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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얘기하실 국무위원 분들은 다 말씀하셔도 된다.”

10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4시간 동안 진행된 국무회의에서 때 아닌 ‘난상 토론’이 벌어졌다. ‘3대 특검법’(내란 특검법·김건희 특검법·순직해병 특검법)의 심의·의결을 앞두고 이재명 대통령과 윤석열 정부 국무위원들 간에 묘한 긴장 관계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포문은 이날 사회를 맡은 이주호 국무총리 직무대행이 열었다. 이 대행은 3특검법 국회 강행 처리에 “유감스럽다”며 “(전 정부 때) 특검법에 반대한 국무위원이 상당수 있는데, 다음 국무회의에서 법안 처리를 제안드린다”고 말했다고 한다. 전임 윤석열 정부에선 3특검법에 대해 ‘위헌성’을 이유로 수차례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발언을 막는 대신에 국무위원을 향해 “얘기하실 분들은 다 말씀해보셔라”고 했다. 이 대통령이 발언 기회를 주자, 김석우 법무부 차관을 비롯해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김선호 국방부 차관,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 솔직한 의견을 개진했다고 한다.

김석우 차관은 이날 “이미 검·경 수사가 진행되고 있고, 일부는 기소된 사안들도 있다”며 일방적 특검 추진을 우려하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상임 장관도 “여야 합의된 특검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고, 김선호 차관은 “내란 특검법에 포함된 외환유치죄 수사는 과도하다”는 취지로 언급했다고 한다. 박상우 장관도 “한 쪽을 배제한 채 특검이 진행되면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반대쪽에서는 반발이 많을 수 있다”는 우려를 이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이 대통령도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았다. 이 대통령은 “지금 대통령이 된 입장에선 특별수사본부를 꾸려 수사하면 훨씬 더 나을 수 있다”며 “과거 정부는 대체로 그렇게 했다. 특검이란 건 정부에 대한 불신과 그것 때문에 야당이 요구하던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삼권 분립이 돼 있고 국회에서 여당이 추진하는 데 ‘하지마라’ 할 수도 없다. 저 역시도 딜레마 같은 느낌이 있다”고 했다.

참석자 가운데엔 이 대통령의 설명에 고개를 끄덕인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정부 내부에선 정권 교체 시기 전임 정부 인사들과 국무회의를 열게 되면서 흔치 않은 풍경이 벌어졌다는 뒷말이 나왔다. 대통령이 결심한 법안 공포 사안을 두고 국무위원들이 집단적으로 이견을 드러내는 일은 전례가 없기 때문이다. 한 국무회의 참석자는 “자칫 분위기가 무거워졌을 수도 있지만 이 대통령이 흔쾌히 말을 해보라고 해서 다들 이야기를 꺼내게 됐다”며 “국무위원들도 특검법에 무조건 반대한다는 취지가 아니라, 우려되는 지점이 있다는 부분을 대통령에 솔직하게 털어놓았고, 이 대통령도 경청했다”고 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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