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수 변호사 등 일부 검찰 출신 ‘후보 추천 수락’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각종 의혹을 수사할 ‘3대 특별검사법’을 공포했다. 특검 후보 추천권을 가진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유례 없는 매머드급 수사팀을 이끌 특별검사 적임자 물색에 나섰다.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좌천된 검찰 고위직 출신 법조인 등이 우선으로 거론된다.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당 지도부와 각 의원실이 염두에 둔 법조계 인사들에게 특검 후보자 추천 동의 여부를 묻거나 적합한 인사를 추천받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앞서 유사한 내용의 특검법안을 여러 차례 발의했던 터라 후보 리스트는 어느 정도 축적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그간 고사했던 인사들이 정권교체 이후 ‘수락’으로 입장을 바꿀 수 있어, 해당 인사들에게도 다시 의향을 묻고 있다고 한다.
민주당이든 조국혁신당이든 역대 최대 규모의 특검 수사팀을 이끌어 성과를 내기 위해선 “수사 능력이 검증된 사람이 필요하다”는 기류가 많다. 내란 특검의 경우 상징성이 강해 비검찰 출신 인사들도 검토하고 있으나, 수사 능력 문제로 검찰 출신을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양당에선 문재인 정부 시절 검사장·고검장을 지낸 ‘60년대생·사법연수원 20기대’ 인사들이 우선 거론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낸 이정수 중앙N남부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56·연수원 26기), 법무부 검찰국장·서울남부지검장을 역임한 심재철 법무법인 JKL파트너스 대표변호사(56·연수원 27기), 부산고검 차장을 지낸 김양수 법무법인 삼현 대표변호사(57·연수원 29기)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윤석열 검찰총장 시절 윤 전 대통령과 갈등을 빚다가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좌천돼 검찰을 나온 고위직이란 공통점이 있다. 이 중에서 김양수 변호사는 추천에 동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검찰청 감찰부장으로 윤 전 대통령과 대립했던 판사 출신 한동수 법무법인 정세 변호사(59·연수원 24기)도 후보로 검토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대전고검장을 지낸 여환섭 변호사(57·연수원 24기), 수원고검장을 지낸 김관정 변호사(61·연수원 26기),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을 지낸 문홍성 변호사(57·연수원 26기)는 제안을 받았으나 고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안을 받은 인사들 중에는 향후 재판까지 1년6개월 이상 변호사 업무를 할 수 없는 현실적인 사정을 들어 고사하는 사례가 많다고 한다.
특검법 공포 이후 국회의장의 특검 임명 요청, 대통령의 특검 후보자 추천 의뢰,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특검 후보자 추천, 대통령의 특검 임명 절차를 거쳐 특검이 출범한다. 민주당은 오는 13일 새 원내대표 선출 후 이 대통령에게 추천할 특검 후보자를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이르면 다음주 특검이 출범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