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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파주시 접경지역 우리측 초소에 설치된 대북확성기. 뉴스1

군이 11일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지하기로 했다.

군 관계자는 이날 "확성기 방송이 상부 지시에 따라 중지됐다"고 말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9일만 해도 대북 확성기 방송의 중단 여부에 대해 "북한의 행동에 달려 있다"고 했는데 이틀 만에 입장이 달라진 것이다. 이는 대통령실 지침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남북관계 신뢰 회복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대국민 공약을 이행하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한반도 긴장 완화 등을 위해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는데, 취임 일주일 만에 실현됐다.

앞서 지난 9일 통일부가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 중단을 요청했고, 이날 군 당국이 확성기 방송까지 중지하면서 남북 긴장 완화 조치가 잇달아 이뤄졌다. 북한과의 대화 분위기 조성을 위한 선제적 제스처로도 해석된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2016년 북한의 4차 핵실험 당시 일시적으로 이뤄졌다. 이후 지난해 6월 윤석열 정부가 북한의 오물·쓰레기 풍선 살포에 대한 대응으로 6년 만에 재개를 결정한 뒤, 이날 1년 만에 중지된 것이다. 북한이 지난해 11월 이후 오물·쓰레기 풍선을 살포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단, 군은 이번 조치를 앞으로 방송을 전면적으로 하지 않기로 하는 '중단' 대신 일시적이라는 의미가 있는 '중지'라고 표현했다. 이는 향후 북한의 대남 방송 추이에 따라 대북 방송을 이어갈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군은 이날 오후 방송을 중지했으며, 이후 대남 방송 중단 등 북한의 반응은 아직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앙일보

현예슬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