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봄학교 강사 프로그램 관련 조사
생명과학교육연구회, 대상서 누락
윤석열 정부 교육정책 지지 활동 등
사실상 리박과 ‘한 몸’으로 움직여
교육부 “자격증 발급하는지 몰랐다”
생명과학교육연구회, 대상서 누락
윤석열 정부 교육정책 지지 활동 등
사실상 리박과 ‘한 몸’으로 움직여
교육부 “자격증 발급하는지 몰랐다”
지난 1일 댓글 조작팀을 만들어 여론 조작에 나선 정황이 포착된 극우 성향 역사 교육단체 ‘리박스쿨’의 서울 종로구 사무실의 문이 닫혀있다. 정효진 기자
교육부가 극우 성향 교육단체 ‘리박스쿨’이 늘봄학교 강사를 양성해 프로그램을 공급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조사에 나서면서, 리박스쿨과 ‘한 몸’처럼 움직인 자격증 발급기관 ‘생명과학교육연구회’(이하 연구회)를 조사대상에서 제외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회는 윤석열 정부의 늘봄학교 등 교육 정책 지지 성명에 리박스쿨과 함께 수차례 이름을 올린 단체다. 교육부는 해당 기관에서 “자격증 발급을 하는지 몰랐다”고 해명했다.
10일 김용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서 입수한 자료를 보면, 교육부는 17개 시도교육청에 공문을 보내 ‘한국교육컨설팅연구원, 글로리사회적협동조합에서 발급하는 민간자격 31종’을 기준으로 리박스쿨 관련 강사인지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 교육부는 또 공문에서 ‘학교가 리박스쿨, 한국늘봄교육연합회, 글로리사회적협동조합, 우남네트워크, 프리덤칼리지장학회 등 문제가 된 기관과 직접 계약하고 해당 기관에서 파견한 강사’를 리박스쿨 관련 강사로 파악해달라고 했다.
교육부의 조사 목록에는 연구회와 연구회가 발급한 자격증 목록이 모두 빠져 있다. 연구회는 드론항공과학, 요리과학, 코딩과학 등 5종의 자격증을 발급한다. 리박스쿨 대표인 손효숙씨가 운영한 방과후강사 자격증 발급기관 글로리사회적협동조합은 홈페이지에서 연구회가 발급한 자격증 5종을 모두 자사 자격증인 것처럼 소개해놨다.
리박스쿨 대표 손효숙씨가 운영한 글로리사회적협동조합이 홈페이지에서 소개한 강사 자격증 목록. 생명과학교육연구회가 발급하는 강사 자격증을 자사가 발급하는 자격증처럼 소개하고 있다. 김용만 의원실 제공
연구회 대표는 글로리사회적협동조합의 감사이면서 손 대표와 우남네트워크 활동을 같이 한 A씨다. 손씨와 A씨는 ‘이승만 건국대통령’을 주장하는 청소년단체의 용산 대통령실 견학을 함께 주도했다. 교육부가 문제삼은 글로리사회적협동조합과 연구회가 사실상 한 몸처럼 움직인 정황이다.
연구회는 윤석열 정부의 교육정책 지지에 앞장서 활동했다. 연구회는 지난해 극우성향 단체인 대한교원조합, 리박스쿨 등과 정부의 교육정책 방향에 지지하는 성명을 수차례 함께 냈다. 보수 시민단체가 의료개혁지지, 학생인권보장법 저지, 늘봄학교 지지, 인공지능(AI) 교과서 교육자료 반대 등에 성명을 낼 때 연구회는 리박스쿨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
교육부는 연구회가 자격증 발급을 하는 기관인지 몰라 조사 대상기관에 포함하지 않았다고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리박스쿨) 관련 단체를 저희가 다 파악할 순 없고 언론이나 국회에서 언급된 단체를 중심으로 조사했다”며 “모든 단체를 공문에 적시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연구회가 발급한 자격증으로 초등 방과후수업에 나선 강사들이 있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의원이 시도교육청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해 부산의 1개 초등학교, 인천의 최소 2개 초등학교에서 연구회 자격증을 가진 강사가 늘봄학교 등 방과후학교 수업에 참여했다. 올해도 연구회 자격증을 소지한 방과후 강사가 인천의 한 초교에서 활동하고 있다. 김 의원은 “교육부 정책을 지지한 단체를 의도적으로 조사에서 빼준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연구회까지 포함해 철저한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