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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먹거리 물가
커피브랜드 가격 줄줄이 올라 부담
지자체 청년센터 이용자 크게 늘고
직장인들은 도서관 내 식당에 몰려
계란 한판에 8000원···4년來 최고치
빵집·분식집 "이러다간 문 닫을판"
계란 가격이 강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9일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계란을 판매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10일 서울경제신문이 찾은 서울 영등포구 ‘서울청년센터 영등포’. 커피를 마시며 공부하는 학생들뿐 아니라 보드게임을 하면서 휴식을 취하거나 공유주방에서 전자레인지를 이용해 도시락을 데워 먹는 이들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이곳은 서울시가 운영 중이며 19세에서 39세 사이 청년이라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커피 가격을 비롯해 전방위적인 물가 상승 움직임에 커피숍 대신에 지방자치단체와 민간에서 운영하는 무료 청년 공간을 찾는 이용자 수가 크게 늘고 있다. 이 같이 무료 공간을 찾는 청년이 늘어나는 와중에 계란 가격까지 치솟으면서 베이커리 카페 사장 등 관련 자영업자들의 한숨도 커지고 있다.

이날 서울청년센터에 따르면 서울청년센터 공간 이용자 수는 2021년 3만 4040명에서 지난해 81만 2368명으로 약 23.8배 급증했다. 10개소였던 서울청년센터는 지난해 15개소로 늘어난 데 이어 지난달에도 서울청년센터 성북이 문을 열며 총 16개소가 됐다.

이용자 수가 늘어난 데는 연이은 커피값 상승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들어 스타벅스는 일부 음료 가격을 평균 5%, 할리스는 200~300원 올렸다. 최후의 보루로 여겨졌던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도 일제히 가격을 올렸다. 메가MGC커피는 따뜻한 아메리카노 가격을 1700원으로, 컴포즈커피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가격을 1800원으로 인상했다. 대학생 김 모(22) 씨는 “도서관의 조용한 분위기가 싫어 카페에서 주로 공부하는 편인데 요즘 부쩍 커피 가격이 올라 한 달에 10만 원은 넘게 쓰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에 주머니가 가벼운 청년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학생들)’들은 민간에서 만든 구직자·대학생 대상의 무료 공간 프로그램을 찾아가고 있다. 취업 플랫폼 진학사 캐치가 만든 캐치카페의 경우 누적 방문자가 58만 명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신촌점을 시작으로 서울대·안암·혜화 등 대학가에 자리잡은 지 7년 만에 일평균 500명의 구직자가 방문하는 인기 장소가 됐다. 이곳에서는 하루 음료 한 잔을 무료로 마실 수 있다.

외식 가격 부담에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도서관 구내식당도 인기다. 서울 서초구 국립중앙도서관은 인근 직장인들 사이에서 ‘점심 맛집’으로 꼽힌다. 단돈 5000원에 점심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로 옆 서울지방조달청 구내식당도 가성비 좋은 맛집으로 유명하다. 30대 직장인 A 씨는 “반포 특유의 비싼 물가를 생각하면 이들 구내식당은 고마울 정도”라며 “점심을 먹고 인근 몽마르뜨공원을 한 바퀴 산책하고 돌아오면 시간이 딱 맞아 좋아했는데 인기가 늘었는지 요즘 줄이 길어져 쉽지 않다”고 전했다.

자영업자들은 고물가에 손님까지 무료·저가 서비스에 뺏기면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가장 기본적 재료인 계란 가격이 4년 만에 최고치를 찍으면서 빵집·분식집 등 다양한 업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평균 계란 산지 가격(특란 10개 기준)은 1838원으로 전년 대비 12.2% 상승했다. 소비자 평균 가격은 30개당 7026원으로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개인 빵집을 운영하고 있는 성 모(41) 씨는 “우리 같은 소규모 빵집은 계란을 미리 사둘 수도 없어 1주일에 한 번 거래처에 주문하는데 최근 3500원이던 계란 한 판이 8000원까지 치솟았다”면서 “5년 동안 가격을 한 번도 안 올렸는데 마진이 너무 줄어들어 내년에는 (가격을) 올려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빵 제조에 이용하는 초콜릿도 가격이 2배로 뛰었고 버터도 30% 이상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토스트 가게들도 한숨이 깊다. 토스트 가게 사장인 천 모(60) 씨는 “계란 도매 가격이 한 판당 1200원 정도 올랐다. 토스트에 필수적으로 계란을 사용하기 때문에 1주일에 80~90판을 주문하는 것을 생각하면 부담이 크다”면서 “앞으로도 가격이 오른다고 하는데 수익이 떨어지니 장사를 이어가는 것도 쉽지 않다”고 전했다.

정부는 물가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은 9일 열린 비상경제점검 태스크포스(TF) 2차 회의에서 “최근에 물가가 엄청나게 많이 올랐다고 한다. 라면 한 개에 2000원 한다는데 진짜냐”면서 물가와의 전쟁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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