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 툰베리 등 탑승자들 '하마스 기습' 동영상 시청토록 지시
자유선단연합 "이스라엘군이 납치" 비난…하마스 "해적 행위"


이스라엘 군인에게서 빵과 물 건네받는 그레타 툰베리
[이스라엘 외무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스웨덴 출신 기후변화 대응 활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전달할 구호품을 싣고 운항하던 배가 이스라엘군에 막혔다.

이스라엘 외무부와 국제 비정부기구(NGO) 자유선단연합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오전 2시50분께 이스라엘 해군 특수부대 샤예테트13 등이 가자지구 부근 해상에 접근한 자유선단연합 범선 매들린호에 경고한 뒤 이 배를 멈춰세웠다.

이번 항해를 주도한 자유선단연합은 "매들린호가 공해상에서 공격을 받고 있다"며 배가 쿼드콥터(날개가 4개인 드론)에 둘러싸이고 각종 통신이 방해받았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자유선단연합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이스라엘군이 매들린호를 나포할 때 툰베리 등이 손을 들고 투항하는 모습이 담겼다. 자유선단연합은 이스라엘군이 배에 타고 있던 활동가들을 납치했다고 비판했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쇼는 끝났다"며 가자지구를 향해 출항한 범선 매들린호를 해상에서 차단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유명인들이 타고 있던 '셀카 요트'는 이스라엘 해안으로 안전하게 운행 중"이라며 "탑승객들은 각자 모국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가자지구 연안 수역은 국제법에 따라 합법적으로 봉쇄됐다"며 "가자지구에 구호물자를 전달하는 방법은 여러가지이지만, 인스타그램용 셀카를 찍는 것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매들린호가 운반했다는 구호품 양이 트럭 1대분에도 못미친다며 이를 기존 경로로 가자지구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외무부가 공개한 사진과 동영상에는 툰베리 등 활동가들이 이스라엘군에서 빵과 물을 전달받는 모습이 담겼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매들린호에 타고 있던 툰베리 등 활동가 12명을 아슈도드 항구로 옮긴 뒤 2023년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했을 때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시청하게 하라고 지시했다.

기후변화 활동가 그레타 툰베리의 '자유선단연합'
(카타니아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AP=연합뉴스) 2025년 6월 1일 기후변화 활동가 그레타 툰베리(사진 가운데)가 '자유선단연합' 소속 매들린호에 타서 배에 걸린 팔레스타인 국기 옆에 서 있다. (AP Photo/Salvatore Cavalli) 2025.6.8.


카츠 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에서 "반유대주의자 그레타와 그의 동료인 하마스 지지자들은 하마스 테러조직이 여성과 노인, 어린이들에게 어떤 잔혹행위를 저질렀는지, 이스라엘이 누구를 지키려 싸우는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실에서 제작한 43분 길이의 이 동영상은 하마스 대원들의 바디캠으로 촬영된 것으로, 살인과 신체 훼손 장면이 검열되지 않고 담겼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설명했다.

하마스는 이날 성명을 내고 "시온주의자 점령군(이스라엘)이 국제 수역에서 매들린호를 나포하고 인도주의적 임무를 수행하던 국제 활동가들을 억류한 것은 해적 행위"라고 비난하며 "그들을 바로 석방하라"고 요구했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지원 인권단체 아달라는 이스라엘군의 관할권이 없는 국제수역에서 선박 나포가 이뤄진 것이 국제법 위반 사항이라며 툰베리 등의 소재에 대한 정보와 변호인 접근권을 요구했다.

아랍권 알자지라 방송은 툰베리 등이 이스라엘에 불법 입국한 혐의로 기소된 뒤 이를 이유로 강제 추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툰베리는 지난 1일 가자지구에 구호품을 직접 전달하겠다면서 이탈리아 시칠리아에서 매들린호를 타고 출항했다.

툰베리는 출항 기자회견에서 "이번 일이 아무리 어렵더라도 생중계된 대량학살 앞에서 전 세계가 침묵하는 것만큼 위험하진 않다"라고 주장했다.

매들린호는 이집트 알렉산드리아 연안을 거쳐 이날 저녁 가자지구 영해에 진입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가자지구를 봉쇄 중인 이스라엘은 매들린호의 상륙을 불허하겠다는 방침을 천명했고, 예고한 대로 매들린호를 해상에서 차단한 뒤 이스라엘 해안으로 회항시켰다.

이 배에는 독일, 프랑스, 브라질, 튀르키예, 스웨덴, 스페인, 네덜란드 국적의 활동가 12명이 탔다.

이 중 팔레스타인계 프랑스인 리마 하산 유럽의회 의원은 이스라엘에 대한 적극적인 비판 때문에 입국이 금지된 인물이다. 미국 드라마 시리즈 '왕좌의 게임'에 출연한 배우 리엄 커닝엄도 탑승자다.

자유선단연합은 지난달에도 해상을 통해 가자지구에 구호품을 전달할 계획이었지만 몰타 인근 해역에서 드론의 공격을 받아 실패했다. 이 단체는 공격의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했다.

자유선단연합은 2010년 5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를 뚫겠다고 나선 튀르키예 자선단체 등의 주도로 시작됐다. 당시 첫 출항해 나선 구호선단 6척이 가자 입항을 저지하는 이스라엘 해군 특수부대의 공격을 받아 활동가 9명이 사망했다.

매들린호 나포
[자유선단연합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dk@yna.co.kr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1651 재산 의혹부터 자녀 특혜 논란까지…김민석 청문회 쟁점과 해명 랭크뉴스 2025.06.24
51650 내란특검, '소환 3회 불응' 尹체포영장 전격 청구…"조사 목적"(종합) 랭크뉴스 2025.06.24
51649 Z세대, 구식 휴대폰 ‘블랙베리’에 빠진 이유 랭크뉴스 2025.06.24
51648 미국·서유럽, 벌써 39도 폭염 ‘열돔’…기후변화와 고기압이 원인 랭크뉴스 2025.06.24
51647 김건희 특검, 금감원에 조사 인력 파견 요청… 주가조작 의혹 수사 인력 강화 랭크뉴스 2025.06.24
51646 김민석 “尹 정부, 망할 짓 했다…보수 정치인 공간 찾는중” [지금뉴스] 랭크뉴스 2025.06.24
51645 "사양벌꿀→설탕꿀" 이름 바꾼다더니···농식품부 장관 공언 왜 흐지부지됐나 랭크뉴스 2025.06.24
51644 '나솔'도 놀랐다…제작진 "출연자 성폭행 구속, 보도로 알아" 랭크뉴스 2025.06.24
51643 "신입 뽑아요" 믿었는데 그냥 말뿐이었다…기업 82% 경력직만 찾는다 랭크뉴스 2025.06.24
51642 "퇴마에 K팝 입혔다"... 미국서 만든 '케이팝 데몬 헌터스' 돌풍 랭크뉴스 2025.06.24
51641 [일문일답] 박지영 내란 특검보 “윤석열 전 대통령은 여러 피의자 중 1인” 랭크뉴스 2025.06.24
51640 朴 참석했던 中 톈안먼 열병식 9월 개최... 이 대통령 초청할까 랭크뉴스 2025.06.24
51639 [단독] “나토 한 번 안 간다고 손해는 아냐… 회담·공식 일정 등 불확실성 컸다” 랭크뉴스 2025.06.24
51638 前방첩사 간부 "선관위 서버 확보 지시받아"…여인형은 부인 랭크뉴스 2025.06.24
51637 트럼프 "힘을 통한 평화 이뤘다" 자평… 실제 성과는 지켜봐야 랭크뉴스 2025.06.24
51636 택시 승차 시비 남성 폭행한 '나는 솔로 10기 정숙' 벌금형 랭크뉴스 2025.06.24
51635 '李대통령이 직접 답한다'…대통령실, 국민사서함 개설 랭크뉴스 2025.06.24
51634 부모 ‘새벽 청소일’ 나간 직후 불…“초등생 자매 인사성 밝고 화목했는데” 랭크뉴스 2025.06.24
51633 여야 원내대표, 두 차례 만났지만 상임위원장 배분 합의 불발… “계속 논의” 랭크뉴스 2025.06.24
51632 '리더십 논란' 전공의 대표 사퇴···여전히 의정 갈등 단기간 해결은 어렵다 랭크뉴스 2025.06.24
서버에 요청 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