사 격인 ‘국민께 드리는 말씀’에서도 “평화가 경제”라며 “아무리 비싼 평화도 전쟁보다 낫다”고 밝혔다.

정부는 대북 확성기 방송의 원인이 된 북한의 오물 풍선이 지난해 11월 이후 날아오지 않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 또 대북 확성기 방송에 맞대응하는 대남 소음 방송으로 인해 접경지역 주민들이 피해를 호소하는 상황도 감안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북한의 (대남) 소음 방송으로 인한 접경지역 주민의 고통을 덜기 위한 실질적 조치”라고 말했다.

정부는 출범 일주일 동안 대북 유화 조치를 잇달아 진행하면서 윤석열 정부와 차별화된 대북정책 기조를 명확히 나타내고 있다. 앞서 통일부는 지난 9일 대북전단 살포 중단을 “강력히 요청한다”며 지난 정부의 입장을 바꿨다. 한반도 긴장 완화를 통해 남북관계 복원에 시동을 걸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나아가 향후 북한과 미국이 대화를 추진하기 위한 여건 마련에도 기여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정부의 이번 선제 조치에 북한이 어떻게 나오느냐가 관건이다. 북한의 대남 소음 방송은 대북 확성기 방송을 북한 주민이 듣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데 목적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가 이번 조치로 북한의 대남 방송 명분을 제거한 만큼 북한도 중단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그러면 경색된 남북관계를 개선할 대화 등 접촉의 동력이 마련될 수 있다. 2023년 4월부터 단절된 남북 연락 채널과 지난해 6월 효력이 정지된 남북 9·19 군사합의 복원 추진에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 3월과 이달에 각각 서해와 동해에서 표류하다 구조된 북한 주민 7명의 송환 문제에 주목한다. 정부는 유엔군사령부를 통해 이들을 돌려보내겠다는 뜻을 전달했지만 북한은 답변하지 않고 있다. 북한이 응답해 이들을 데려간다면 남북 사이 긍정적인 신호로 여겨질 수 있다.

북한이 아직 대남 방송을 중단하지는 않았다. 북한이 정부의 손짓을 무시하고 대남 방송을 이어간다면, 정부는 ‘대북 저자세’라는 보수층의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 정부의 대북정책이 첫 단추부터 꼬일 수 있는 셈이다. 정부가 대북 확성기 방송의 ‘중단’이 아닌 ‘중지’라는 표현을 쓴 것에는 향후 북한의 행보에 따라 방송을 재개할 수 있다는 뜻이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은 2023년 말 남북을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하고 대남 단절 조치를 지속하고 있다.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1402 내란 특검 조은석·김건희 특검 민중기·채상병 특검 이명현(종합) new 랭크뉴스 2025.06.13
51401 골드만, 美 경기침체 확률 30%로 축소…“물가·금융시장 안정” new 랭크뉴스 2025.06.13
51400 볼리비아 前대통령 지지 시위 유혈충돌…"경찰 등 사망자 속출" new 랭크뉴스 2025.06.13
51399 자택 상가서 포착 된 尹, 경찰출석 또 불응…'강제수사' 만지작 new 랭크뉴스 2025.06.13
51398 트럼프 “머지않은 미래에 자동차 관세 더 올릴 수도”…韓업계 영향권 new 랭크뉴스 2025.06.13
51397 ‘3대 특검’ 후보는?…조은석·한동수, 민중기·심재철, 이윤제·이명현 new 랭크뉴스 2025.06.13
51396 트럼프 "미국인 농부 보호하고 외국인 '범죄자' 몰아내야" new 랭크뉴스 2025.06.13
51395 롯데백화점 정준호 대표 “VIP 고객, 매출 핵심” new 랭크뉴스 2025.06.13
51394 프랑스 2500m 해저에서 16세기 난파선 발견 new 랭크뉴스 2025.06.13
51393 공군, 이번엔 활주로 잘못 찾아 비상탈출…3연속 조종사 ‘실수’ new 랭크뉴스 2025.06.13
51392 대낮 강남 식당 날벼락에 4명 부상…80대 운전자 '급발진' 주장 new 랭크뉴스 2025.06.13
51391 미국, 전기차 만들기 싫어? 트럼프 손들게 한 중국 희토류 new 랭크뉴스 2025.06.13
51390 기상청 "북한 양강도 풍산 남동쪽서 2.1 지진…자연지진" new 랭크뉴스 2025.06.13
51389 민주당 박찬대 “위대한 국민과 ‘영광의 대장정’…차기 당권 도전 솔직히 고민 중” new 랭크뉴스 2025.06.13
51388 에어인디아 여객기 추락에 자국민 53명…英, 위기대응팀 가동 new 랭크뉴스 2025.06.13
51387 ‘북·미 대화’ 공들이는 미국…“트럼프, 1기처럼 진전 원해” new 랭크뉴스 2025.06.13
51386 男 뺨 6대 때린 '나솔 10기' 정숙, 징역6개월 구형에 "억울" 왜 new 랭크뉴스 2025.06.13
51385 "인도 여객기 추락 현장서 시신 204구 수습... 탑승객 1명 기적적 생존" new 랭크뉴스 2025.06.13
51384 하버드·예일 거장이 강추한 책?…저자 이력·추천사 몽땅 '가짜'였다 new 랭크뉴스 2025.06.13
51383 얼굴만 바뀐 친윤 대 친한…국민의힘 원내대표 대진 ‘윤곽’ new 랭크뉴스 2025.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