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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청사에서 열린 안전치안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직후 우리나라 자살률을 언급하며 예방·감소 방안을 살펴보라고 한 것을 두고 나종호 미국 예일대 의과대학 정신의학과 조교수가 “의미 있다”고 평가했다. 지도자가 높은 자살률을 인지하고 자살을 개인의 문제가 아닌 재난의 일종으로 언급했다는 점에서다.

나 교수는 지난 6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같이 말하며 “이제 20년 넘게 이어진 끔찍한 재난을 끝낼 때가 되었다. 코로나를 국가가 앞장서 막았듯이, 자살이라는 중대 재해를 막기 위해 국가가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일 안전치안점검회의에서 “우리나라 자살률이 참 말하기가 그럴 정도로 높은데, 그것도 사실은 잘 살펴보면 예방 또는 감소할 여지가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든다. 그런 점도 살펴봐 달라”고 참석자들에게 당부했다.

나 교수는 이어 “저는 한국의 자살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윤석열 대통령을 만난 바 있고, 그 어떤 누구와도 만날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나 교수는 2023년 여름, 용산에서 김용 전 세계은행 총재와 윤 전 대통령을 독대했다고 밝힌 바 있다.

나 교수는 11일에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새 정부에 자살률 감소를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나 교수는 이 대통령이 5일 취임 이후 첫 국무회의에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우리나라 자살률이 왜 이리 높나요?”라고 물었다는 기사 내용을 언급하며 “이 문제는 대통령이 직접 나서지 않으면, 온 국민이 힘을 실어주지 않으면 해결되기 힘들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직속 기구 하에 전 부처(교육부, 보건복지부, 기획재정부, 고용노동부 등)가 힘을 모아 대처하고 직접 대통령에게 정기적으로 보고해야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윤석열 전 대통령께 제언했고, 그 견해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나 교수의 우려대로 한국의 자살률(인구 10만명 당 자살자 수)는 지난해 28.3명으로 추정돼 2013년(28.5명) 이후 11년 만에 가장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자살률이 가장 높은 국가다. 오이시디 국제 비교 자료 기준 한국의 자살률은 2021년 24.3명으로 회원국 평균(10.1명)의 2.5배에 이른다.

이 대통령의 자살률 언급이 더 주목을 받는 이유는 이 대통령이 과거 자서전 등에서 소년공으로 일하던 시절 두 번이나 극단적 시도를 한 적이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향후 5년간 초·중등 전 학년 학생들 대상 ‘학생 정서·행동특성검사’ 실시 △검사 결과 관심군 및 자살위험군 학생에 대한 100% 전문기관 연계, 검진·치료 시행 △고위험군 청소년 맞춤지원을 위한 장기 상담지원 △청소년 상담 1388 통합 콜센터 설치 등을 공약했다.

2023년 티브이엔(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모습. 유튜브 갈무리

한편, 정신과 전문의인 나 교수는 2023년 티브이엔(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유퀴즈)에 나와 화제를 모았고 ‘뉴욕 정신과 의사의 사람 도서관’(2022), ‘만일 내가 그때 내 말을 들어줬더라면’(2024) 등의 저서를 낸 바 있다. 그는 자신의 책에서 자살을 ‘선택’이라고 보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강조한다. “사람들은 흔히 자살로 세상을 떠난 사람이 이기적이란 편견을 가지고 있다. 자살을 선택으로 규정하는 것은 이러한 편견을 강화시킬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위험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극단적 선택’이란 용어는 어찌 보면 자살을 직시하지 않고 외면하거나 우회하려는 자세가 반영된 신조어일지 모른다. (사회가) 자살에 관해 떳떳하게 이야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퀴즈’ 방송에서도 “자살의 완곡한 표현인 ‘극단적 선택’에 선택이 포함돼 있어 부정적 인식을 줄 수 있다”며 용어의 대체를 제안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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