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9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에서 고위급 무역협상을 열고 수출통제 이슈를 집중 논의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두 나라 대표단은 이날 런던에서 오후 2시 무렵부터 8시까지 6시간 가량 회담을 진행한 뒤 첫날 일정을 마무리했다. 대표단은 10일 오전 10시부터 같은 장소에서 협상을 재개할 예정이다.

미국 측에서는 이날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참석했다. 중국 측에서는 ‘경제통’으로 불리는 허리펑 부총리가 대표단을 맡았다.

이날 협상에서 미국은 중국의 희토류 대미 수출제한 완화를 조건으로 대중 기술 수출통제 일부를 풀 용의가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9일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과 허리펑 중국 부총리가 런던 랭커스터 하우스에서 열린 무역협상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블룸버그는 협상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구체적으로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 항공기 엔진 부품, 화학·원자력 소재 부문에서 수출통제 해제 준비를 마쳤다”고 전했다.

이 항목들은 미국이 최근 대중 무역갈등에서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새로 도입한 규제들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으로부터 희토류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이 조치들을 부분적으로 완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행사에서 협상 진행상황을 묻는 질문에 “우리는 중국과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면서도 “중국은 만만하지 않다”고 답변했다.

이어 그는 “우리가 상당히 잘 해나가고 있다고 본다”며 “협상팀으로부터 긍정적인 보고만 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중국 시장을 열어놓고 싶다”면서 중국이 오랜 기간 미국을 부당하게 대했지만 자신이 대중 관세를 부과하기 전까지 어떤 미국 대통령도 중국에 맞설 배짱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번 협상은 미국과 중국 두 나라가 지난 5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체결한 무역합의 위반 논란에서 출발했다.

당시 양국은 90일간 상호 관세를 115%포인트씩 대폭 인하하기로 합의했다. 또 중국은 미국이 지난 4월 초 발표한 상호관세에 맞서 시행한 비관세 조치를 철회하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미국은 중국이 철회하기로 한 비관세 조치 중 핵심광물·희토류 수출통제가 지속되고 있다며 중국이 합의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반대로 중국은 미국이 제네바 합의 후 발표한 대중 수출통제를 차별적인 조치라며 반발하고 미국에 정확한 합의 이행을 요구해왔다.

미국 자동차·전자 업계는 중국 희토류 광물 의존도가 높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통화를 갖고 런던 고위급 무역협상을 추진하기로 했다.

조선비즈

유진우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