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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민지씨의 허위 이력 논란이 불거진 책 '현명한 부모는 적당한 거리를 둔다'. /길벗출판사

지난 1월 출간된 심리학 도서 ‘현명한 부모는 적당한 거리를 둔다’의 저자가 허위 이력 논란이 불거졌다. 책에 수록된 하버드 교수의 추천사 등도 직접 받은 것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이 책을 출판한 길벗출판사는 10일 입장문을 통해 “당사가 출간한 ‘현명한 부모는 적당한 거리를 둔다’의 저자 이력 사항에 대해 논란이 불거지고 있음을 발견하고 사실 관계를 확인했다”며 “그 결과 저자의 주요 이력이 상당 부분 허위라는 점, 책에 수록된 추천사 역시 당사자들에게 직접 받은 것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현명한 부모는 적당한 거리를 둔다’의 저자 김민지씨는 하버드대학교 심리학 및 뇌과학 학사, UCLA 임상심리학 박사, 미국 공인 임상심리학자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하지만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김씨의 논문과 학위가 전혀 검색되지 않는다는 논란이 제기되면서 그의 이력에 대한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대해 출판사 측은 “온라인 기록상 저자가 서울시교육청과 대검찰청 등에서 강의를 진행한 것을 확인했으며 해당 기관에서 강사의 이력을 검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 “계약 전 저자의 상담실에서 미팅을 진행했을 때 하버드대학교를 포함한 여러 기관에서 발급된 인증서들이 놓여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또한 주변 임상심리 전문가 사이에서도 좋은 평판을 얻고 있어 저자의 이력이 거짓일 가능성을 미처 파악하지 못했다”고 했다.

책 홍보에 이용된 추천서도 당사자에게 직접 받은 것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하워드 가드너 하버드대 교육대학원 교수와 데이비드 카루소 예일대 감성지능 전문연구위원, 딘 키스 시몬턴 UC데이비스 심리학과 교수가 이 책을 강력 추천했다고 했지만, 한 네티즌이 직접 해당 교수에게 이메일을 보내 확인한 결과 추천사를 준 사실이 없다는 회신을 받았다.

출판사 측은 “책에 수록된 추천사는 저자에게 전달받아 수록했다”며 “저자는 영문 원고를 교류하고 있는 지도교수나 학계 관련자에게 추천사를 받겠다고 했고, 이후 추천사 문구를 전달해줬다”고 했다. 이어 “이때는 이미 저자와 오래 소통하면서 저자를 신뢰하는 상태였고, 저자는 수시로 진행 상황을 공유해주는 등 정상적으로 절차가 진행 중인 것으로 위장해 추천사의 진위 여부를 의심하지 못했다”고 했다.

출판사 측은 “이유와 과정을 불문하고 저자의 이력과 경력을 검증하는 과정이 충분하지 못했다는 점, 추천사의 진위 여부를 의심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하며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출판사는 문제가 된 책의 판매를 즉각 중단했으며 서점에 배포된 책들도 회수할 방침이다.

출판사 측은 저자에 대한 법적 대응도 진행할 방침이다. 출판사는 “저자가 몇몇 출판사와 추가로 계약을 맺은 사실을 확인했다”며 “해당 출판사들과 관련 사실을 공유해 책이 추가로 출판되는 것을 막고, 저자에 대해 법률적 책임도 물을 예정”이라고 했다.

조선비즈

전병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