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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경찰 "시위 점차 악화·폭력성 커져"…도심 집회금지구역 선포
노조 대표 체포에 노조원들 도심 집결…시카고 등으로 시위 확산 조짐


지난 8일 LA 도심 시위 현장에서 불에 타는 자율주행차 '웨이모' 차량
[AF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 이민 단속에 반발하는 시위가 9일(현지시간) 나흘째 지속되고 있다.

시위에 대응 중인 LA 경찰은 도심 시위 양상이 점차 격해지면서 폭력성이 강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짐 맥도널 LA 경찰국장은 전날 밤 기자회견에서 "내가 목격한 폭력은 역겨운 수준"이라며 "이 사태가 시작된 이후로 폭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맥도널 국장은 "첫날 밤에 발생한 상황도 이미 심각했지만, 그 이후로 점점 더 악화하고 폭력성이 커지고 있다"며 "오늘 밤에는 경찰관들에게 상업용 화약을 이용한 폭죽을 발사한 사람들이 있었다. 그것은 사람을 죽일 수 있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LAPD가 "이런 유형의 활동에 참여한 사람들의 수로 인해 압도당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대부분 일반인으로 구성된 시위대 가운데 상습적으로 폭력적인 행위를 저지르는 사람들이 끼어 있다면서 "현장에서 폭력을 저지르는 사람들을 보면, 그들은 낮에 합법적으로 이민 단속 문제에 대한 의견을 표현하는 사람들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지난 8일 밤 LA 도심의 시위대
[AF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경찰은 일요일이었던 전날 하루에만 시위 현장에서 27명을 체포했다. 이 가운데는 경찰에게 화염병을 던지거나, 오토바이를 몰고 돌진해 경찰관을 다치게 한 사람도 포함됐다.

이번 시위가 시작된 지난 6일부터 사흘간 경찰에 체포된 인원은 총 56명이라고 NBC 방송은 집계했다.

도심 도로에서 시위대가 차를 불태우는 모습도 다수 포착된 가운데, NBC는 무인 자율주행차인 구글 웨이모 차량 최소 5대가 불에 탔다고 전했다.

웨이모 측은 LA 다운타운에서 차량 호출 서비스 운행을 잠정 중단했다.

경찰은 웨이모 차량 등 전기차가 불에 탈 때 나오는 연기가 인체에 유독하다면서 이 지역을 지나는 시민들에게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경찰은 또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도심 일부 상점에서 약탈이 일어나 조사 중이라고 밝혔는데, 시위대가 관련돼 있는지 등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9일 오전 LA 도심에서 웨이모 차량이 불에 타 재만 남은 모습
[AF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경찰은 전날 밤 다운타운 지역 전체를 집회 금지 구역으로 선포하고 남아 있던 시위대를 해산시켰다.

시위대는 전날 시내 주요 고속도로까지 점거하며 교통을 방해하는 등 수위를 높였고, 경찰은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과 섬광탄, 고무탄, 공포탄 등을 발사하면서 곳곳에서 물리적인 충돌이 빚어졌다.

현장을 취재하던 호주 방송사 기자가 고무탄에 맞아 쓰러지는 모습이 방송을 통해 중계되기도 했다. 다행히 이 기자는 다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8일 LA 도심 시위 현장에서 공포탄 등을 발포하는 경찰
[AF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불법 이민자 체포 작전에 반발하는 집회와 시위는 이날 오전에도 나흘째 이어졌다.

특히 지난 6일 불법 이민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ICE의 급습을 저지하려다 함께 체포된 데이비드 후에르타 서비스노동자국제연맹 캘리포니아 지부 의장이 검찰에 기소돼 법원에 처음 출석하는 일정이 이날 오후 예정돼 있어 그의 석방을 요구하는 노조원들이 도심으로 집결하고 있다.

후에르타 의장은 중범죄에 해당하는 공무집행방해 음모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9일 오전 LA 도심 공원에서 ICE에 체포된 노조 지도자 데이비드 후에르타의 석방을 요구하는 집회 참가자들
[AF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LA에서 촉발된 시위는 샌프란시스코와 시카고, 워싱턴DC 등 다른 대도시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당국에 따르면 전날 샌프란시스코의 이민국 청사 밖에서 열린 시위 현장에서도 폭력 행위 등 혐의로 약 60명이 체포됐다.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시카고에서도 이민자 권리 옹호를 주장하는 집회가 열렸다.

이 집회에 참석한 민주당 소속 헤수스 가르시아 연방 하원의원은 ICE의 불법 이민자 체포를 "고의적인 잔혹 행위"이자 "이민자를 대상으로 한 전쟁"으로 규정하면서 "우리는 여기(미국)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LA 시위는 지난 6일 ICE 등 당국에 소속된 요원들이 다운타운의 의류 도매시장과 홈디포 매장을 급습해 이들 지역에서 일하는 불법 이민자 44명을 체포·구금하면서 촉발됐다.

시위대는 체포된 불법 이민자들이 구금돼 있는 연방 구금센터 주변과 히스패닉계 주민들이 다수 거주하는 패러마운트 지역 등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 이민자 단속에 항의하는 시위를 연일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 진압을 목표로 캘리포니아주 방위군2천명을 LA 시위 현장에 투입하도록 명령했으며, 현재 주 방위군 300명이 주요 시위 지역에 배치돼 경계 활동을 펴고 있다.

9일 오전 LA 도심에서 시위대가 남긴 낙서를 지우는 청소 노동자
[AF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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